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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누구 뽑을 것인가” 구직자 10명 중 4명 면접 때 정치 성향 질문받았다


“마지막 질문일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자네는 차기 대통령으로 누굴 뽑을 텐가?”

마케팅 분야 모 중소기업의 최종면접 자리에서 김문복(가명·28)씨는 순간 당황했다. 아직 대통령 후보 중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지 못했을 뿐더러 지지후보를 묻는 예민한 질문이 취업 면접에서 나올지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해당 기업이 보수 성향이 강한 업체라 마음에도 없는 보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강조하고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면접장을 나왔다. 

우리나라 구직자 10명 중 4명은 면접에서 정치 성향 질문을 받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4월 5~11일까지 구직경험이 있는 회원 346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1년간 치러진 면접에서 정치 성향을 묻거나 유사한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41%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구직자들은 면접 중 도를 넘는 수준의 질문으로 '지난 투표 시 지지후보’(28%)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정치 성향’(26%), '지지정당’(9%),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9%), '출신지역 관련 질문’(5%) 등도 있었다. 

구직자들이 받았던 정치 성향 질문을 살펴보면 '대통령 담화문 발표', '촛불집회', '국정교과서', '남북전쟁', '밀양송전탑' '위안부 합의' 등 정치 이슈에 대한 의견이나 지지정당 혹은 지지후보 등에 대해 질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치적 질문은 중소기업(36%)에서 가장 많이 했으며 중견기업(32%), 대기업(19%), 공공기관(10%)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구직자 10명 중 5명 이상(57%)은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불쾌한 마음을 숨긴다'고 답했다. '일단 면접을 마무리하고 게시판, 취업 커뮤니티 등에 털어놓음’(11%),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되물음'(8%), '노코멘트라고 밝힘’(8%) 등의 의견도 나왔다. 면접 도중 나왔다는 응답자는 8%에 그쳤다. 

응답자의 70%는 정치적 성향을 묻는 기업에 대해 '지원의사가 바뀌거나 최종 합격하면 입사 여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정치 성향을 묻는 기업에 지원한 구직자 62%는 '정치 성향 답변이 최종합격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기업이 정치 성향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입사 여부와 합격에 영향을 줄 만큼 민감한 사항이라고 구직자들이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면접 중 정치성향을 묻는 것에 대해 구직자 69%는 '의도가 무엇이던 간에 반대'를 택해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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