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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자녀의 스마트폰은 ‘폰(Phone)’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을 걱정해야 하는 20가지 이유

오늘날 ‘스마트폰’도 어쩌면 야무지게 깎아 만든 ‘나무 방망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지출처 : 조선에듀
 

여기, 여러분 앞에 야무지게 깎아 만든 나무 방망이가 하나 있습니다. 이 방망이로 공을 치면 방망이는 스포츠가 됩니다. ‘야구’가 될 수 있고, ‘크리켓’이 될 수 있죠. 하지만 방망이로 사람을 때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방망이는 ‘폭력’ 도구가 되겠죠. 또 방망이를 동물에게 사용한다면 끔찍한 동물 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도 어쩌면 야무지게 깎아 만든 ‘나무 방망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배우고 뽐낸다면 스마트폰은 꽤 고마운 물건이 될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공포를 준다면 방망이보다 더 무서운 폭력 도구가 될 수밖에 없겠죠. 

 

이걸 우리는 ‘기술의 양면성(Ambivalence of technology)’ 또는 ‘기술의 이중성(Duality of technology)’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죠.

 

지금 우리는 ‘디지털 세상’ 한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간편한 세상이 또 있었을까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모는 유목민이고 자녀는 원주민이다”라는 말도 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라는 말도 여기서 등장했죠. 

 

디지털 기술 덕분에 우리의 삶이 나아진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지나치게 쏟아져 나오는 느낌도 없지 않죠.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은데 내일이면 또다시 업그레이드된 모델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딱히 크게 달라진 것도 없는데 편리함이 추가되었다고 하고요. 그러면서 은근슬쩍 비용도 올리더라고요. 부모님 중에는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말하는 분도 많습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이죠. 

 

돌이켜 보면, 우리가 혁신적인 기술을 만들 때 그 기술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지를 따져 묻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깐깐했던 과정은 보이지 않죠. 어쩌면, 요즘 등장하는 신기술이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은 불필요해 보인달까요. 디지털 문화를 즐기는 사람 대부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뭘 굳이 따져요? 편리하고 재밌으면 된 거지.” 어찌 보면 맞는 말이지만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말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되죠. 스마트폰에 빠진 자녀를 보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선택권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스마트폰이 우리 아이들을 조종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보통 자기의 선택권이 사라졌을 때 ‘중독’이라는 말을 꺼냅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 중독이 심하면 부모의 훈육을 비꼬거나 욕설 등 거친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또, 코로나가 한창이던 기간에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과의존 때문에 등교 거부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딱히 스마트폰만의 문제라고 꼬집기는 뭐하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이 가장 의심했던 건, 바로 아이들의 스마트폰이었죠. 특히 코로나 기간 상담 사례 중에는 부모가 스마트폰을 빼앗았다고 아이가 부엌으로 달려가 가위를 집어 들고 스마트폰을 요구해 부모가 충격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부모가 아이를 잘 타일러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후 아이는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아야 했죠. 이처럼 스마트폰이 양면성을 가진 사물이라고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도 꼭 기억해주세요. 

 

부모의 역할을 고민해볼까요.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서 디지털 사회가 부모에게 요구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요. 바로 아이들이 디지털 사물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입니다. 쉽게 말해 부모는 아이들에게 디지털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조력자’ 또는 ‘촉진자’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뜻이죠. 그러려면 먼저 부모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려야 하고 또,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 변화도 중요합니다. 특히,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 속 활동을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많은 부모님이 “자녀의 스마트폰은 폰이 아니다”라는 공식을 외워줬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는 스마트폰으로 잘 통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통화보다 ‘채팅’을 더 좋아하는 텍스트 세대에 가깝고요. 또 아이 중에는 통화 자체를 거부하는 ‘폰 포비아(Phone phobia)’ 현상을 보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폰’이 아니라는 인식은 자녀 안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잘만 사용하면 학습력이 올라가고 놀라운 또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국경을 뛰어넘고 어른이 들락거리는 위험한 공간을 기웃거릴 수도 있으며, 심지어 버튼 한 번으로 사이버도박이나 성 착취물도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해 주세요. 이러한 관심은 스마트폰에 관한 올바른 인식 없이는 힘들 수 있습니다.

 

부모는 무조건 “스마트폰은 나쁜 물건이야.”라고 아이들에게 몰아세워서도 안 됩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고 나쁜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걸 구분해서 교육해주세요. 

 

만일 스마트폰의 양면성을 교육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스마트폰 자체를 혐오할 수 있어 아이의 일상과 진로를 방해해 심리적인 불안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의 균형을 심어주는 건 부모의 중요한 덕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정리해보죠. 부모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교육할 때 인식해야 할 건, 스마트폰의 양면성을 이해하고, 자녀가 스스로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갖게 만들자. 또, 스마트폰은 폰이 아니라는 인식을 지니고 아이의 스마트폰 활동에 민감해지자. 이 두 가지의 원칙은 결국, 스마트폰 공간에서 자녀의 안전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오늘부터 자녀의 스마트폰은 ‘폰’이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해주세요.


 

출처 :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