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7(수) 전광진의 한자&명언 (1093) 浮 彫 *뜰 부(水-10, 3급) *새길 조(彡-11, 2급) ‘현관의 문은 두껍고 굵직한 참나무로 짜이고 그 위에 엷은 부조가 있다’의 ‘부조’를 백 번 뜯어 봐도 뜻을 모르는 것은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표음문자인 한글로는 뜻을 찾아낼 수 없다. 오늘은 ‘浮彫’란 두 한자를 하나하나 풀이해 보자. 浮자는 물위에 ‘뜨다’(floa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孚(미쁠 부)는 발음 요소이니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彫자는 옥 따위에 무늬를 ‘새기다’(carv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彡(터럭 삼)은 그 무늬를 가리키는 의미 요소다. 周(두루 주)가 본래는 ‘옥을 다듬다’는 뜻이니 의미요소인데, 雕(독수리 조)를 통하여 알 수 있듯이 발음 요소도 겸하는 셈이다. 彫자 대신에 雕를 쓰기도 한다. 浮彫는 ‘모양을 도드라지게[浮] 새김[彫]’, 또는 그러한 조각을 이른다. ‘조각’이란 단어가 ‘논어’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루는 공자께서 재여란 제자가 공부는 안 하고 낮잠을 자는 것을 보고는 크게 실망하여 꾸짖는다. 그런 질타
「떼창의 심리학」 -- 떼창의 문화적-교육적 의미를 밝힌 연구 -- 떼창은 집단적 정서의 강력한 분출 미국의 전설적인 대중음악가의 한 사람인 에미넴(Eminem)은 공연시에 매우 파격적이고 괴상한 제스쳐로써 돌발적인 행동을 수시로 일삼기로 이름난 사람이다. 그는 2012년에 아시아 투어를 계획하고 일본과 한국의 무대에 나서는 공연 일정을 잡았다. 먼저 일본에서는 질서의 유지를 위해서 경찰 당국도 긴장해야 할 정도로 수개월 전부터 인파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공연에 나선 에미넴은 일본의 젊잖은 관객들이 보여 준 조용한 반응에 크게 실망하였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마치 클래식이나 오페라를 관람하듯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진행된 한국 공연에서도, 에미넴은 같은 아시아 국가인지라 그 이상의 분위기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는 매우 절제된 행동으로 인사를 하고는 특별한 멘트도 없이 자신의 공연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는 노래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우 충격적인 상황을 관찰하게 되었다. 관객 중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곡들을 외워 줄줄이 흥얼거리거나 소리내어 함께 부르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떼창
[에듀인뉴스=김민호 기자]도서출판 '엄마수첩'이 교사이자 학교폭력전담 장학사인 최우성이 알려주는 학교폭력의 모든 것을 담은 책 '혹시 최우성 장학사만큼 학폭을 아시나요?'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학교폭력의 의미와 학교폭력 처리 절차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정보는 예비 학부모를 포함한 모든 학부모가 학교폭력 문제를 분명하게 이해하고 혹시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에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한다. 또 학교폭력의 원인과 문제점에 대한 현장 전문가의 생생한 경험과 교훈이 담겨있다. 교사와 장학사 경력을 지닌 저자가 학교 현장에서 직간접으로 경험한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밝히고, 학교폭력의 처리문제 그리고 학교폭력 영향의 파급문제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전문직 등 학생 관계자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읽어 볼만한 학교폭력 예방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학교폭력은 현재에 발생된 미래의 문제이고, 개인에게 나타난 공동체의 문제다. 학교폭력은 발생한 지금, 여기에서 드러내고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미래에 가서 더 큰 문제로 확대된다. 학교폭력은 사전에 예방하는
