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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의대, 간호대 동시합격 여러분의 선택은?

수능 2개 틀리고 간호대 선택… 지금 적성 잘 맞아 행복

“당신이 의대와 간호대에 동시합격했다면 어느 대학을 선택할래요?”



아마도 지금과 같은 대학진학 풍토에서는 열에 아홉 이상은 의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수험생 자신이 간호대를 희망하더라도 부모님이나 담임선생님의 바람잡이와 반강제적인 분위기에 밀려서 나가떨어지기 일쑤일 것이다.

 여기 자신의 뜻대로 간호대를 선택한 한 청년이 있다. 그의 이야기가 1월25일 ‘삼성그룹의 공식 블로그 삼성이야기’에 실려 여러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남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고, 자신의 선천성 핸디캡을 넘어 열심히 세상을 헤쳐나가는 장대환 청년(25살 경희대 간호대 4학년)의 ‘삼성이야기’ 인터뷰를 추려 싣는다.

(기사원문 http://blog.samsung.co.kr/7367)

  
 고등학교 때 붕대법을 연습하는 장대환 학생(좌)/ 공부법 관련 인터뷰한 영상(우)
    [사진 출처=삼성식블로그]

Q.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간호학과 12학번 장대환입니다. 이제 4학년이 되는데요. 올해 여름부터 국가고시 등 취업과 간호사 국가고시 준비 등으로 바쁠 것 같습니다. 저는 선천성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언청이라고 하죠. 성형시술 뿐만 아니라 치과치료, 언어치료까지 치료비가 굉장히 많이 드는 질병이에요. 형편이 어려워 그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정부나 여러 사회기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마칠 수 있었어요.

■ 구순구개열로 방황하던 중학시절, 친구의 죽음 앞에 깨달아

Q. 남들과는 조금 다른 유년시절을 겪었겠네요.

A. 구순구개열을 앓다 보니 외모가 친구들과 다르잖아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신기해하다가 나중에는 놀리고, 괴롭히더라고요. 중학생 때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어요. 나쁜 짓도 많이 하고, 오토바이까지 타고 다녔죠.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고 더 센 척을 했던 거 같아요. 공부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었으니 당연히 못했어요. 중학교 1, 2학년 때는 지각, 결석도 많고, 성적도 최하위권이었죠.

Q. 공부에는 관심 없던 소년이 변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그날도 어김없이 친구들이랑 오토바이를 타고 나갔는데 뺑소니 사고로 목숨을 잃는 친구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죠. 친구가 죽어가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사실이 저를 엄청 힘들게 했죠. 그 사건 이후로 변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특목고를 준비했는데 기초가 하나도 없는 제가 갑자기 공부를 잘했을 리 없잖아요. 당연히 떨어졌어요. 하지만 저한테는 그때가 진짜 시작이었던 거 같아요. 평소에 착실하게 공부했던 친구들은 합격하고, 준비가 안 됐던 전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하면 저 친구들처럼 할 수 있겠구나’ 깨달았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없는 기초를 쌓기 위해 양으로 승부했죠. 한 과목 당 문제집을 6권씩 풀고, 영문법은 정말 통째로 다 외웠어요. 하루에 2~3시간 자면서요. 그렇게 고등학교 내신은 1등급을 유지했고, 수능도 두 개만 틀렸답니다. 의대를 포함해 다른 명문대와 간호학과를 모두 합격했는데 간호학과를 선택했어요. 제가 볼 때,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 같아요. 의사는 환자를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대상으로 본다면, 간호사는 환자의 불편감을 덜어주고, 만족, 행복을 높여주려 해요. 저는 사람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서 선택했고, 공부해보니 제 적성에도 잘 맞더라고요.

  
▲ 서울역 노숙인 대상으로 의료 봉사하는 모습 [사진 출처=삼성식블로그]

■ 나는 커서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

Q. 4학년이 되기 전 마지막 방학이라고 했는데, (삼성의)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강사에 지원했다면서요?

A. 네, 올해가 벌써 네 번째에요. 어린 시절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나는 커서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했어요. 처음 이 프로그램을 알고, 선뜻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엔 제가 도울 차례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첫 클래스 때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오히려 아이들한테 미안하더라고요. 더 열심히 가르치고, 열정적으로 지도했다면, 더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다음에는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계속하다가 벌써 4번째가 되었네요.

  
▲ 삼성드림클래스 수업장면  [사진 출처=삼성식블로그]


Q. 아이들에게 꼭 가르치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너희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어요. 지난 3번의 드림클래스 장학금을 모두 아이들과 제 이름으로 NGO에 기부 했는데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네 존재가 이렇게 가치가 있다, 너도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아이들에게 함께 기부하자~ 하면 그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어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죠. 그런데 나중에 전화가 와요. ‘선생님, 그때는 잘 몰랐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저도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거 같아요, 저도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한 거 같아요’ 하고요.

Q. 그래도 3번의 장학금 모두 기부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요.

A. 물론 장학금이 3주 동안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를 가르쳤기 때문에 받는 것이지만, 저는 그 돈이 오롯이 대학생 강사 한 명의 능력으로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기업의 도움이, 함께한 중학생 아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기부를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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