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과 면접은 그 목적이 취업이냐 연애냐에 따라 다를 뿐 모두 사람이 사람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듣고, 다시 질문을 하면서 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소개팅이 그러하듯, 면접도 면접 전 평가자와 지원자 모두에게 많은 시간적 부담을 주게 된다. 평가자는 지원자의 스펙을 서류로만 확인해서 합격인지 불합격인지를 정해야 하고, 그 뒤에 대면 면접을 진행할 것인지, 대면 면접에서 어떤 항목을 추가로 검증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채용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을 1명 채용하는데 시간은 768시간, 비용은 1272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한 휴먼 리소스를 줄이기 위해 최근 많은 기업이 프리즘과 몬스터같은 AI기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시간의 구애, 현업 리더들(평가자들)의 부담 없이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각광받고 있다.
AI 면접 서비스를 출시한 뒤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AI 면접을 잘 볼 수 있냐”는 질문이다.
AI 면접에서 고득점을 받는 어떤 비법(祕法)이 있어 이를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나, AI 면접과 일반 면접의 차이점을 이해한다면 AI 면접에 좀 더 잘 응시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일반 면접에서는 아무래도 사람 대 사람이다 보니 첫인상이 강하게 작용하고 용모, 태도, 자세가 강한 요인으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비해 AI 면접은 대화 내용에 집중하는 편이다. 사람 면접관은 짧게 답변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AI 면접관은 요약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충분한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
AI 면접관은 프로그램에 의해 구조적으로 설계된 질문을 던진다. 각 질문은 미리 설계된 ‘의도’에 의해 생성된 것이므로,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 면접관의 경우, 의도에서 벗어난 답변을 하더라도 여유 있게 알아서 잘 해석해 주는 경우도 있으나, AI 면접관은 이 부분에서 깐깐한 모습을 보인다.
AI 면접관은 답변한 내용에서 ‘응시자가 직접 수행한 본인의 경험인지’를 기본으로 따진다. 단순히 이러저러하게 생각한다거나, 이래야 한다는 주장이나, 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등은 낮은 가중치가 부여되고, 본인이 수행한 ‘행동’ 과 그 행동에 따른 ‘결과’가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높은 점수를 받는다.
간혹 AI 질문의 의도가 ‘압박'인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정답을 추구하지 말고 본인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말하면 된다. 정답이 없는 질문 유형인데, 억지로 좋게 말하려다가 답변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리하자면 AI 면접이 점차 보편화되는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다. AI 면접은 정해진 틀 안에서 공정하고 일관된 평가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원자는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AI 면접의 특징과 구조를 파악하고 준비한다면, 그 안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