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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영화] 해고전문가 '인 디 에어'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출연: 조지 클루니, 베라 파미가, 안나 켄드릭, 제이슨 베이트먼

[뉴스에듀] 평생 미국 전역을 날아다니며 사람 해고하는 일을 전문으로 해온 라이언 빙햄. 해고전문가란, 해고 당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돌발 상황과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일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사람이다.

빙햄은 자신을 고용한 여러 회사들을 방문해 그들 대신 직원들에게 절망적인 해고 소식을 매끄럽게 전해주는 일을 하면서 미국 전역을 떠돈다. 그리고 그때마다 쌓이는 항공 마일리지를 천만 마일리지까지 쌓아서, 세계 7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 것을 인생의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다.

누나가 이런 이상한 집착을 타박해도, 빙햄은 마일리지가 곧 자신의 정체성 중 일부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여동생 결혼식에 오라는 누나의 통보에 대놓고 싫은 얼굴을 한다.

한 곳에 정착하여 사람들과 끈끈하게 연결되어 사는 삶보다 홀로 자유롭게 떠도는 것이 편하다고 여기는 빙햄은, 당연히 제대로 된 연애를 하기보다 가벼운 만남을 추구한다.

보통 사람들은 싫어하는 답답한 비행기 여행과 고독한 호텔 생활에 편안함을 느끼고, 여행용 짐 싸기는 일에도 달인이며, 수하물 검사대를 통과할 때 어떤 줄이 더 빨리 통과되는지 척척 아는 빙햄은 해고 전문가인 동시에 비행 여행 전문가이자,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런 빙햄 앞에 어느 날 인생을 바꿔놓을 여자 두 명이 나타난다. 한 명은 젊은 해고 전문가 나탈리고, 다른 한 명은 자신과 닮은꼴인 여인 알렉스다. 나탈리는 앞으로 해고는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할 거라면서 직접 만나서 하는 해고 통보가 아닌, 화상 통화로 해고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하지만 최소한 해고는 직접 얼굴을 보고 해야 한다고 믿는 빙햄은 나탈리를 동반하고 해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다.

한편, 우연한 계기로 만난 알렉스는 ‘여자 빙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자유분방하고,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에 열광하는 여인이다. 홀로 떠돌며 어제까지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을 해고하는 일을 통해 마일리지를 쌓던 빙햄은, 두 여인의 등장으로 자신의 삶과 인간관계에 대해 처음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인 디 에어’라는 타이틀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공중에 떠있는’이라는 의미와, ‘표류하는, 고정되지 않은’ 이라는 의미도 있다. 영화 제목이 가지는 의미처럼 빙햄은 누구보다 자유를 갈구하고, 자신의 개성을 믿으며, 그 개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그래서 당연히 집도, 부양 가족도 없이 임대 아파트에서 독신으로 산다.

누나와 여동생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빙햄에게는 자신과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일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빙햄은 나탈리와 알렉스를 만나고, 자신과 다르게 주변 사람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사는 나탈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자신이 알렉스에 대해 생각보다 깊은 감정을 품고 있음을 깨닫고, 그동안 인생과 인간관계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확신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인간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얻고자 하지만 결국에는 누군가와 한 곳에 정착해 마음의 안정을 얻으려 하는 모순적인 존재이다.

이 영화는 사람이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자유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부가적으로, ‘해고 전문가’를 고용해가면서까지 소송을 피하고 매끄럽게 사람을 잘라내려 하는 현재 사회가 앞으로는 화상 통화로 사람을 해고하는 사회로 더 진화할 수 있다는 면모도 보여주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하기도 한다.

월터 컨의 동명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탄탄한 줄거리와 입체적인 인물 설정이 매력이다. 그리고 이를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가 몸에 맞는 옷을 입듯 표현해냈다. 장르는 코미디지만, 실상 ‘고독한 해고 전문가’의 삶이 마냥 코믹할 수만은 없다.

이 영화는 ‘해고 전문가’라는 다소 이색적인 직업을 소재로 현대 자본주의의 실태를 풍자하는 동시에, 마일리지에 집착하는 독특한 빙햄의 캐릭터를 풍부하게 표현해냈다. 베라 파미가, 제이슨 베이트먼, 안나 켄드릭 등 조연들의 연기 앙상블 또한 뛰어나다.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 해고 인터뷰는 실제 해고당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해고 이유를 말하는 것인데, 이를 통한 리얼리즘 역시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배가시킨다. 탄탄한 스토리, 빼어난 연기, 그리고 이색적인 캐릭터와 리얼리즘에서 오는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작품이다.

EBS 영화 '인 디 에어'는 8월 17일(금) 25시 1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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