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4(수) 한자&명언 (1163) 蠶 食 *누에 잠(虫-24, 3급) *먹을 식(食-9, 7급) ‘외국 자본의 국내 시장 잠식이 우려되고 있다’의 ‘잠식’은 분석이 불가능하니 먼저 ‘蠶食’이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뜯어보자. 蠶자는 본래 ‘누에’(a silkworm)를 나타내기 위하여 그 꼬물꼬물하는 모양을 그린 것이었는데, 후에 그것을 두 개의 虫으로 대체하고 발음요소를 첨가한 것이 蠶자다. 획수가 너무 많아 번거로워, 蚕(지렁이 전)으로 바꾸어 쓰기도 한다. 食자는 ‘사람 인(人) + 어질 량(良)’의 구조로 보면 안 된다. 원형은 ‘밥’(meal)을 나타내기 위하여 뚜껑이 덮여있는 밥그릇을 본뜬 것이었다. ‘人’은 뚜껑 모양이, ‘良’은 밥이 담긴 그릇 모양이 변화된 것이다. ‘먹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蠶食은 ‘누에[蠶]가 뽕잎을 먹듯이[食] 점차 조금씩 침략하여 먹어 들어감’을 이른다. 그런데 고대광실 호화주택에서 잘 먹고 잘살아도 무엇하지 않으면 짐승같이 될까? 맹자의 답을 들어보자. “배불리 먹고 따스하게 입으며 편안히 살더라도 배우지 않으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 飽食、暖衣、逸居而無敎, 則近於禽獸 - 孟子. ● 글쓴이:
김종일 경기초등학교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이후로 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후 사회는 미래학자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와 같이 디지털화가 사회 곳곳에 퍼져 가속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미래 교육”이라는 낱말로 학교 현장의 변화를 요구하였지만 앨빈 토플러가 2007년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직업을 위해 하루 10시간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는 지적 이후에도 여전히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미래형 교육과정이라고 만든 2015년 개정교육과정은 교실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었다. 이런 중에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을 팬데믹으로 몰고 갔고 대면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한국 교육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비대면 수업은 디지털 활용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활용은 미래 교육의 핵심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기의 사회는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AI, IoT, 로봇기술, 자율주행, 드론,
[에듀인뉴스=황그린 기자] 派 閥 *갈래 파(水-9, 4급) *무리 벌(門-14, 2급) ‘이해관계에 따라 따로따로 갈라진 사람들의 집단’을 일러 ‘파벌’이라 한 까닭을 알자면 ‘派閥’의 속뜻이 힌트가 된다. 두 글자를 하나하나 파헤쳐 보자. 派자의 오른 쪽의 것은 ‘길 영’(永)에서 변화된 것임은 脈(맥)자를 ‘脉’이라고 쓰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강물[水→氵]이 길게[永] 흐르는 중에는 갈래가 있게 마련이었으니, ‘물 갈래’(a branch of a river)가 본래 의미다. 후에 ‘가르다’(divide) ‘내보내다’(send)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閥자는 의미요소인 ‘대문 문’(門)과 발음요소인 伐(칠 벌)로 구성된 글자다. ‘지체 높은 집안’(a lineage family)이 본래 의미인데, 후에 ‘가문’(one’s family) ‘무리’(party) ‘공로’(merits; an exploit) 등으로 확대 사용되기도 하였다. 派閥은 ‘한 파(派)에서 다시 갈라진 무리[閥]’가 속뜻이기에 앞에서 본 그런 뜻으로도 쓰인다. 옛날에도 백성을 하나로 뭉치게 하려고 별의별 수단을 다 썼다. “군사를 동원하여 전쟁을 벌이는 근본은, 백성들을 하나로 뭉치게
