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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서울시교육청, 여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가이드 마련해

초∙중∙고에 '여학생 인권 보장의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안내문' 발송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 여학생 인권실태의 점검과 개선을 위해 초․중․고교 전체에 ‘여학생 인권 보장의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은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접수된 여학생 인권 및 성차별에 해당하는 민원사례를 검토해 작성했다. 민원사례와 관련된 권리는 이미 교육부 지침,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에서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사의 인식부족과 학생의 인권보다 전통과 평판을 중시한 몇몇 학교의 교칙으로 인해 여학생의 권리 침해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상담·접수된 여학생 인권 침해 사례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고등학생 A는 생리통이 심했으나, 생리조퇴를 신청할 수 없었다. A와 친구들은 가정교사로부터 “생리조퇴를 할 거면 생리대를 갈아서 보건선생님께 검사를 맡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A는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교실에서 책상에 엎드려 생리통을 참는 것을 택했다.

중학생 B는 교복 때문에 학교와 갈등을 빚었다. 치마를 입기 싫어하는 B가 입학한 학교는 여학생에게 바지교복 선택권을 주지 않았다. B는 교복문제로 대안학교 진학을 희망해 부모님과도 갈등을 겪게 됐다.

고등학생 C는 추운 겨울만 되면 괴롭다. 생활규정이 엄격한 C의 학교는 무조건 검정구두에 흰 양말을 신어야 한다. 운동화는 정말 추울 때만 한시적으로 학교가 정해준 기간에, 정해준 디자인으로만 신을 수 있다. 차가운 구두를 신고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면 다칠까봐 불안하다. 

남자중학생 D는 수업 중 교사의 발언에 불편함을 느꼈다. 교사는 “여자는 좋은 남편 만나서 집에서 집안일이나 하고 아이 돌보고 사는 게 제일 좋아”라며 성차별 발언을 했다.

최근의 사회분위기 변화는 학생들의 권리의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성에 대한 범죄 및 ‘깔창생리대’ 등의 이슈로 여성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권리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동시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들의 권리의식 변화에서 드러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교운영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것이 교육청의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여학생 인권 가이드’는 △생리공결제도 사용 권리 존중, △여학생의 바지교복 선택권 보장, △성차별적인 용의복장 제한 규정 개선, △성차별 고정관념에 따른 불합리한 분리 및 구분 지양, △교사의 성차별적 언어 표현 방지, △성별을 고려한 학교시설 조성 및 개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윤명화 학생인권옹호관은 “여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가이드가 인권친화적이고 성평등한 학교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성별로 인해 권리침해를 경험하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현장에 필요한 인권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해 학교와 함께 여학생 인권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뜻깊다”며, “앞으로 학교현장에 밀착한 성평등 이슈를 적극 발굴하고, 여학생·남학생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성평등 정책과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준덕 hyun@school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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