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2022학년도 수능 개편, ‘수시·정시 일원화’ 포함될까?

교육 주체들이 바라본 수시·정시 통합 방안



오는 8월로 예정된 수능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수시 전형과 정시 전형을 통합하는 방안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교육부가 주관한 ‘제2차 대입정책 포럼’에서는 대학 측과 고교 측 모두 수시와 정시 전형을 통합하는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한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대입 전형 단순화’와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안을 제안했다. 김 처장은 서울 및 수도권 76개 대학 입학처장이 모인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으로, 이날 김 처장의 제안은 해당 협의회가 지난 3개월간 워크숍과 포럼을 열고 관련연구를 진행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임병욱 서울 인창고 교감은 “9월에 진행되는 수시 전형으로 인해 고교 수업의 황폐화가 발생하는 만큼 수시 정시 통합 방안은 고교교육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또한 교육부 정책자문위 입시제도혁신분과장을 맡은 김경범 서울대 교수도 이날 “여러 자문위원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수시와 정시 통합이 단순하고 공정한 입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본격적으로 논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교 교육 정상화와 대입 전형 단순화를 위해 수시·정시 일원화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 그렇다면 각 대학과 고교, 예비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수시와 정시 통합 방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수시-정시 통합하되, 전형 운영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김현 처장이 수시와 정시 통합안을 제안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현행 수시제도로 인해 파행에 이르는 고교 수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수시모집은 9월에 원서접수를 시작해 9월말부터 대학별 면접, 논술고사가 진행된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이르면 6월 모의평가 이후부터 자기소개서 작성을 시작하고, 3학년 2학기 중에는 대학별 고사에 나서 고교 수업이 황폐해질 우려가 있다. 또한 일부 수험생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수시모집 전형에 일찌감치 합격해 학교 수업에 의미를 두지 못한다. 김 처장은 수능 시험 이후인 12월에 정시모집과 동시에 수시모집을 실시하면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두 번째는 대입 전형의 단순화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수시와 정시가 통합되면 선발시기가 일원화되기 때문에 전형이 단순해지고,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 수준을 파악할 수 있어 전형료 부담도 해소된다는 것. 
  
김 처장은 수시와 정시 통합에 대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12월부터 2월 중순까지 대입전형을 진행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전형요소를 선택해 대입을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서류+면접+수능 최저학력기준 결합 가능), 수능 100% 전형, 수능+대학별고사 등 4가지 유형을 대학이 선택하되, 특정 유형에 지나치게 쏠림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발 인원 비율에 상한선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시모집시기를 정시 모집 시기와 일원화할 경우 대학이 수험생을 평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부족하고, 신입생 충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처장은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을 알고 수시 지원에 나서기 때문에 기존보다 경쟁률이 다소 줄어 두 달 안에 전형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신입생 충원이 다소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전문입학팀장이나 입학사정관들에게 문의한 결과 충분히 충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 고교 교사, “수시-정시 통합 필요하나 수능 개편이 선결조건”
  
그렇다면 고교에서는 수시와 정시 통합에 논의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고교 교사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시와 정시 통합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공교육 정상화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수능 개편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동원 서울 휘문고 교장은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에 종속돼 고교 수업의 황폐화가 발생하는 만큼 수시와 정시 통합은 필요하다. 다만 이는 수능 개편안의 방향이 먼저 확정된 뒤 그 성격에 맞춰 결정돼야 한다”며 “현재 수능 개편안의 핵심 쟁점은 수능 시험에서 어떤 과목을 출제할 것이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중 어떤 방법으로 평가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이것이 어떠한 내용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수시와 정시 통합 논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입시제도혁신분과 부분과장을 맡고 있는 서울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은 교육정책네트워크가 발간하는 이슈페이퍼 10호 ‘대학 입시 정책의 방향과 개선 방안’에서 수시 정시 통합 방안을 제시했다. 해당 이슈페이퍼에서 주 교장은 수시와 정시 통합의 선결과제로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했다. 
  
주 교장은 “수능의 절대평가화는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전제라고 보아야 한다”며 “수시, 정시 통합 방안의 기저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있기 때문에 수능이 상대평가로 치러질 경우 정책의 방향성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며, 2015 교육과정의 목표 및 취지, 고교 학점제 등을 고려했을 때 수능은 반드시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능을 절대평가화한 이후에는 수능의 체제 및 문항 유형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학부모, “다양한 대입지원 기회 보장하는 현재 전형 유지해야” “수업 정상화 위해 수시·정시 통합해야” 
  
교육계에서는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는 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상황. 하지만 예비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방안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2022학년도 수능을 응시하게 될 쌍둥이 자매를 둔 박 모씨(경기도 분당)는 수시와 정시를 일원화할 경우 수험생의 다양한 대입 지원 기회가 축소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박 모씨는 “대입 지원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낫다”며 “현재 대학교 2학년인 큰 아들의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시와 수시가 이원화 돼 수시를 여유 있게 준비하고, 수시에서 탈락할 경우 정시지원도 준비할 수 있어 다양한 대입 지원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수능 이후로 수시와 정시모집을 일원화할 경우 점수에 맞춰 모든 것을 획일적으로, 한 번에 결정해야 해 수험생들의 부담이 클 것”고 말했다.  
  
반면, 현행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시와 정시 일원화 방안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예비 중2 자녀를 둔 박 모씨는 “현재 대입 제도 하에서는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은 정시 모집 지원이 불가능한데, 수시와 정시를 일원화하면 이러한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수험생과 학부모는 수능 성적을 알고 대입에 지원할 수 있어 불안 심리가 다소 누그러지고, 과도하게 수시모집에 지원하지 않아도 돼 원서접수에 따른 비용 부담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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