사진 조전혁 위원장.[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 삶의 모든 분야를 급속히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발 에듀테크 기술혁신은 교육보다 학습, 티칭보다 코칭으로 교육계의 습속(norma)를 변화시켰다. 학교와 교사가 새로운 습속에 빠르게 동화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삶을 새로 규정하는 가장 파워풀한 변화 ‘제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2016년 포럼에서 최초로 주창한 개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 삶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문명사적인 혁명을 칭한다. 만들어진지 불과 5년에 불과한 이 용어는 어느새 인류의 삶을 새로 규정하는 가장 파워풀한 개념이 됐다. 인류가 경험한 모든 산업혁명은 “기술발달이 촉발한 ‘문명적 전환’의 과정과 결과”를 말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 발달이 만들고 있는 가장 상업적인 분야부터 가장 공적인 분야까지 광범위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고 있다. 변화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이러한
[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購 讀 *살 구(貝-17, 2급) *읽을 독(言-22, 6급) ‘○○일보 구독율이 올랐다’의 ‘구독’은? ➊口讀, ➋句讀, ➌溝瀆, ➍購讀. 답이 ➍번인 줄 알아도 각 글자의 속뜻을 모르면 헛일이다. ‘購讀’이란 두 글자의 속뜻을 풀이해 보자. 購자는 돈을 들여 ‘사들이다’(purchase; buy)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돈 패’(貝)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冓(짤 구)는 발음 요소로 뜻과는 무관하다. 讀자는 ‘(말을) 외우다’(memorize)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후에 ‘읽다’(read)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 요소였음은 牘(편지 독)도 마찬가지다. 문장에 점을 ‘찍다’는 뜻으로 쓰였을 때는 [두]로 읽는다. 購讀은 ‘책이나 신문, 잡지 따위를 구입(購入)하여 읽음[讀]’을 이른다. 책을 구독하다 보면 많은 견문을 넓힐 수 있고 때로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돈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그래서 옛 선현 가로되, “돈을 천만금 쌓아 두는 것이, 책을 읽기만 못하다.” 積財千萬, 無過讀書 - 顔之推 ‘顔氏家訓’·勉學篇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診 斷 *살펴볼 진(言-12, 2급) *끊을 단(斤-18, 4급) ‘의사의 진단을 받다/검사 결과 간암 진단을 받았다’의 ‘진단’이 무슨 뜻인지를 진단하자면 한글로는 안되니, 반드시 ‘診斷’이라 옮겨 쓴 다음에 하나하나... 診자는 환자의 말을 듣고 증세를 ‘살펴보다’(examine)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요소임은 珍(보배 진)과 疹(홍역 진)도 마찬가지다. 斷자는 실로 엮어 놓은 것(왼쪽 요소)에 ‘낫 근’(斤)을 덧붙여 ‘끊다’(cut)는 뜻을 나타냈다. 참고로, ‘실 사’(糸)가 덧붙여 있는 繼(계)자는 ‘잇는다’는 뜻이다. 후에, ‘쪼개다’(split)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診斷(진:단)은 ‘의사가 환자의 병 상태를 살펴보아[診] 판단(判斷)하는 일’을 이른다. 예의범벌을 익히고 실천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으니 미리 잘 알아 두자. 옛말에 이르길, “노인은 예의에 구애받지 않으며, 환자도 예의에 구애받지 않는다." 老不拘禮, 病不拘禮 - ‘儒林外史’.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寄 託 *맡길 기(宀-11, 4급) *맡길 탁(言-10, 2급) ‘그 돈을 기탁한 사람을 아무리 찾아도...’의 ‘기탁’은 한글로는 분석이 불가능하니 ‘寄託’이라 옮겨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쉽고도 재미가 생긴다. 寄자는 ‘집 면’(宀)이 의미요소이고, 奇(기이할 기)는 발음요소이다. ‘맡기다’(deposit)가 본뜻임은, 집은 몸을 맡기는 곳이라는 점에서 보자면 이해가 잘 된다. ‘건네주다’(deliver) ‘부치다’(send) ‘증여하다’(donate)는 뜻으로도 쓰인다. 託자는 ‘맡기다’(entrust; deposit)는 뜻을 위해 고안된 글자다. 무엇을 맡길 때는 당부의 말이 빠질 수 없었을 테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乇(탁)은 발음요소일 따름이다. 후에 ‘당부하다’(ask) ‘붙다’(stick) ‘의뢰하다’(request) ‘핑계를 대다’(make a pretext) 등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寄託은 ‘물건이나 돈을 맡김[寄=託]’을 이르니 동의중복(同義重複) 어휘이다. 살다 보면 부탁을 할 일도, 부탁을 받는 일도 많기 마련이니, 겸해서 이런 말도 알아두면 좋을 듯. “남의 부탁을 받았으면, 남의 일에 열과
