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서울 청량고 팀프로젝트 수업 [사진 제공=서울교육청]
대다수 학생들은 엄마, 아빠가 자신보다 대입전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학부모가 더 많이 아는 게 분명한 경우에도, 학생들은 자신이 더 많이 안다고 단정해 말한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학부모가 교과목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어떤 교과를 배우는지,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무조건적으로 문제풀이식 공부만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당연히 전형의 이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학부모가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목과 수업방식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자녀의 학습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들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필요한 학생들은 전체의 10~20%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지방고에 다니는 학생들 중 농어촌전형에 지원해 수능 최저를 맞춰야 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능이 아닌 내신등급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는 80~90% 학생들도 수능을 응시하지 않아도 되는 전형으로 대학을 지원한다.
▲ <나침반36.5도> 정기구독 http://goo.gl/bdBmXf |
하지만 적지 않은 고교가 수능 대비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공부시키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야간 자율학습과 자습실을 운영하면서까지 수능 문제풀이 학습을 시키는 곳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수시 전성시대에 아직도 많은 고교가 수능 문제풀이가 공부의 전부인 양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수능 응시 여부를 떠나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을 이해하고 있으면 자녀의 학습을 지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자녀들과의 대화도 심도 깊고 다양하게 할 수 있다. 그 첫걸음이 바로 학교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고등학생 내 아이, 어떤 과목 배우지?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목과 수능 시험 영역은 크게 국어, 영어, 수학, 탐구로 나뉜다. 수학은 이과계열 학생 대상의 가형과 인문계열의 나형으로 구분된다.
탐구영역에는 인문계열이 배우는 사회탐구와 이과계열의 과학탐구가 있다. 인문계열 사회탐구 영역은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법과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총 9개 과목이다.
이과계열 과학탐구 영역은 물리Ⅰ, 화학Ⅰ,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생명과학Ⅱ, 지구 과학Ⅱ로 총 8개 과목이다. 지원할 학과가 정해져 있는 학생이라면 전공과 관련한 과목의 심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심화반을 운영해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 과학Ⅱ를 가르치기도 한다. 만약 물리학과에 지원할 예정이라면 물리 I과 물리 II 과목을 모두 공부하는 것이 좋다.
탐구영역 과목은 최대 2과목을 학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 말은 2과목을 선택하지 않고 1과목만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2과목의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탐구영역 2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만 원서를 넣을 자격이 주어진다. 그렇기에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국영수와 마찬가지로 탐구영역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탐구영역 과목수가 이처럼 많다 보니 일선 고교에서는 탐구영역의 모든 과목을 다 가르치지는 못한다. 보통 4~5과목이 수업으로 개설되며, 분반수업을 하거나 학생들의 선택과목에 따라 반 편성을 한다. 이때 과목 선택은 수요조사를 통해 이뤄질 수도 있고 학교가 임의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과목을 수능에서 응시할 경우, 인터넷 강의 등을 활용해 따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제2외국어 과목은 독일어Ⅰ, 프랑스어Ⅰ, 스페인어Ⅰ, 중국어Ⅰ, 일본어Ⅰ, 러시아어Ⅰ, 아랍어Ⅰ, 베트남어Ⅰ, 한문Ⅰ등 총 9개 과목이다. 이 가운데 한 과목을 배우고 수능을 치르게 된다. 제2외국어는 필수가 아니지만 서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만약 탐구영역 성적이 안정권이 아니라면 제2외국어를 응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탐구영역 중에 1과목을 제2외국어 성적으로 대체해서 최종 등급을 내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단,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대학별 입시요강을 자세히 살펴 성적 대체가 가능한지부터 우선적으로 확인하자.
직업탐구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영역으로 총 10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농업이해, 농업기초기술, 상업경제, 회계원리, 인간발달생활, 서비스산업의이해, 공업일반, 기초제도, 해양의이해, 수산·해운산업기초를 배우며, 이 가운데 최대 2과목을 선택한다. 직업탐구 영역은 전문계열의 전문 교과를 86단위 이상 이수해야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단, 2016년 2월 이전 졸업자 중 직업탐구 영역에 응시하고자 사람은 전문계열 전문 교과를 80단위 이상 이수한 경우 응시할 수 있다.
한국사는 모든 수험생이 의무적으로 응시해야 하는 과목이다. 만일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한국사 역시 절대평가 방식으로 1~9등급으로 나눠진다. 1등급은 50점부터 40점까지이며, 2등급 39~35점, 3등급 34~30점 등 2등급부터 9등급까지는 5점 단위로 구분된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가 있는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의 경우에는 한국사 응시를 의무로 두거나, 한국사 성적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감점하는 방식으로 전형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시에서 수능 최저가 없는 전형에 지원한다면 당연히 수능을 응시할 필요가 없다.
▲ 중앙대학교 입학처 |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어떻게 다를까?
올해 수능부터 영어 시험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다.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다른 과목들은 예년처럼 상대평가 방식으로 치러진다. 상대평가 방식은 점수와 관계없이 성적순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성적순으로 학생들의 줄을 세우고 정해진 비율에 따라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1등급은 4% 이내, 2등급은 7% 이내로, 1~2등급에 들려면 수능을 치른 전체 수험생 가운데 성적 상위 11% 이내에 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상대평가가 성적이 아닌 등수로 등급을 나누는 것이다 보니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 학생들은 학습 자체보다 등수 경쟁에 열 올릴 수밖에 없어, 지나친 순위 경쟁을 유발하는 비교육적 평가방식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오고 있다.
■ 상대평가 등급 분류표
반면 영어와 한국사에 적용되는 절대평가는 시험 성적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등급별로 10점의 성적 차가 생기는데, 예를 들어 원점수 90점 이상은 1등급, 80점 이상은 2등급이 된다.
| ||||||
<저작권자 © 에듀진 나침반36.5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