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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자유학년제 실시… 교사들 “새 수업 기획할 시간이 부족해요”

본격 확대되는 자유학년제, 이대로 괜찮을까?


올해부터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 실시된다. 자유학년제란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한 학기 동안 토론·프로젝트 활동 등의 학생 참여 중심 수업과 다양한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찾는 제도인 ‘자유학기제’를 2개 학기로 확대해 시행하는 것. 교육부는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올해부터 자유학년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유학년제 도입으로 한 학기 동안 진행되던 기존 프로그램들을 2개 학기 동안 연속성 있게 진행할 수 있게되면서 학생들이 보다 깊이 있게 꿈과 적성을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오는 3월 자유학년제 시행을 앞두고 교사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유학년제를 통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꿈과 적성을 찾고,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등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해당 기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의 내용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야 하기 때문.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수업을 재구성하기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치 않다. 
 
  
○ 자유학년제 성공 이끄는 핵심 ‘수업 내실화’… 교사들 “다채로운 수업 기획 어려워”
  
경기 일산의 한 중학교 국어 교사 A씨는 “교사들의 인사이동이 2월에 확정돼, 그 전까지 자신이 어느 학년을 맡게 되는지 알 수 없어 사전에 자유학년제 수업을 기획하기 어렵다”며 “자유학기제는 대부분 2학기에 실시됐기 때문에 교사들은 1학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2학기에 어떻게 수업을 진행해야 더욱 효과적일지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유학년제 수업이 1학기에 곧바로 진행되면서, 2월에 담당 학년이 확정되면 최소 이틀에서 한 달 안에 새 수업을 기획하고, 3월에 곧바로 수업을 실시해야 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자유학년제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는데 도움이 되려면 수업의 내실화가 필수 전제 조건이다. 자유학기 기간 동안 중학교에서는 오전 시간에 △토론 △모둠활동 △프로젝트 활동 등의 학생참여 중심의 ‘교과 수업’이 진행되고, 오후에는 △주제선택프로그램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진로체험활동을 실시한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이러한 교과 수업과 프로그램들은 자칫 활동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에만 그칠 수 있으므로 교과별로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성취 수준까지 고려해 체계적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1학년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교과 수업을 재구성해야 할뿐만 아니라, 오후 시간에 진행되는 다양한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까지 구성을 담당해야 해 업무 부담이 매우 큰 상황. 게다가 교사들의 인사이동이 2월에야 결정되면서, 내실 있게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기 수원의 한 중학교 수학 교사는 “고교 교사가 중학교로 발령되기도 하는데 해당 교사의 경우 자유학기제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준비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교사가 수업 목표와 교과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민해 교과서의 어떤 단원을, 어떤 방식의 활동 중심 수업으로 재구성할지 고민하기에 한 달이란 시간은 매우 빠듯하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되며 교사들은 양질의 진로탐색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은 상황. 자유학년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와 적성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다양한 주제선택 프로그램과 예술·체육, 진로·체험 활동 등을 마련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중학교의 경우 교사 수가 적어 다양한 내용의 주제선택 프로그램을 개설하기 어렵다. 도서·산간 지역의 위치한 학교들은 학생들이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직업 체험처 수가 한정적이거나 외부 강사 초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지금도 자유학기제의 문제로 지적되는 지역 격차나 부실한 진로 프로그램 운영이 한 학기에서 1년으로 확대되면서 학생들이 입는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
  
대구의 한 중학교 국어 교사는 “자유학기제 예술·체육 활동의 일환으로 치어리딩 수업을 진행했으나 강사 섭외에 어려움을 겪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한 학기 만에 폐지했다”며 “자유학기제 한 학기 수업을 위한 외부 강사 섭외에도 어려움을 겪는 지방 중학교의 경우, 자유학년제로 확대될 경우 강사 섭외가 어려워 1년 동안 연속성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 중학교 약 54%는 여전히 ‘자유학기제’ 실시… 넘기 어려운 ‘학력 저하’의 벽
  
자유학년제가 중학교 교육현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있다. ‘학력 저하’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일이다. 
  
실제로 올해 자유학년제가 실시되는 곳은 1470개교로 전국 3210개 중학교 중 약 46%에 불과하다. 전국 중학교 두 곳 중 한 곳은 여전히 한 학기만 다채로운 활동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 자유학년제를 실시하지 않는 상당수 학교의 경우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의 반대를 의식해 자유학년제를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중학교 수학 교사는 “자유학년제 실시 희망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자녀들의 학력저하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우려가 커 우리학교는 올해 자유학년제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자유학년제 시행으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교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수업을 개선하고, 정기적인 수행평가 등을 실시해 학생들이 필수로 소화해야 하는 지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학력’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의 한 중학교 수학 교사는 “국어, 수학 객관식 지필고사 문항을 잘 푸는 것을 학력이 높다고 보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인성 등을 기르는 것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역량을 학력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력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중학교 교육과정만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고교 교육과정, 대입제도 등 중학교 이후의 교육 과정과 입시 제도까지 변화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분당의 한 중학교 수학 교사는 “중학교 수업은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는데 고교 수업과 대학 입시는 사실상 변화한 것이 없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에서 확대되고 있지만 사실상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당락을 좌우하는 등 여전히 문제풀이 능력이 대입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고교 수업은 수능 대비를 위한 수업이 진행되며, 지필고사비중이 높다. 즉, 고교 수업 과정과 입시제도가 변해야만 자유학년제의 활동이 무의미한 활동, 학력저하를 일으키는 활동이란 학부모들의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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