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수시 안정 지원했는데도 예비번호?… 예상과 다른 수시 결과에 수험생 ‘멘붕’

각 대학이 공개한 수시 합격자 평균 내신점수에 숨은 함정



올해 고3 수험생인 A 양은 지난주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발표 결과를 확인하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1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평균 내신 성적이 1.4등급이었던 A 양은 지난해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자 평균 내신등급이 2.2등급이었던 한 학과에 지원했는데 예비번호도 받지 못한 채 ‘탈락’ 통보를 받은 것.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맞추면 무조건 붙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수능시험을 공부했는데, 하향지원이라고 생각했던 대학에서 생각지도 못한 탈락소식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며 허무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온라인 입시커뮤니티에서는 “하향지원을 했는데 예비번호가 우주 끝에 있다” “안정지원했는데 탈락해서 멘붕이다” 등 A양처럼 수시모집 결과에 실망스러움을 표하는 수험생들의 글을 심심치 않게 살펴 볼 수 있다. 

○ 영어 절대평가 도입된 2018 수능… “수시 안정·하향 지원했는데 예비번호도 못 받아”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안정·하향지원을 하고도 탈락하거나, 합격 가능성이 희박한 예비번호를 받은 수험생이 증가했다. 올해 수능이 2017학년도 수능에 비해 쉽게 출제되고, 수능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며 지난해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이 증가해 수시모집의 합격선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와 지난해 수능 국어, 수학 영역의 상위권 인원을 비교분석해보면, 일반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1~2등급 이내의 인원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국어영역에서 1등급과 2등급을 받은 인원은 각각 2만5965명과 3만7502명으로 1~2등급 인원이 총 6만3467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1858명이 증가한 수치다. 

수학 1~2등급 인원의 경우 △가형 2만7861명(지난해 2만6986명) △나형 4만8513명(지난해 5만3429명)으로 나타났다. 수학 나형의 경우 1~2등급 이내의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4916명 감소했지만, 1등급 인원이 지난해보다 9407명이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 이에 따라 올해 국어, 수학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인문계열 학생의 비율은 지난해보다 34.4%가 증가했으며, 자연계열의 경우 0.8%가 증가했다. 

영어의 경우 1~2등급을 받은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영어 1등급 인원은 2만4244명, 1~2등급 인원은 6만1882명에 불과하나 올해는 영어 1등급 인원만 5만2983명에 이른다. 1~2등급 인원을 종합해보면 무려 15만6739명에 달한다. 즉, 올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에서 다소 낮은 등급을 받더라도 높은 영어등급으로 충분히 최저학력기준을 만회할 수 있게 된 것.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일반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증가하면 각 대학의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자의 평균내신등급이 상승하고, 논술전형 합격자의 평균 논술성적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즉, 각 대학이 공개한 지난해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자의 평균내신등급과 올해 합격자의 평균내신등급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학생들이 수시 최초합격자 발표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수능 최저 충족자수 증감에 따라 ‘내신평균점수’, ‘논술평균점수’ 차이 발생해 
이처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증가하면 각 대학의 논술고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학생부교과전형의 평균 내신 합격선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논술고사의 경우 수시모집 마감 직후에는 높은 최초경쟁률을 보이지만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 많은 학생들이 논술고사 응시를 포기해 실질경쟁률이 크게 낮아진다. 즉, 수능이 어렵게 출제될 때는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것. 하지만 올해처럼 수능이 쉽게 출제돼 많은 수의 학생이 논술고사를 응시하면 논술고사 성적 평균이 상승해 합격선도 올라가게 된다. 

비교적 난도가 쉽게 출제돼 최저학력기준 충족자 수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 2016학년도 수능과 최근 6년간 가장 어려운 수능으로 평가받으며 최저학력기준 충족자 수가 적었던 2017학년도 수능, 두 시기의 논술 응시율과 논술합격선을 비교해보자. 중앙대가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8, 2017 BECAUS NEWS-수시전형 자료를 살펴보면, 두 시기의 논술전형의 논술응시율, 최종등록자의 평균 논술점수, 평균 내신 등급(인문: 국·영·수·사, 자연: 국·영·수·과 영역 중 상위 10개 과목 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대는 두 시기 45개 학과(안성캠퍼스 포함)에서 논술전형을 실시했다. 2016학년도 논술전형에서는 2017학년도 논술전형에 비해 34개 학과에서 논술 응시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합격자의 평균 논술 점수와 평균 내신성적도 각각 24개, 31개 학과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즉, 지난해 논술합격자의 평균 내신성적과 합격점수를 기준으로 중앙대 지원전략을 세운 수험생은 올해엔 다소 불리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 

이처럼 수시모집의 합격선이 상승하는 현상은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나타난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상당수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합격 요건으로 내세우는데, 내신에 강세를 보이고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해 최종합격을 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해당 학생들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 합격자의 평균 내신 등급이 상승하게 된다. 

앞서 살펴본 중앙대의 2018, 2017 BECAUS NEWS-수시전형 자료를 다시 살펴보면 수능이 다소 쉽게 출제된 2016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에서 학생부 내신평균등급이 더 높게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사회과학대학 문헌정보학과의 경우 2017학년도 합격자 평균내신점수가 2.3등급이었으나 2016학년도에는 1.29 등급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에 1.01등급의 차이가 발생한 것. 

중앙대는 2016학년도에 38개 학과에서 교과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였다(안성포함). 당시 교과전형 선발결과를 2017학년도와 비교해보면 총 25개 학과에서 합격자 평균 내신 등급이 최소 0.06등급에서 최대 1.21등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난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증가해 평균 내신 합격선이 예년에 비해 낮게 형성된 것.

만약 올해 수험생들이 지난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 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각 대학이 공개한 교과전형 합격자의 평균 내신점수만을 기준으로 ‘안정’, ‘하향’ 여부를 판단했다면, 올해 수시 최초합격 발표에서는 예상과 달리 ‘탈락’ 또는 ‘예비번호’를 받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 예비 수험생, 종합적인 자료 분석과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수능 대비해야
그렇다면 내년에 수시 지원에 나서게 될 고2 예비수험생들은 무엇을 고려해 대입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까? 입시전문가들은 “각 대학이 공개한 전년도 수시모집 전형 결과뿐만 아니라 최소 2~3개년의 수시모집전형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연철 진학사입시전략연구소평가팀장은 “각 대학의 입학처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수시모집전형 결과 자료는 수시전략을 세우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임에 틀림없지만, 지난해 결과만을 놓고 전략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016학년도와 2017학년도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자수에 차이가 발생해 두 해의 수시모집의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치의 자료를 비교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수시모집에서 ‘내신성적’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상당수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함에 따라 교과전형의 내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고, 수능 영어 영역 절대평가 도입에 따라 최저학력기준 충족자 수도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 경우 수험생들은 보다 철저하게 내신을 관리하고 마지막까지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임성호 대표는 “이제 고3이 되는 예비수험생들은 2가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3학년 1학기 내신성적까지 평가에 반영되므로 남은 학기 내신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하며 “다만 내신 2등급 대 학생들은 3학년 때 내신 1등급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 경우 수시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 인문계열 학생의 경우 수학의 2점짜리 문제를 1~2개만 더 맞춰도 표준점수가 크게 증가하므로 수학 학습이 중요하고,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 탐구영역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추세이므로 탐구과목을 전략과목으로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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