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에 곽이브, 이은실, 차지량 선정출품작전 2월 15일까지 송은아트스페이스 제19회 송은미술대상 대상에 권혜원(미디어)이 선정됐다. 나머지 최종 후보자 곽이브(설치), 이은실(한국화), 차지량(미디어)은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들 작가 4인의 작품이 2월 15일까지 서울 압구정로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된다. 권혜원은 특정 장소가 내재하는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서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영상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신작 영상 <유령과 괴물들의 풍경>(2019)과 다채널 영상과 다양한 반사재질의 재료를 포함한 영상설치 <다정하게, 더 다정하게>(2019) 두 점을 내걸었다. <유령과 괴물들의 풍경>은 동굴을 형성한 뜨거운 용암처럼 아주 오래된 존재들로부터, 공항 건설을 위해 거짓 탐사보고서를 내는 학자들까지 지하 용암 동굴에 얽혀 있는 존재들이 출몰하는 풍경을 다룬다. 미래 공항의 아스팔트와 지상에서 내려온 나무 뿌리, 곰팡이, 라스코 동굴의 사슴 벽화, 학살을 피해 동굴로 숨어든 과거의 사람들, 박쥐와 용암과 기화하는 수증기들은 서로 얽히고설켜서 시간과 존재의 경계를 넘어선 동굴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곽이브는
[사진작가 이정진]대자연과 교감 통한 명상적 사진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식 결합한 대작 첫선PKM갤러리 개인전 ‘VOICE’, 3월 5일까지 “삼각대도 필요 없어요. 자연은 도망가지 않거든요. 느낌이 오는 순간 직관적으로 신속하게 셔터를 누를 뿐이에요. 그리고는 인화하기 전까지 촬영한 사진은 보지도 않죠. 그저 현장에서 자연과의 조우, 그리고 공명 상태에서 셔터를 누르는 행위에 의미가 있는 거니까요.” 이정진(58)은 한지 아날로그 작업 방식으로 사진예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한지에 붓으로 감광유제를 바르고 그 위에 직접 인화하는 수공예적 방식을 통해 고유의 질감과 물성을 살리고 재료와 매체의 실험을 지속하며 독특한 시각 언어를 구축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아날로그 수제 프린트 방식을 고집해오다 최근에는 디지털 방식으로 접목해 표현 기법을 확장했다. 이는 찍힌 대상을 읽게 하기보단 보이는 이미지와 프린트 질감의 조화를 주며 보는 이가 온몸으로 작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끈다. “생명이 육신을 잊고 존재하듯이, 사진 또한 질감, 흑백, 농담이 어우러져 정신과 몸이 하나가 된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프린트하는 데 공을 쏟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는 아날
사비나미술관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展이세현, 함명수, 이명호 등 작가 21인 ‘영감의 순간’ “내가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그 생각은 곧 또 다른 형태의 사물로 변화한다.”(파블로 피카소) 창작의 계기가 된 최초의 발견은 뜻밖의 선물처럼 찾아오곤 한다. 이러한 우연적 발견을 창조적 결과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로 피카소의 <황소 머리>를 꼽을 수 있다. 피카소는 자신의 아파트 주변에서 주워 모은 폐품들을 분류하다가 가죽이 늘어지고 스프링이 없는 자전거 안장과 알파벳 M자 형태의 운전대 손잡이를 우연히 발견하는데, 이에 영감을 받아 안장은 황소머리, 운전대 손잡이는 황소 뿔로 탈바꿈한 신개념 조각품을 만들어낸 것. 누구나 무심코 보고 지나칠 수 있었던 폐자전거의 자전거 안장과 운전대 손잡이인데도 오직 피카소의 예리한 눈만이 뿔이 달린 황소머리를 볼 수 있었던 것. 피카소는 우연한 발견이 위대한 창조로 이어지는 창작방식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이다. 이처럼 최초의 발견은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발견의 의미는 무엇인지, 뜻밖의 발견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돼 예술품으로 완성됐는지 그 해답을 찾는 장이 마련됐다. 사비나미술관은 신년기획전 ‘뜻밖의 발견,
