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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능 2회 실시’ 방안, 실현 가능성은?

“수능 2회 실시 검토”… 학생·학부모 ‘찬성’ VS 고교 교사 ‘글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2일(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수능을 두 번 치르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바로 다음날인 13일(수) 교육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수능 2회 실시 등) 현장에서 제기되는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에 교육현장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험생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는 찬성 의견도 많은 반면, ‘각종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 ‘수능 2회’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입시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학생·학부모 ‘단판승부’ 부담 완화돼… ‘찬성’ 목소리 ↑

‘수능 2회 방안’ 논의가 급물살을 탄 건 올해 수능이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되면서다. 예정된 수능일 하루 전이었던 지난 11월 15일 저녁, 갑작스런 ‘수능 연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험생들은 그야말로 ‘대공황’ 상태에 빠졌다. 책을 모두 버린 수험생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가하면, 일부 사교육 업체에서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지진 특강’을 개설하는 등의 일도 벌어졌다. 

이에 직격타를 맞은 2018학년도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이들을 지켜보며 함께 마음 졸였던 예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도 수능 2회 실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대입 향방이 좌우되는 상황에서 그 시험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후폭풍’을 몸소 겪은 뒤 ‘현행 수능 체제가 과연 옳은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 것.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 씨는 “수능 연기 소식으로 울음을 터뜨린 자녀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학부모를 봤다”면서 “‘단판승부’로 아이들의 미래가 한 번에 결정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물론, 크고 작은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수험생, 수험장을 착각하거나 입실시간을 맞추지 못해 응시 기회를 놓치는 수험생들도 적잖다. 컨디션 관리에 실패해 평소 실력만큼 시험을 보지 못하거나, 너무 긴장해 시험시간 10~20분을 허공에 날려 재수를 결심하는 수험생들도 있다. 수능이 두 번 실시되면 이 같은 사건·사고로 피해를 보는 수험생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수능을 치른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는 “아이를 수험장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필통을 두고왔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다행히 필통이 도시락 뒤에 가려져 있어 문제는 없었지만 급하게 수험장으로 돌아가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수능이 두 번 실시되면 예기치 못한 일로 단 한 번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단판승부’인 수능에서 비롯되는 압박감도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 김모 양은 “수능 세 달 전부터 ‘혹시 시험을 망치면 어떡하나’하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실제 국어영역 시험이 시작되는데 잠깐 눈앞이 캄캄해지더라”면서 “기회가 두 번으로 늘어나면 훨씬 편하게 시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교 교사 “구체적인 방안 없어 염려” 

그러나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선 교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구체적인 실행 안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단 한 번의 수능으로 대입이 결정되는 수험생들이 느낄 압박감을 생각하면 수능 2회 실시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그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아 다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수능을 언제, 어느 정도의 간격으로 실시할 것인지가 문제다. 예를 들어 1학기에 한 번, 2학기에 한 번 수능을 치르게 되면 각 학기마다 학생들의 ‘선택과목’이 달라지는 등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반대로 수능이 모두 2학기에 실시될 경우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 첫 번째 치른 수능 성적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두 번째 수능을 치러야하므로, 적절한 대비 전략을 세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난이도 조절도 과제다. 두 번의 시험 난이도 편차가 클 경우 수험생의 학업 역량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쉽게 출제된 1회 수능에선 1등급을 받았지만, 어렵게 출제된 2회 수능에서 3등급을 받았다면 학생의 학업 역량을 가늠하기가 까다롭다. 서울시에서 재직 중인 한 고교 교사는 “수능을 두 번 실시하려면 두 시험의 난이도를 맞추는 것이 관건인데, 수능 문제를 두 번 출제하면서 난이도 조절까지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해 8월 시행 여부 발표를 앞두고 있는 ‘수능 절대평가’까지 함께 실시되면 수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현재 ‘깜깜이 전형’으로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거나, 전혀 새로운 전형이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절대평가가 도입된 상황에서 수능이 두 번 실시되면 둘 중 더 좋은 성적을 활용할 수 있어 사실상 수능 변별력이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수능 영향력이 약화돼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거나 새로운 전형이 생기면 수험생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미 폐기됐던 방안 다시 논의하는 것은 비효율”이라는 지적도

수능 2회 실시의 필요성 자체를 재검토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능이 두 번 실시되면 그만큼 변별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대학은 수시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그만큼 수능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 뻔한데 굳이 시험을 두 번 치르면서 예산과 노동력을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이미 수능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 학령인구도, 특히 수능을 주요 평가 요소로 하는 정시 선발인원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수능 결시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험생들이 선발비중이 큰 수시에 보다 집중하고, 이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에 대거 합격했기 때문.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사실상 학생들의 관심과 집중도가 수시로 쏠리는 상황과 수능의 영향력을 줄여야한다는 요구가 ‘수능 2회 실시 방안’과 맞물리는지 고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고교에 재직 중인 진로진학 담당교사는 “차라리 수시와 정시를 하나의 전형으로 통합하고, 교과 내신 성적, 수능 성적 등을 모두 전형의 한 요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실패했던 안을 다시 고려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수능을 두 번 치르는 방안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다. 1993년에는 실제로 수능이 두 번 치러졌으나 난이도 조절에 크게 실패하면서 바로 이듬해 수능을 한 번만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됐고, 2011년에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수능 복수 시행을 검토했지만, 수험생의 분담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취소됐다. 한 입시전문가는 “수능을 두 번 보자는 제안은 이미 여러 번 제기됐다 실패한 전적이 있다”면서 “이미 실패한 방안을 또 다시 논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내년 8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서는 이 때 수능 복수 실시 여부도 함께 밝힐 가능성이 큰 상황. 만일 현 중2가 치르게 될 2022학년도 수능부터 수능 복수 실시가 도입되면, 그 직격타는 중2가 맞게 된다. 

수능 2회 실시, 수능 절대평가, 고교학점제 등 각종 교육제도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누구보다 고민이 많을 현 중2.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을 두 번 치르든 한 번 치르든, 그리고 수능이 절대평가가 되든 상대평가가 되든 ‘수능을 치른다’는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특히 중3은 본격적인 대입 준비가 시작되는 시점이므로 현 중2는 내년부터 기초 학업 역량을 기르며 각종 교육제도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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