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신입생 선발 전형이 일반고 입시와 동시에 진행된다.
교육부는 오늘(2일)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통해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실시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오늘부터 40일간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입학전형을 후기에 일반고와 동시에 실시하도록 하는 것으로, 해당학교들이 우수학생 선점하는 문제를 해소하고 고교서열화를 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교육부는 고입 재수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 고교 신입생 추가 배정을 가능케 하고, 모집 정원이 미달된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추가선발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할 경우 원거리 학교나 비선호 고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이들 학교에 지원을 망설이는 학생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교육부의 이번 조치가 고교 선택과 대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교육 전문가들에게 묻고 들었다.
○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율 하락 가능성 높아
교육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와 동시에 학생을 선발함에 따라 이들 학교의 지원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신입생 모집 지원에 도전했다가 탈락할 경우, 신입생이 미달된 원거리 고교나 비선호 고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지원해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반고 추가 배정도 비선호 학교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선호도를 대폭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 진학을 망설이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일부 전국 자사고나 명문 광역 자사고를 제외하고는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경쟁력이 부족했던 광역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과학고·영재학교 지원율 올라갈 수 있어
교육부의 이번 정책으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는 일반고와 함께 후기에 신입생을 선발하지만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여전히 전기에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에 따라 과학에 강세를 보이는 자사고 진학을 고려했던 학생들은 과학고와 영재학교로 진로를 바꿀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과학고와 영재고가 전기에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선호도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도 과학고는 대학 진학 시 유리한 점이 많은데, 대학 입시가 개편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유리한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쟁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 중3 소신지원… 중2, 수능 개편안 고려해 결정해야
그렇다면 당장 고교 진학을 눈앞에 둔 중3과 중2 학생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할까?
교육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중3의 경우 ‘소신 지원’을, 중2의 경우 내년 8월 발표되는 ‘수능 개편안’과 ‘고입 합격률의 유·불리’를 바탕으로 고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교육부는 내년 8월로 수능 개편안 최종 발표를 미룬바 있다. 수능 절대평가와 고교 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 여부에 따라 고교 진학의 유불 리가 엇갈리므로 이를 고려해 진학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의 경우 일반고 배정은 근거리 배정원칙을 따른다. 그런데 현재 일반고는 학생들을 추첨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자사고·외고·국제고와 같이 경쟁률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데 서울지역의 일부 명문 일반고는 자사고·외고·국제고보다 경쟁률이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느 학교에 지원하는 것이 탈락률이 더욱 낮은지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중3 학생들은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입학하더라도 졸업할 때까지 학교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소신지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현재 중2 학생들은 고교 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은 중단하지 말되 지역 내의 자사고와 외고, 일반고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유불 리가 어느 정도인지 면밀히 확인해보고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