[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2021. 4. 2(금) 전광진의 한자&명언 (1090) 海 峽 *바다 해(水-10, 7급) *골짜기 협(山-10, 2급) ‘육지와 육지 사이에 있는 좁고 긴 바다’를 일러 ‘해협’이라고 한 까닭을 한글로는 알아낼 수 없다. 한글은 표음문자이기 때문이다. 표의문자인 한자로 쓴 ‘海峽’이란 두 글자를 분석해보면 뜻을 금방 찾아 낼 수 있다. 海자는 ‘물 수’(水=氵)가 의미요소이고, 每(매)는 발음요소였는데 음이 약간 달라졌다. 이것은 洋(바다 양)보다는 좁은 개념으로, ‘육지에 붙어 있는 바다’(近海, the near seas)를 가리킨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는 ‘洋’ 또는 ‘遠洋’(원:양, an ocean)이라 한다. 峽자는 두 산 사이에 끼어 흐르는 ‘물길’(waterway)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뫼 산’(山)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夾(낄 협)은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요소다. 후에 ‘골짜기’(a ravine; a gorge)를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海峽(해:협)은 ‘바다[海]에 형성된 골짜기[峽] 같은 지형’이 속뜻이다. 앞에서 본 지리학적 정의는 이러한 속뜻을 알면 금방 이해가 된다. 사
2021. 4. 1(목) 전광진의 한자&명언 (1089) 屍 身 *주검 시(尸-9, 2급) *몸 신(身-7, 6급) ‘시신을 거두어 장사 지내다/시신을 안방에 앉히다.’의 ‘시신’은? ➊侍臣, ➋始新, ➌柴薪, ➍屍身. 답은 ➍. 이렇듯 한자로는 각각 다른 것을 한글로는 똑같이 [시신]이라 쓰는 것을 ‘한글 전용 표기’, 줄여서 ‘한글 전용’이라 한다. 한글 전용은 뜻을 분간하기 힘들다는 결정적인 흠이 있다. 오늘은 ‘屍身’이란 한자어를 집중 분석해 보자. 屍자의 본래 글자는 尸다. 尸자는 ‘주검’(‘송장’의 예스러운 말, dead body)을 뜻하기 위해서 송장을 바닥에 눕혀 놓은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그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죽을 사’(死)를 덧붙인 것이 바로 屍자다. 身자는 아기를 가져 배가 불룩한 모습을 본뜬 것으로 ‘임신하다’(become pregnant)가 본뜻인데, ‘몸’(the body)을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우리나라 말에도 ‘몸을 가지다’라는 속언이 ‘아이를 배다’는 뜻으로 쓰인다. 屍身(시:신)은 ‘죽은 사람[屍]의 몸[身]’을 뜻한다. 제갈량의 뒤를 이은 명장 강유(姜維)는 나라를 부흥시키기 위
일반 국어사전에서 ‘요괴’를 ‘요사스러운 귀신’이라 풀이한 까닭을 이해하자면 ‘妖怪’의 속뜻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속뜻이 풀이된 국어사전이 좋다. 妖자는 여자[女]가 고개를 약간 옆으로 삐딱하게 한 채 서 있는[夭] 모양으로 ‘아리땁다’(lovely) ‘요사스럽다’(capricious; treacherous; weird) ‘섹시하다’(sexy)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물론 夭(젊을 요)는 발음과 의미를 겸하는 셈이다. 怪자는 ‘이상하다’(strange)가 본뜻인데, 의미요소로 왜 ‘마음 심’(心=忄)이 쓰였을까? ‘이상하다’는 판단은 마음먹기에 따라, 즉 주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인가 보다. 오른 편의 것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妖怪는 ‘요사스럽고[妖] 괴이함[怪]’이 속뜻이다. 요사스러워서 좋을 게 없다. 덕행과 정의가 좀 더딜 수는 있어도 끝내는 이긴다. 2천 년 전의 명언을 들어보자. “요사스러운 것이 덕을 이기지 못하고, 그릇된 것이 옳은 것을 해치지 못하는 것은 하늘이 내린 법이다.” 妖不勝德, 邪不伐正, 天之經也 - 한나라 王符(BC 85-143). ● 글쓴이: 성균관대 명예교수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