[팀 파르치코브]정보 과잉의 시대… 과부하 걸린 현대인 풍자국내 첫 개인전 ‘버닝 뉴스’, 2월 2일까지 공근혜갤러리 남자는 활활 타오르는 화염에 휩싸인 신문을 펼쳐 들곤 발자국 하나 없는 새하얀 눈밭에 서 있다. 불꽃이 남자의 얼굴과 손을 뒤덮을 것처럼 거세게 타오른다. 러시아 작가 팀 파르치코브(Tim Parchikov·37)는 사진 연작 <불타는 뉴스(Burning News)>를 통해 과도하게 많은 뉴스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오늘날 오히려 생각은 얼어붙어버린 현대인과 사회를 꼬집는다. 화면에 나타난 그대로 ‘불타는 뉴스’라는 은유적인 작품 타이틀은 1900년 레닌이 창간한 마르크스주의 신문 ‘이스크라(Iskra, 불꽃)’에서 착안했다. “과도한 뉴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자극의 과잉으로 흥분 대신 오히려 그 앞에서 무감각해지는 마취효과를 겪게 된다.” 요즘의 불타는 뉴스들의 자극적인 강렬함과 선정성은 뉴스의 전사(前史)를 불태우고 전멸시킬 정도로 극해지고 있다. 눈 내리는 겨울의 하얀 풍경과 대조돼 사진 속 인물은 얼굴을 향에 다가오는 불꽃이 그들의 손을 찌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불타는 신문을 움켜잡고 있다. 작가는 해당 작품으
‘언어 예술가’ 게리 힐아시아 최대 규모 개인전 ‘찰나의 흔적’영상과 텍스트 활용한 설치 작품 선봬1980년대부터 2019년 최신작까지 작업 일대기 총망라2020년 3월 8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언어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며,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영역을 벗어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언어는 열린 결말인 셈이다. 그러니 언어에 얽매이지 말고 내 작품에서 그저 원초적이고 직접적인 느낌을 받아 가길 바란다.” 인간을 규정하는 핵심요소인 언어와 신체 그리고 인간이 바라보는 이미지와 인간이 속해있는 공간의 형태 등을 주제로 다양한 매체 실험을 지속해온 게리 힐(Gary Hill·68), 그는 ‘언어 예술가’다. 그의 작품에서 이미지와 언어 그리고 소리는 시간에 따라 결합, 분리, 소멸과 탄생을 반복하는 양상을 띤다. 작품 안에서 이미지와 언어가 미끄러지는 찰나에 다른 이미지와 언어가 짝을 이루며 그 뒤를 잇는데, 그 찰나에 소멸된 이미지와 언어는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 어떤 장소나 가상의 공간을 점유하며 새로운 의미와 결합하고 확장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게리 힐을 장르로 구분한다면 단순히 ‘비디오 아티스트’가 아닌,
[임흥순]미술과 영화 경계 해체, 확장하는 작업에 몰두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로 닮은 아픔에 주목‘좋은 빛, 좋은 공기’ 비롯해 신작 선봬첫 상업 갤러리 개인전 ‘고스트 가이드’展 1월 23일까지 광주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위치도 흘러가는 시간도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 비슷한 일을 겪은 두 도시다. “이들 도시명의 뜻을 아시나요? 광주는 빛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좋은 공기라는 뜻이죠. 그러나 두 도시는 이름과는 달리 어둡고 숨도 못 쉴 정도의 괴로운 시기를 겪지 않았던가요.” 미술가이자 한국 최초 베네치아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영화감독인 임흥순(50)은 3년 전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면서 1970~1980년대 군사정권에 의해 학살, 고문, 실종 등이 발생한 이른바 ‘더러운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고 비슷한 시기 발생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떠올렸다. 사건이 발생한 지 4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시간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참혹한 학살은 생생하게 기억된다. 그들은 사회 속에서 유령 같은 존재로 남아 주변부를 맴돈다. 임흥순은 범람하는 기억 속 유령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청해 들었다. 2018 카네기 인터내
TV CHOSUN <이웃집화가2>작가가 직접 설명해주는 그림 그리는 법부터 작품 감상법까지동시간대 시청률 1위… 내재된 미술에 대한 니즈 가시화된 사례土 밤9시30분·TV CHOSUN2, 火 새벽1시40분·TV CHOSUN 방송중 “참 쉽죠?” 캔버스에다가 수려한 자연 풍경을 뚝딱 그려내고선 ‘밥 아저씨’는 저리 말하곤 했다. 그의 말마따나 그림은 어려운 게 아닌데, 우리는 미술 앞에서 한없이 움츠려들곤 한다. TV CHOSUN <이웃집화가2>는 쉬 다가가기 어려웠던 미술과 작품을 즐기는 방법을 화가가 직접 설명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작품 안에 숨은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작업세계를 들여다보고 미술을 쉽게 풀어내어 TV CHOSUN 기준 새벽 시간대에 방송됨에도 시청률이 0.5% 이상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첫 화는 전(全) 방송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삶의 질을 중시여기는 풍토가 짙어지며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시대에 현대인에 내재된 미술에 대한 니즈와 관심이 가시화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박수남PD는 “어렵고 머나먼 미술이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미술의
