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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간대별 정시 경쟁률로 살펴본 눈치싸움의 정석은?

2017학년도 정시모집 시간대별 경쟁률 추이 분석



2018학년도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1월 6일(토)부터 1월 9일(화)까지 진행된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불합격할 경우 ‘재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최대한 ‘합격할만한 대학’에 지원한다. 그런데 이렇게 비슷한 성적대의 지원자들이 한 데 몰리다 보니 의외의 변수가 생겨난다. 바로 ‘경쟁률’이다. 그 해 경쟁률에 따라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대학에 불합격하기도 하고, 합격이 어려울 것 같은 대학에 합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최대한 마지막까지 경쟁률 추이를 지켜보다가 원서를 내곤 한다. 

이런 ‘눈치싸움’ 때문에 정시모집에서는 시간대별 경쟁률 추이가 굉장히 극적으로 변화한다.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경쟁률을 쉽게 믿어선 안 되는 이유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나타난 시간대별 경쟁률 변화를 통해 눈치싸움의 함정을 짚어봤다.

○ 시간대별 경쟁률 변화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의대·교대

우선 정시모집의 ‘경쟁률 전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곳들이 있다. 매년 입시 환경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수험생들의 소신 지원이 몰리는 인기학과들은 대체로 마감 직전 경쟁률과 최종 경쟁률의 격차가 크지 않다. 인기학과는 합격선도 높아 어느 정도 성적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이 소신 지원하게 되는데, 소신 지원을 결정한 이들이 굳이 원서접수 마감 직전까지 기다렸다가 원서접수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의예과는 지원을 고려하는 잠재 지원군 자체가 한정적이어서 경쟁률 변화가 심하지 않은 편이다. 일반학과는 최종 지원자의 80~90%가 마감 당일 오후 3시 이후에 지원한다. 하지만 지난해 중앙대를 제외한 서울권 의대 정시 지원자들의 60~90%가 마감일 오후 2시 또는 3시 이전에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대는 마감 직전 경쟁률을 10시에 발표해 마감 직전 경쟁률 발표 시점과 최종 경쟁률 발표 시점에 시차가 다른 대학에 비해 컸다.

의대보다 경쟁률 변화가 적은 곳도 있다. 바로 교대다. 교대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외에도 학생부나 교직 인․적성 면접 성적을 함께 반영한다. 이런 전형요소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쉽사리 지원할 수 없다. 게다가 전국 10개 교대가 모두 ‘나’군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한 곳만 택해서 지원해야 한다. 허수 지원자가 생길 수 없는 구조여서 경쟁률 변화도 크지 않다.



○ ‘마감 직전 경쟁률’의 함정… 추이 꼼꼼히 살펴야

하지만 일반대학은 사정이 다르다. 경쟁률이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대학들은 정시 원서접수 마감 2~3시간 전에 발표하는 ‘마감 직전 경쟁률’을 끝으로 경쟁률을 더 이상 발표하지 않는다. 경쟁률이 갱신되지 않는 이 2~3시간의 ‘깜깜이’ 시간 동안 정시 합격의 운명이 뒤바뀌는 일은 매년 반복된다. 



지난해 서울대 산림과학부의 정시 경쟁률은 원서접수 마감 직전까지 1대 1에 못 미쳤다. 원서접수 마감 이틀 전 오후 3시 경쟁률은 0.15대 1, 원서접수 마감 하루 전 오후 3시 경쟁률은 0.6대 1에 불과했고, 원서접수 마감 당일 오후 3시 경쟁률마저도 0.9대 1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서접수가 마감된 후 최종 경쟁률은 6.35대 1로 폭등했다. 원서접수 마감 당일 오후 3시까지만 해도 단 18명만 지원했었는데, 불과 3시간 만에 100여명의 지원이 몰리면서 최종적으로는 127명으로 마감한 것. 

같은 단과대학의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원서접수 마감일 오후 3시 경쟁률 발표 당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던 두 모집단위가 최종 경쟁률에선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두 모집단위가 됐다. 

이러한 ‘경쟁률 역전’ 현상은 비인기학과일수록 두드러진다. 지난해 고려대 정시모집에서 마감 직전 경쟁률과 최종 경쟁률 사이의 격차가 가장 컸던 학과는 교육학과와 중어중문학과였다. 연세대에선 문헌정보학과, 중어중문학과의 경쟁률 변화가 가장 극심했다. 이들 모집단위 모두 원서접수 마감일 오후 3시까지 1대 1에 못 미치는 경쟁률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최종 경쟁률은 10대 1을 넘거나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비인기학과들의 합격선은 대체로 그 대학의 ‘마지노선’인 경우가 많아 해당 대학에 꼭 입학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린다”면서 “이들은 대체로 마지막까지 경쟁률 추이를 지켜보다 미달인 학과 위주로 지원하는데, 이 때문에 막판 2~3시간 사이에 경쟁률이 폭등하는 모집단위들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마감 직전 경쟁률만 보고 섣불리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수험생들이 전국에 수천, 수만 명씩 있기 때문. 경쟁률을 분석할 때는 올해 경쟁률뿐 아니라 과거 몇 년간의 경쟁률을 시간대별로 꼼꼼하게 비교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영덕 소장은 “만약 직전 경쟁률뿐만 아니라 시간대별 경쟁률 추이가 과거의 시간대별 경쟁률 추이와 비교했을 때도 현저하게 낮다면 실제 합격선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합격 커트라인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학생들이 지원했을 때 의외의 소득을 거둘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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