[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覇 權 *으뜸 패(襾-19, 2급) *권세 권(木-22, 4급) ‘전국 대회 패권을 차지하였다’의 ‘패권’이 ‘1등을 차지함’을 이르는 까닭을 속속들이 잘 알자면 ‘覇權’의 속뜻을 이해해야 한다. 覇자는 霸(으뜸 패)의 속자이다. 霸는 ‘달 월’(月)이 의미요소이고 그 나머지는 발음요소다. ‘매월 초이틀이나 초사흘에 뜨는 달’을 지칭하는 것이었는데, 후에 여러 제후들이 연맹을 맺을 때 그 최고 ‘우두머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쓰이자 ‘으뜸’(the first)이라는 뜻도 겸하게 됐다. 權자는 본래, 노란 꽃이 피는 ‘黃華木’(황화목)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雚(황새 관)이 발음요소임은 勸(권할 권)도 마찬가지다. 후에 독음이 같았던 ‘저울추’란 뜻의 단어를 적는 데 활용됐고 힘을 저울질하는 ‘권리’(right) ‘권세’(power)란 낱말에도 쓰였다. 覇權(패:권)은 ‘어떤 무리의 으뜸[覇]이 되어 누리는 권세(權勢)’가 속뜻이기에 ‘어떤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함’을 이르기도 한다. ‘예기’에 이런 말이 있다. “싸움판에 앞장서지 않는 것, 이 또한 착함이 아니랴!” 毋爲戎首 不亦善乎 -
정당화될 수 없는 자사고 폐지의 발상 정부는 2019년 11월에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국제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를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 3월에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하고, 이런 내용 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을 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의하면,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는 초기의 자립형사립학교로 지정된 학교의 하나이지만, 자사고에 속하는 학교의 ‘일괄 일반고 전환’의 대상으로서 설립 29년이 되는 해에 본래의 건학이념을 포기하든가, 아니면 학교를 폐쇄하든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민사고는 2007년에 미국의 Wall Street Journal이 선정한 미국 명문대학 진학 우수학교의 세계순위 32위(미국학교 제외 1위)로 평가받은 바 있고, 2012년에는 세계명문고교의 조직인 G-20 High Schools에 회원학교로 가입된 세계적 수준의 명문고등학교로 평가받은 학교이다. 현재의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이래, 이 학교를 포함하여 자사고는 특목고(외고), 국제고와 더불어 자체의 존폐문제를 두고 정부를 상대로 저항과 마찰을 빚어
[에듀인뉴스=인터넷뉴스팀 ] 競 艇 *다툴 경(立-20, 5급) *거룻배 정(舟-13, 2급) ‘경정에 돈을 걸어 도박 놀이를 하다’의 ‘경정’이 뭔 말인지 아리송하면 ‘競艇’이란 두 글자의 속뜻을 모른 탓이다. 속뜻을 알아야 어휘력이 오르고 독해력이 높아진다. 競자의 원형은 ‘겨루다’(compet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머리부분에 辛(죄인을 처벌할 때 목에 끼던 칼의 일종)이 첨가된 두 사람(아마 죄인으로 추정됨)이 목숨을 걸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후에 ‘다투다’(contest; struggle)는 뜻도 따로 글자를 만들지 않고 이것으로 나타냈다. 艇자는 좁고 긴 ‘거룻배’(a lighter; a sampan)를 뜻하는 것이었으니 ‘배 주’(舟)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廷(조정 정)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競艇은 ‘정해진 거리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競技)용 보트[艇]’을 이른다. 약 2,300년 전에 장자(기원전 369?-286?)는 산과 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큰 인물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듯! “산은 낮은 것을 다 포개 놓아서 높게 되었고, 강은 도랑물을 다 받아들여서 넓게 되었다” 丘山積卑而爲高 江河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