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자유학기제-2018.4월호] 그림 그리고 영상 제작하며 과학 개념 쏙! 창의력 쑥!

경기 충현중 허성연 교사의 비주얼 씽킹 수업

중학교 과학 교과 수업은 이론 수업과 실험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다채로운 실험 활동에는 관심을 보이던 학생들도 낯설고 복잡한 과학 개념을 배우는 이론 수업에선 지루해하는 경우가 많다.

허성연 경기 충현중 수석교사는 중1 학생들이 이론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어려운 과학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과학 수업에 ‘비주얼 씽킹’을 접목했다. 비주얼 씽킹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이미지나 글로 표현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허 교사는 1학년 과학 ‘Ⅳ. 광합성’ 단원 이론 수업을 마친 후 해당 단원의 주요 과학 개념을 담은 손수제작물(UCC)를 만드는 ‘과학송 UCC 제작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광합성 단원의 핵심 개념을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해보며 UCC 주제를 도출하고, 영상을 어떻게 구성해야 어려운 과학 개념을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과학 개념을 스스로 반복 학습하며 광합성 단원의 주요 개념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 ‘모둠별 비주얼 씽킹’으로 아이디어에 깊이를 더하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론 수업 이후에는 UCC 제작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것을 안내하고, 4인 1조로 모둠을 구성한 뒤 광합성 단원 이론 수업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해당 단원에서 △동·식물세포 △광합성 △증산작용 등에 대해 배운다. 교사는 소단원 학습이 끝나면 주요 개념을 짚어주고, 수업 중간 중간 “동물세포를 주제로 UCC를 제작한다면 어떤 개념으로 영상을 만들면 좋을까?”라고 질문하며 학생들이 영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했다. 

UCC 제작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모둠별로 어떤 주제의 영상을 제작할 것인지 논의한다. 이 과정에 비주얼 씽킹이 활용된다. 먼저 마인드맵 가운데에 ‘광합성’이라는 단어를 쓴 뒤 관련 개념을 모두 적어보며 생각을 확장하고, 여기서 한 가지 단어를 선별해 그와 관련된 과학 개념을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해본다.

예를 들어 마인드맵에서 ‘잎’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조라면 4개의 네모 칸이 그려진 1장의 활동지에 번갈아가며 △잎의 구조와 역할 △광합성의 특징 △증산작용의 특징 △광합성·증산작용에 필요한 요소 등 잎과 관련된 과학 개념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팀원들이 모두 그림을 그리면 토의를 통해 주제를 최종 선정한다.

허 교사는 “모둠별 비주얼 씽킹을 실시하면 학생들은 자신이 배운 과학 개념을 시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팀원과 생각을 공유하며 더 깊이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며 “앞서 팀원이 그린 그림에 생각을 계속 추가하며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발전한다”고 말했다.  

 
○ 협동심과 창의력 동시에 길러주는 ‘UCC 제작’ 

비주얼 씽킹으로 UCC 주제를 선정하면 영상에 사용할 배경 음악을 녹음하고, 스토리 콘티에 맞춰 영상을 촬영한다. 한 모둠은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식물의 광합성 작용으로 산소가 만들어진다’는 내용으로 개사해 녹음하고, 가사에 맞춰 식물과 햇빛, 지구, 물 등의 캐릭터를 도화지에 그리고 자른 뒤 그림을 한 컷씩 움직이며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한 영상은 학생들이 직접 편집하는데, 학생마다 영상편집 실력에 편차가 있기 때문에 ‘정보’ 과목 수업 시간에 영상 편집 기술을 배우고 정보 교사로부터 편집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교사와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허 교사는 “학생들은 과학 개념을 영상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모둠원과 논의하며 창의력과 협동심을 길렀다”면서 “영상을 완성하기 위해 스케줄을 조절하며 시간관리 능력과 책임감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UCC 제작을 마치면 함께 영상을 감상하며 비주얼 씽킹으로 동료, 자기평가를 실시한다. 교사가 여러 감정을 나타내는 그림카드를 보여주면, 학생들은 광합성 수업을 듣기 전·후 자신의 상태와 유사한 그림을 선택해 활동지에 그리고, 그 이유를 글로 적는다. 두 이미지를 비교해보며 수업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함이다. 

허 교사는 “학생들에게 수업 전후의 느낀 바를 물으면 기존의 판서 수업에서는 단순히 ‘좋았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UCC 제작 프로젝트 후에는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게 됐다”며 “한 학생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전 막막한 심정을 ‘쇠사슬’ 그림으로 표현했지만 UCC 제작 후 자신이 노래에 소질이 있음을 깨달았다며 ‘활짝 핀 꽃’에 자신을 비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사의 수업지도 노하우] 
“비주얼보다 중요한 것은 ‘씽킹’” 

Q. 수업 운영 시 유의할 점은? 

학생들이 단원의 핵심 개념을 이해해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하고, 이를 손수제작물(UCC)로 제작하기 위해선 교사의 꼼꼼한 수업 설계가 중요하다. 모든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만들고 싶은 영상의 주제를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해봐”라고 말하면 학생들은 어떤 개념을 선택해 그림을 그리고, 영상으로 제작해야 할지 몰라 활동에 어려움을 느낀다.

따라서 교사는 사전에 영상 제작 활동이 진행됨을 안내하고, 수업 중간 중간 영상 제작을 위한 단서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단원 학습이 끝나면 “이 단원의 핵심 개념은 무엇일까?” “이 개념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등의 질문으로 주요 개념을 짚어주고, 영상의 주제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또한 모둠 구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 UCC 제작 프로젝트는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학생이 필요하므로 사전에 영상 편집 능력을 갖춘 학생을 파악해 모둠별로 고르게 배치해야 한다. 

Q. 수업의 효과는? 

학생들은 흔히 천재만이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과 사물의 이치를 꾸준히 탐구하는 ‘과정’도 과학 탐구임을 깨닫는다. 학생들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탐구하고 싶은 주제(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이 이해한 과학 개념을 비주얼 씽킹으로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분석한다. 그리고 친구들이 영상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 개념을 재구조화하면서 자신들의 활동 그 자체가 과학 탐구임을 깨닫는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과학 개념을 반복 학습하기 때문에 보다 심화해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Q. 이 수업을 활용하려는 교사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비주얼 씽킹에서 중요한 것은 ‘비주얼’이 아닌 ‘씽킹’이다. 그림을 예쁘게 그리는 것보다 자신이 이해한 과학 개념을 친구와 교사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비주얼은 하나의 표현 수단에 불과하다. 

비주얼 씽킹의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개념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교과서 등을 통해 핵심 개념을 이해하도록 한 후 능동적으로 그림을 재구성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생각의 과정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교사가 끊임없이 칭찬·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며,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적절히 제공해야 학생들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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