우리의「헌법」제31조 제4항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의 원칙이 명시되어 있고,「교육기본법」제6조에서 다시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기하여 운영·실시되어야 하며 어떠한 정치적·파당적 기타 개인적 편견의 선전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은 단순히 교육이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반대로 정치가 교육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다원적인 정치세력들에 대하여 중립을 유지하는 방식은 대체로 다섯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 정치적 중립의 개념도 달리 해석되어야 한다. 둘째, 세력화된 모든 정치적 노선에서 요구하는 바를 차별 없이 모두 수용한다는 규칙이다. "개방적 중립"의 개념이다. 노선들 간에 충돌하지 않으면, 우선 순위에서 약간을 조정하는 정도로 모든 요구를 수용한다. 각기 추구하는 가치가 어떤 관점에서 보편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반드시 어느 것을 거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여겨지는 경우이다. 다섯째, 세력화된 모든 정치적 노선에서 각기 요구하는 가치들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여도 별로 부당함을 거론할 문제가 없을 때 어느 것이든지 자유롭게
한글 전용시대! 읽을 줄 알아도 속 뜻을 모르면 머리만 더 아픕니다. ‘실내에서는 실내악이 은은하게 연주되고 있었다’의 ‘연주’는? ➊戀主 ➋聯珠 ➌連州 ➍演奏 ➎筵奏. 답은 ➍. 演자는 ‘길게 흐르는 물’(a long stream)이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氵=水)가 의미요소이고, 寅(삼가할 인)은 발음요소인데 縯(길 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후에 ‘널리 펼치다’(stretch widely), ‘펼쳐 보이다’(perform; play)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奏자는 두 손으로 피리 같은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으로 ‘두 손으로 받들다’(hold up with two hands)가 본뜻이다. 漢代(한:대) 이후로 그 자형이 크게 변모됐다. ‘연주하다’(perform; play), ‘곡조’(tune, melody) 등으로도 쓰인다. 演奏(연:주)는 ‘어떤 곡조[奏]를 악기로 펼쳐[演] 보임’을 이른다. 예수보다 약 300살 많은 순자(기원전313-238)의 음악론을 들어보자. “음악 소리는 사람의 마음속 깊이 파고들기에, 사람들을 교화시키는 데도 효과가 매우 빠르다.” 聲樂之入人也深, 其化人也速 - 荀子. [첨언]
다원주의”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세계관, 인간관, 사회관, 종교관 등과 같은 가치관에 대한 이론적 혹은 이념적 지향성이 서로 구별되거나 대립되는 복수(다원적 형태)의 신념체제를 언급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관심의 맥락에 따라서 수없이 많은 종류의 다원주의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주로 “정치적 다원주의”이다. 정치적 가치와 원리는 다원주의적 문제와 쟁점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분리시켜 논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논의의 대상, 즉 구체적인 정치적 문제 혹은 쟁점이 대체적으로 특별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주의는 그 근원에서부터 다원주의를 함의하고 있다. 우선 그 정체(政體)로 본다면, 군주정체나 잠주정체와는 달리 일인이 통치하는 정체는 아니며, 귀족정체나 과두정체와도 달리 소수가 통치하는 정체도 아니다. 오늘날 여러 형태의 독제체제를 구축한 국가들도 명목상으로는 다수의 정체를 내세워 “민주주의”라고 표방하는 경우가 있지만, 우리가 여기서 논의하는 “민주주의” 혹은 “민주정체”는 실질적으로 다수(민중)의 자유롭고 평등한 참여와 의사의 반영으로 제도의 운영과 정책의 결정을 일상화하는 정체이다. 그러므
➊抄啓, ➋抄啟, ➌椒桂, ➍苕溪, ➎草契, ➏草溪, ➐草啟, ➑醮戒, ➒哨戒. 답은 ➒번! 어렵지만 한자가 이토록 ‘정직한’ 점이 있다. 어렵다고 피하면 자기만 손해를 본다. 오늘은 ‘哨戒’의 주인이 되어 보자. 哨자가 본래는 ‘(입이) 비뚤어지다’(get crooked)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고, 독음은 [소]였다. 후에 ‘망보다’(keep watch)는 뜻으로도 쓰였는데, 이 경우에는 발음요소와 똑같이 [초]로 읽는다. 戒자의 갑골문은 성을 지키는 군사가 창[戈]을 두 손으로 꼭 잡고[又+又 → 廾․받들 공] 있는 모습이었다. 야당이나 적이 없으면 좋을까? 적이 있으면 화근을 막을 수 있으나, 적이 없으면 잘못을 피할 수 없노라! 敵存滅禍, 敵去招過 - 柳宗元(773-819).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논어&금강경 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