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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포기한 고3의 분노 “학교는 왜 수능 준비만 강요했나”

국1·수4·영1 고2, 학종으로 서울 상위 10위권 대학 노려라!


    ▲ 해남교육지원청 ‘꿈을 찾아 떠나는 진로직업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사진 제공=전남교육청]


대입에 수시와 정시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고등학생 학부모 중에는 아직도 수시, 정시와 같은 기본적인 대입 정보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학창시절 공부했던 방식대로 자녀에게 국영수탐 중심의 문제풀이식 암기 학습을 권하고, 자녀가 고3이 돼서야 학습 전략이 뭔가 잘못됐음을 깨닫는다.

일선 고등학교는 여전히 대다수 학교가 수능 대비 위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수십 년간 이어왔던 교육 방식이라 수능 대비 수업 방식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여기에는 수시 대비 수업이 수능 대비 수업보다 교사에게 주어지는 업무 부담이 크다는 것도 이유로 작용한다.

하지만 수험생 10명 중 7.4명이 수시로 대학에 들어가는 현실에서, ‘학업능력’이 아닌 ‘학업역량’을 제대로 기르지 못한 학생들은 수시로 대학에 입학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학종으로 다수 인원을 선발하는 상위권 대학 진학은 더더욱 어렵다.

여기서 말하는 학업역량이란 단순히 시험성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학업에 대한 열정,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창의력, 협업능력, 리더십, 인성, 전공적합성 등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요소가 학업역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인재를 못 키우는 학교, 자식을 모르는 학부모 
학종으로 상위권 대학, 즉 서울권 대학과 지방국립대 등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보면 대체로 2등급 또는 3등급 상위 일부까지 해당한다. 내신이 3등급 이하인 경우 모의고사에서 1,2 등급을 받거나 3등급 상위 일부 또는 1,2개 과목에서 특별히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학생들도 대체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을 진학할 역량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학생들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학종을 논외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신 3,4등급 대 학생이 서울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려 하면 교사나 전문 컨설턴트 대다수가 논술이나 수능 정시를 추천한다.

서울의 한 일반고에 다니는 3학년 A군도 이런 학생 중 하나다. A군은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상위권 대학이 요구하는 학업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전문 경영인이 되겠다는 포부로 중학교 때는 경영 관련 동아리활동을 주도했고 관련 독서도 충분히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오자마자 가정과 학교의 강요 때문에 수능 중심의 성적 올리기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성적은 원하는 만큼 나와 주지 않았다. 3학년이 되고 대입 원서를 넣을 때가 되자 학종을 준비했다면 충분히 진학 가능했을 상위권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성적에 맞춰 훨씬 낮은 대학에 지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A군은 학종을 무시하고 수능 준비만을 강요한 학교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모평 국1·수3·영1 고2, 학종만이 답이다 


다른 사례도 있다. 딸 B양의 대학 진학을 위해 경기도에서 강남 대치동 근처로 이사를 온 열성 학부모가 있다.

이 학부모는 B양이 고교 2학년이 돼서 내신성적이 중하위권으로 급격히 떨어지자, 대치동으로 이사한 것을 후회 중이다. 학교는 오로지 성적 올리기에만 매달리고 있어 학원에서 교과 전 과목을 수강하고 있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다.

B양은 6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96점, 수학 76점, 영어 96점을 받았다. 이 성적을 보고 담임은 논술을 준비하라고 하고 학원은 정시를 준비하라며 서로 다른 말을 한다. 이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대입 전략이 과연 정시와 논술일까? 참고로 B양의 1학년 때 모의고사 성적은 수학 1등급, 과학 2등급이었다. 그러다 2학년이 된 지금 각각 3등급과 4등급으로 떨어졌다.

결론적으로 말해 B양은 논술도 수능 정시도 아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차근차근 알아보자.

학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수학 성적이 하락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놓친 것이 있다. 2학년이 되면 수학 수업을 듣는 학생이 절반으로 준다는 것이다. 학생 수가 줄어든 만큼 등급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학생의 수학 성적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숫자의 조화에 불과하다. 따라서 1학년 때 수학1, 과학2등급이었던 성적이 2학년 때 수학3, 과학4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대학 역시 당연히 알고 있다.

또한 6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96, 영어 96을 받았다는 것은 B양이 높은 학업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B양은 서울지역 상위 10위권 대학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고, 그 대학들은 대부분 학종으로 40% 이상을 선발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B양이 정시로 대학을 간다면 수학 76점으로는 수시로 갈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학종으로 40% 이상을 선발하는 상위권 대학에, 굳이 좋지 않은 수학 성적을 가지고 정시 선발 20%에 운을 걸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다.

논술 역시 B양에게 적합한 전형이 아니다. 논술은 쉽게 말하면 국어 역량이 뛰어나지만 영어 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이 선택하는 전형이다. 하지만 B양은 국어와 영어 역량 모두 뛰어난 학생이다.


학종 합격하려면 이렇게 공부하라! 
B양은 학종으로 서울 지역 상위 10위권 전후의 대학은 충분히 합격 가능한데, 이들 대학의 특징이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어 96점, 영어 96점이면 학종을 준비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영어는 당연히 1등급을 받을 것이고, 설령 수능 영어를 준비한다 해도 3학년 때 해도 늦지 않다. 2학년 때는 남는 시간을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에 맞는 영어 원서 읽기나 영어 드라마 보기로 실용 영어 능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학은 개념 이해가 핵심이다.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문제풀이만 들입다 시키는 학원 수강은 B양에게는 독이다. 개념을 확실히 잡고 가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완전히 이해를 한 후에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써야 한다.

특히 수학 학습에서는 학생이 공부한 내용을 친구나 부모님에게 직접 말로 설명해 보는 ‘교수식 학습법’이 유용하다. 말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머릿속으로 개념이 정리되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설명 중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집중 학습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문제풀이에 들어간다면 수학 성적은 당연히 오르게 돼 있다.

B양에게 최선의 대입 전략은 학종이다. 따라서 학원 교습을 당장 끊고 문학과 비문학 책 읽기, 영어 원서 읽기 등의 독서를 기본으로 목표 전공과 관련한 교과 중 관심사를 추려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A군과 B양처럼 우수한 학업역량을 가지고도 학교와 가정에 의해 학종 합격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차단당하는 사례가 대단히 많다. 이는 기본적으로 학부모와 교사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한다.

자녀와 제자가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발견하고 성장토록 도와주는 것이 학부모와 교사가 할 일이다. 자신의 자녀가, 또는 제자가 학종이 요구하는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성적 중심의 학습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볼 일이다.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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