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친절한 입시] 공론화 의제 4개 시나리오, 실현되면 어떤 모습?

공론화 의제 4개 시나리오가 불러올 고교 현장의 나비 효과 ① 수능 확대



《현 중3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궤도에 올랐습니다.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내놓은 4개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국민대토론회, 미래세대 토론회, TV토론회 등이 6, 7월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공론화위는 대입 제도 개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각종 토론회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사회적 숙의가 풍성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바라기에는 공론화위가 내놓은 자료가 부실하단 지적이 많습니다. 일부 토론회가 이미 시작된 시점에서 공론화위가 내놓은 자료는 각 의제를 제안한 집단(단체)에서 선정한 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발제 자료뿐입니다. 기존 대입 환경의 복잡성과 4개나 되는 공론화 의제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대입을 경험해보지 않은 초․중학생 학부모 입장에선 각 의제의 장․단점조차 객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에서 ‘학종은 금수저 전형’ 혹은 ‘수능은 과도한 줄 세우기’와 같은 특정 단체의 일방적인 구호만 부각되면 생산적인 논의보다 혼란만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단편적인 인식에만 근거해 의제를 잘못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대입을 겪어야 할 자녀세대에게 큰 짐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대입을 겪게 될 초․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최소한 어떤 시나리오가 결정이 됐을 때 생겨날 긍정적․부정적 변화는 모두 이해하고 공론화 과정을 지켜봐야 합니다. 어떠한 제도든 그에 따른 풍선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 대입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에듀동아는 이번 [친절한 입시] 기획을 통해 오랜 기간 대입을 다뤄 온 공교육, 사교육 인사 동수의 의견을 종합해 각 의제가 실현될 경우 예상되는 현실적인 변화를 구체적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의제별로 하루 한 편씩, 총 4편이 게재될 예정입니다. 각 의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도움말=주석훈 미림여고 교장, 김종우 서울 양재고 교사 /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 1안 - 정시 45% 확대는 곧 공정한 경쟁의 확대일까? 



현 고3이 치르는 2019학년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은 76.2%, 정시모집 비중은 23.8%입니다. 대학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만, 큰 틀에서 보자면 수시 대 정시의 비중이 ‘8대 2’ 정도 되는 것이죠. <의제 1>은 이 상황에서 흔히 ‘깜깜이 전형’이라고 비판받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비중이 큰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의 비중을 줄이고, 정시 수능 위주 전형의 비중을 45%까지 늘리자는 것입니다. 수시 대 정시의 비중이 ‘5대 5’ 정도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 때 도입이 검토되었던 수능 절대평가는 시행하지 않고 현행과 같은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수시모집에서 학업역량을 검증하는 최종 관문으로 기능하던 수시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도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그간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교육부 권고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해 왔습니다.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줄여온 셈인데, 이 또한 부활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의제 1>은 수능의 영향력을 지금보다 매우 강화하는 안입니다. 

<의제 1>은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 있습니다. 전적으로 교사 또는 고교에 달려 있는 학생부의 질, 합격권 학생에게 한정된 고교의 의도적인 몰아주기, 합격기준이 불명확해 유발되는 과도한 사교육 부담 등 학생부종합전형이 유발하는 부작용을 고려할 때, 차라리 별도의 전형요소 없이 오직 수능 성적만으로 줄을 세워 대학에 진학하는 정시가 더욱 공정하다는 인식이지요. 여기에 대입에 재도전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정시 문호를 더욱 넓혀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예상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의제 1>과 같이 정시 비중이 45%까지 확대되면, 고교 교육은 수능 중심 교육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대학 진학이 중요한 고교로서는 수능 대비를 집중적으로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과거 사례를 볼 때, 수능 중심 교육 체제에서는 대개 수능 대비에 유리한 환경에 있는 고교, 예컨대 강남, 목동과 같은 교육특구에 위치한 고교나 특목·자사고 등이 높은 경쟁력을 보여 왔습니다. 반면 효과적인 수능 대비가 어려운 지방 고교 혹은 일반고는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만약 수능 중심 교육이 부활한다면 이러한 구조 역시 부활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또한 수능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문이 넓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재수에 투입되는 개인적·사회적 비용도 다시 증가할 수 있습니다.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 학습부담도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은 수시의 비중이 80%에 가깝기 때문에 모의고사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학생들은 일찌감치 수시 위주로 준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다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면서 수시로 길을 정한 학생들은 더욱 수능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의 비중이 비등하면 할수록 어느 것 하나를 포기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럼 아예 처음부터 절반의 문만을 노려야 하는 것이니까요. 수시가 아예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부 관리에 대한 부담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좁아진 수시 문호에 대비해 수능 부담도 가져가야 하는 것이지요.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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