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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린이 안전을 위한 어른들의 약속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하늘이 어찌 이다지도 인자하지 못 하시는고,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마땅한데,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이런 어긋난 일이 어디 있을 것이냐.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하룻밤 지내기가 1년 같구나”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자식을 잃어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은 충무공에게도 여느 아버지와 다를 바 없이 찾아온다. 우리나라는 매년 2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안전사고로 생명을 잃는다. 그만큼의 슬픔이 부모님들의 가슴에 쌓인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5년 한해 14세 이하의 아동·어린이 안전사고 사망자 수는 225명이다. 우리나라 어린이 10만 명당 3.1명이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영국(2.0명), 덴마크(1.9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에 비하여 1.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다른 선진국만큼 어린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어린이 안전사고 사망자는 교통사고, 익사, 추락, 화재 순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에 의해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무려 103명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늘 걱정이 앞선다. 학교로, 유치원으로, 학원으로 자녀들을 보내면서 “차 조심해라” 신신당부하는 것은 모든 부모님들의 습관이 된 지 오래이다.

국민안전처도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학교 주변 안전 위해요인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 및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 행자부, 경찰청, 식약처, 자치단체가 참여한다. 전국의 초등학교 6,001개소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유해업소, 식품안전, 불법광고물 같은 안전 관리가 취약한 4개 분야에 대해 집중 점검·단속을 한다. 아울러 녹색어머니회 등 민간단체와 합동 캠페인을 전개하여 어린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어린이 통학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6년 8월 ‘어린이보호구역 정비 표준모델’을 마련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교통안전시설 정비를 권장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학교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약속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 초등학교 주변 같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는 30km/h 이하로 서행한다. 교통사고 발생시 차량 속도가 30km/h 이하면 치사율이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한다. 어린이들의 통행이 집중되는 통학로 주변에서는 철저히 주의를 기울여 서행하여야 불의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둘, 학교 주변 불법 주정차는 절대로 금지한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불법 주정차가 얼마나 위험한지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은 운전자와 어린이의 시야를 가려서 사고 위험성을 보다 가중시킨다. 우리가 무심코 주차한 차량 때문에 어린이들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셋, 학교 주변 유해환경, 위험시설 등을 발견하면 적극 신고한다. 학교 주변의 불법 유해업소나 부정·불량식품 판매 행위 등을 발견할 경우 안전신문고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신고하여 우리 아이들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자.

어린이 안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먼저, 어른들이 지켜야할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나가면서 어린이에 대한 안전교육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부터 학교 주변 안전을 위한 세 가지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2017.04.03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