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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은 내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리 인상은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얼마 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6년 5개월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 은행(FED)도 기준금리를 슬금슬금 올린다. 바야흐로 금리인상의 시대다. 이제 시중 은행들은 오른 기준금리(1.5%)를 바탕으로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맞춰가게 된다. 우리 일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은행이 시중의 돈을 거둬 들인다는 뜻이다. ‘금리(이자율)’가 올라가면 일단 이자 부담이 커진다. 그러면 대출을 받는 사람이 줄어든다. 경제에서 대출은 곧 투자를 의미하는데,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거나 미용실을 차리거나 중소기업이 신규 라인을 증설하는 것. 이들 모두가 투자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비용이 커지고 그래서 투자가 줄어든다. 경기를 이렇게 의도적으로 조금 무겁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금리인상’이다.

돈의 유통속도가 빨라진다

그렇다면 경기를 왜 무겁게 할까? 경기부양을 해도 시원찮을 것 같은데…. 경기가 좋아지거나 너무 급상승하면 돈의 유통속도(V)가 빨라진다. 돈의 유통속도가 빨라지거나 시중에 공급된 돈의 양(M)이 많아지면 화폐 가격(P)이 여지없이 내려간다(시장에 배추 공급이 늘면 배춧값이 떨어지는 것과 똑같다). 이를 ‘물가가 오른다’고 표현한다. 돈의 값이 내려가는 것이다. 이 경우 돈을 쥔 모든 시장참여자가 손해를 본다. 금리를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시중에 유통된 돈의 양을 조절해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이다. 중앙은행(한국은행)의 존재 이유도 이 때문이다. 흔히 돈을 찍어내는 곳으 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은행법 1조는 이렇듯 ‘물가안정’이다.

경기 상승 폭을 보여주는 실업률과 물가인상률

결국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돈의 유통속도를 조절해 시장에서 돈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경기가 좋을 때나 상승곡선을 탔을 때 중앙은행은 이렇게 ‘금리 인상’ 카드를 빼들어 경기상승의 속도를 조절한다. 그럼 경기가 좋다는 것은 어떻게 판단할까?

보통 실업률과 물가인상률을 보고 결정한다. 미국은 실업률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때 10% 이상 치솟았지만 지금은 4%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뚜렷하게 좋아졌 다. 반면 물가인상률은 목표치 2%에 약간 못 미친다. 하지만 워낙 실업률 성적표가 좋 다 보니 이제 경기가 과열될까 봐 금리를 슬금슬금 올린다.



“미국만큼 이자 줄 테니 떠나지 마세요”

그럼 우리 한국은행(BOK)은 미국처럼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왜 기준금리를 올렸을까? 분명 실업률이나 물가인상률이 미국만 못하다. 경기회복이 더디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올해(2018년) 3%를 웃도는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어느 정도 경기회복 초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또 하나 미국이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면 달러가 미국으로 회귀한다. 돈은 늘 이자율이 높은 곳으로 향하기 마련이니까. 예컨대 한국에 들어와 있는 달러 투자금이 갑자기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도 미국과 어느 정도는 기준금리 수준을 맞추는 게 좋다.

경기 급등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금리인상’

보통 금리가 인상되면 이제 돈은 은행으로 향한다(이자를 더 주니까).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에서 돈이 빠져 은행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거나, 증시가 급등하면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를 빼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에 돈이 너무 풀려서 이런 이론도 썩 들어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중의 돈을 흡 수하고, 지나치게 경기가 급등하는 것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전히 ‘금리인상’뿐이다.

가계부채 1,400조 원 시대. 이렇게 금리가 올라가면 무엇보다 주택대출을 받은 가구가 힘들어진다. 우리 가계대출의 70%가량이 여전히 변동금리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출이자율이 급격히 오를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 연준(FED)은 2001년 무역센터 테러가 터지고 경기가 급락하자 서둘러 금리를 6.5%에서 1%로 끌어내렸다(시장에 돈을 빠르게 풀었다). 이후 2005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자 서둘러 다시 5%까지 끌어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둘러 금리를 크게 올리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려면 경기가 진짜 ‘그뤠잇’하게 좋아야 한다. 누가 봐도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니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것을 걱정하긴 이르다.

다만 금리가 오른 만큼 분명 대출가구의 부담은 늘어나고, 이는 또 소비감소로 이어진다. 중앙은행이나 정부는 이를 염두에 두고 금리를 조정한다. 참고로 미국 연준은 2018년 올 한해 3~4번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 기준금리가 대략 2.5% 가량. 그럼 올해(2018년) 말에는 지금보다 내 대출이자가 1%P 정도 더 오른다. 그만큼 지갑이 빠듯해진다.

‘금리인상’ 시대는 세계 경제가 건강을 회복해 퇴원할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에 반가운 신호다. 하지만 기존 대출의 짐은 더 무거워진다. ‘금리인상’에는 이제 대출을 더 어렵게 여기고, 자산 시장 투자도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무거운 뜻이 숨어있다.

김원장 KBS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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