[피에르 마리 브리쏭]조선일보미술관 기획전 ‘2019 Art Chosun on Stage Ⅴ’<클라우트: 에덴동산으로의 귀환> 15일까지 “식물들이 지닌 이타성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투영돼 지구, 동식물,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세상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조선일보미술관 기획 ‘2019 Art Chosun on Stage Ⅴ’ 피에르 마리 브리쏭(Pierre Marie Brisson) 개인전 <클라우트(CLOUT): 에덴동산으로의 귀환>이 5일 개막했다. 에덴동산은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완전한 생명의 근원으로서, 환경 보존에 많은 관심을 두고 이를 소재로 적극 활용해온 브리쏭에게 정신적 세계의 근간이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오늘날, 순수한 자연환경을 의미하는 에덴동산으로 회귀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이번 전시에 자연에 대한 예술적 영감의 영향력을 표현한 작가의 대표 연작 ‘클라우트‘ 38점을 내걸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질 바스티아넬리 큐레이터는 “한국은 시차로 프랑스를 앞서는데, 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나라다. 한국과 예술적 교류를 하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사)희망의망고나무(
[김택상]살아 숨 쉬듯 일렁이는 물빛 구현수년 걸친 제작 기간, 물에 담가 색상 층위 쌓으며 시간성 입혀서울서 16년 만에 개인전 ‘색과 빛 사이에서’내년 1월 10일까지 서울 창성동 리안갤러리< Breathing Light-Young Azalea(여린진달래숨빛) > 214x210cm Water, Acrylic on Canvas 2014~2019 /리안갤러리< Breathing Light-Violet Emerald > 132x123cm Water, Acrylic on Canvas 2018~2019 /윤다함 기자 전시장 벽에 걸린 천이 발광(發光)한다. 무슨 조명이라도 비춰서 그런 것인가 싶어 다가가 보지만 조작은 없다. 그림은 살아 숨 쉬는 듯 여전히 화면에서 스스로 빛을 내뿜는다. 김택상(61) 청주대 비주얼아트학과 교수의 작업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시차(時差)다. 물에 잠기는 표면의 면적과 침전되는 시간을 조절하면서 건조하고 색상 층위를 겹겹이 쌓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그 사이사이에는 기다림이 존재한다. 끝없는 기다림의 과정을 통해 색이 서서히 익어가게끔 내버려 둘 줄 알아야 장(醬)맛과도 같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빛깔을 구현
[이경미]뒤러 ‘묵시록’ 오마주한 신작… 다층적 이미지 콜라주 구성개인전 ‘Then & Now’, 12월 15일까지 < The Opening of the Seventh Seal and the Eagle Crying 'Woe' > 156x121x10cm Oil on Canvas and Constructed Birch Panel 2016~2019 /이경미 “작업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가는 노동과도 같죠. 그렇게 매일 거듭하다 보면 본질적인 의문이 들어요. 작가란 뭐 하는 사람인가. 회화란 무엇인가.” 이경미(42)의 자문은 수년 전 시작됐다. 전업 작가 15년째에 접어든 지금도 해답을 향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서 어렴풋하게나마 자답하자면 이러하다. “작가는 화면에 시대상을 담는 사람이에요. 이젠 사회현상과 그 가치를 단순히 하나로 정의 내려 이야기하기 어려운 세상이죠. 특히 밀레니얼 세대 시각에선 하나의 가치만을 맹신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특정 사상을 강요하고 주입하기보단 이들의 정보를 편집하는 방식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이 변해도 정보를 편집하고 저장하는 방식은 그대로니까요. 제 그림도 마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