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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수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수능 창시자 “나는 수능폐지를 강력히 원한다”



‘수능이 없었다면...’ 
‘10일만 더 있었다면 탐구영역 한 번 더 볼 수 있을 텐데...’ 
‘하루 만에 내가 12년 동안 배운 걸 다 시험을 보다니. 허무하다.’ 

대한민국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원망해봤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수능을 만든 사람이다. 하지만 수능 창시자가 줄기차게 수능 폐지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또한 처음 수능을 만들었을 땐, 암기 위주가 아닌 수능 글자 그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춘 일종의 자격시험이었다. 하지만 수능 창시자는 지금 수능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능 창시자가 왜 수능 폐지를 주장하게 됐는지, 수능의 출발부터 시작해서 그 이유를 알아보자. 

수능이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은 1992년까지 시행됐던 학력고사 때문이다. 당시의 학력고사는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시험이었다. 하지만 이런 암기 위주의 시험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울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 해결책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일명 수능이 제시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작 
수능의 아버지 박도순 교수는 교육부의 러브콜을 받고 1980년대 후반부터 수능 초기모델을 설계했다. 박 교수가 설계한 수능 모델은 암기 위주의 시험을 탈피하고 사고력을 키우는 동시에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언어와 수리, 두 영역만 시험을 보는 것이다. 

두 영역만 시험을 보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교수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언어능력이 필요하며, 학문하는데 꼭 필요한 논리적 사고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박 교수는 처음 수능을 일종의 자격시험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그래서 첫 수능모델은 교과서를 탈피하는 동시에, 범교과적인 출제원칙으로 설계했다. 

하지만 두 영역만 시험을 본다는 사실은 많은 반발을 낳았다. 가장 큰 이유로 고등학교 교육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수능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고등학교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수능이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런 반발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학력고사의 성격을 이어받다 보니 대학 선발 고사로서의 기능도 가져야 했다. 결국 수능은 초기 모델과는 사뭇 다르게 1993년 언어, 수리·탐구Ⅰ, 수리·탐구Ⅱ, 외국어 4개 영역으로 수능이 치러졌다. 

변별력에 부딪힌 수능 
처음 시행된 수능인 만큼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 출제자들 모두 긴장했고 많은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수능 당일, 시험지를 받은 고3 학생들은 깜짝 놀랐다. 외우지 않아도 원리만 이해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난이도와 변별력에 대한 비판의 후폭풍이 몰아쳤고, 초기 모델과는 달리 사소한 것까지 암기하지 않으면 맞힐 수 없는 문제가 대폭 증가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변별력 있는 시험으로 성적을 구분해줘야 한다는 건 상위 10개 대학을 목표로 한 학생들을 위한 말이다.”며 “수능은 모든 고등학생을 위한 시험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박 교수의 말처럼 수능은 학력고사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됐다. 박 교수의 말처럼 본래 자신이 설계한 수능은 최소한의 자격시험 정도였지만 교과목 차별이라는 비판에 부딪히면서 여러 과목이 함께 들어갔다. 

수능, 변질되다 
수능은 결국 변질됐다.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초 학력을 시험하기 위해 출발한 수능이었지만 1등급, 2등급 등수를 매기는 시험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진 수능은 계속해서 부작용을 낳고 있고 교육 당국은 수능 개편안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박 교수는 강력히 수능 폐지를 주장한다. 
“이럴 바에 수능을 없애는 게 낫죠. 경쟁을 심화시키니까 죽는 사람도 생기고 가장 중요한 학생의 자존감이 깨져버려요. 시험은 사람을 이해하는 자료가 돼야지 판단하는 자료가 돼선 안 돼요.” 

수능에서의 2~3점 차이는 절대적인 능력의 차이는 아니다. 하지만 오직 점수로 줄 세우는 수능은 그 2~3점의 차이가 대학을 나누고, 학과를 나누고, 진로를 나눈다. 지금 이 땅에 수능을 만든 이가 우리에게 묻는다. “대체 수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참고= SBS 스페셜 466회 ‘대2병, 학교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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