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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정시 올인? 더 넓게 멀리 바라보자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이 전하는 ‘학생부 관리’의 중요성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지나고 2학기 중간고사를 맞이하며 내신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내신은 고교 교과목에 대해 상대평가로 학생을 평가한 성적. 1학년 1학기 시험에서 낮은 내신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학생부위주(학생부종합·학생부교과)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빠진다. 이중 일부는 수시 지원을 포기하고, 정시에 ‘올인’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대입까지 2년 반의 시간이 남아있는 1학년 학생들이 ‘정시 올인’ 전략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학생부전성 시대… 학업역량 ‘정성적 종합평가’ 


이제 대입은 ‘수시 전성시대’이며,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 대입에서 수시전형은 74%를 차지하며, 고려대(84.2%), 서울대(78.5%), 서강대(80.1%), 성균관대(79.8%) 등은 신입생 대부분을 수시로 선발한다. 현재 고2가 치르게 될 2019학년도 대입에서 수시의 비중은 76.2%에 달한다. 더 눈여겨 볼 것은 이 수시에서 학생부위주전형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2019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위주전형은 수시의 86.2%를 차지한다. 학생부교과전형도 내신 점수만을 평가지표로 삼지 않고, 1단계 성적과 2단계 면접·비교과 등을 평가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결국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성격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은 ‘정성적 종합평가’ 방식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업역량을 평가한다는 점이다. 정성적 종합평가란 내신 시험처럼 맞힌 문제 개수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아닌, 특정 항목을 평가할 때 지원자가 해당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으며, 얼마나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즉, 정성적 종합평가로 학업역량을 평가한다는 말은 단순히 내신 점수(정량적 평가)로 학생을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해당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혹은 해당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활동을 해왔는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 고1, 내신 반영 비율 낮고 성적 향상 시 좋은 평가 받을 수 있어

 

또한 상당수의 대학은 1학년 때 낮은 내신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1학년 학생이 수시 준비를 포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섣부른 결정이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지한 2019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두 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1학년 성적 반영비율을 20%로 두었다. 두 대학 외에도 주요 대학은 1학년 성적 비중을 높게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1의 경우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에 밀접한 과목을 배우기 전이며, 한번쯤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한 1학년 때 성적이 낮더라도, 향후 점진적으로 성적을 향상시키는 모습을 보인다면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상당수의 대학은 내신이 일정 정도 향상된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평가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4-4등급을 받은 학생과 5-4-3등급을 받은 학생이 있다면, 평균은 같아도 후자가 유리하다. 이것이 대학이 수험생에게 이야기하는 역경극복이고, 자기주도 학습이며, 자기효능감이다. 주요 대학의 입학처장 역시 단순히 내신 등급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으며, 비교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사실을 밝혀왔다. 즉, 학생부종합전형은 오로지 내신만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전형이 아니라는 것이다. 


○ 무한한 가치와 자산이 담긴 ‘학교생활기록부’   

 

학생부전형에서 내신은 일차적으로 중요한 평가 자료다. 하지만 최종합격을 가르는 요소는 ‘학생부’다. 학생부는 내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엄청난 이력서이기 때문. 학생부에는 3학년 1학기까지 45명 내외의 교사가 쓴 평가가 기록된다. 40명 교과교사 평가, 3명의 담임 평가, 창의적 체험활동의 4개 영역평가가 담긴다. 결국 교사의 신뢰와 믿음, 애정이 담긴 평가가 학생부에 어떻게 드러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일부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별도의 전형 없이 학생부만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것도 학생부가 결코 내신만을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양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도, 자소서도, 추천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요구하지 않는다. 오로지 학생부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에 담긴 교사의 평가만으로도 지원자가 성실한 학생인지, 봉사하는 마음과 배려심, 리더십은 갖추었는지, 친구들과 친화적이며 교사의 평가는 호의적인지, 미래 진로와 꿈, 비전은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단순히 내신 성적이 좋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사는 학생이 진정성을 갖고 자신의 꿈과 끼를 찾기 위해 수행한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기록을 남기기 때문이다. 즉,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더 넓게 멀리 보자, ‘정시 올인’ 아직은 일러 

 

수시전형은 6회 이상의 지원기회가 있고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특기자 △적성고사 등 다양한 전형 중 자신이 원하는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선택 전형’이다. 한 대학의 두 전형에 지원해도 된다. 정시는 단판 승부다. 아슬아슬하다. 수능 당일의 컨디션, 문제의 난이도, 재수생 강세, 첫 시간의 영향력, 시험장의 분위기…. 변수가 많다. 여기에 1점차로 합격의 당락이 갈리며 눈치 보기, 경쟁력 따지기 등 마음을 졸여야 할 일이 많으며, 재수를 하면 85% 학생이 점수가 하락한다는 통계도 있다. 

 

미래 인재는 다양한 역량을 요구한다. 수능 점수 1점, 내신 1등급이 높은 학생보다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자기주도성 등의 잠재적 에너지를 높게 평가한다. 학생부는 이러한 평가의 밭이고 들판이다. 즉, 남은 고등학교 생활동안 충실하게 학교생활을 영위하며 학교생활기록부를 풍성하게 남기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나침반을 보기 전에 시계를 보지마라. 방향을 잡기 전에 속도를 내는 것은 침몰하는 배에서 의자를 고치는 것과 같다’는 스티븐 코비의 말을 인용하며 맺는다. 고1 정시 올인, 아직은 이르다. 




▶에듀동아 김효정인턴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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