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부 교과 영역 반영 비중 높아지며 일반고 합격자 증가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수상 경력과 독서 활동을 비롯해 자율 동아리 활동과 개인 봉사 활동 등을 반영할 수 없도록 변경된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이밖에도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 평가 요소를 ‘학업 역량, 전공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이었던 것을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변경한 것과 학생부종합전형을 서류평가로만 선발하는 서류형과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로 선발하는 면접형으로 구분 선발하는 대학과 수능시험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증가했다는 점도 변화로 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학생부종합전형을 실시하는 모든 대학이 이와 같이 변경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의 경우 자기소개서를 폐지하고 수상 실적과 독서 활동 비교과 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동일하지만,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내용은 2023학년도 수시 모집과 동일하다. 서류평가는 학생부 등 제출된 서류를 기반으로 학업 능력, 자기 주도적 학업 태도,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 지적 호기심 등 창의적 인재로 발전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면접평가는 공동 출제 문항을 활용하여 모집단위별 고등학교 교육과정상의 기본 개념 이해를 토대로 단순 정답이나 단편 지식이 아닌 종합적인 사고력을 평가한다.
이런 2024학년도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변화 속에서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자기소개서를 비롯해 수상 경력, 독서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학생부 비교과 영역이 반영되지 않게 됨에 따라 어느 유형의 고등학교가 유리할까 하는 것이었다. 전국의 모든 대학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정확하게 분석할 수는 없지만, 서울대가 매년 고등학교 유형별 합격자 수를 발표하여 이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살펴볼 수는 있다.
이에 더해 해당 학년도 고등학교 유형별 3학년 학생 수는 ‘교육통계서비스’에 공개돼 있어, 단순하지만 고3 재학생 수 대비 고등학교 유형별 서울대 합격률도 파악할 수 있다(단, 재수생 등 졸업생 수에 따라 변동 가능함). 아울러 한 가지 더 추가하면 ‘교육통계서비스’에서는 특수목적 고등학교인 과학고·영재고·외국어고·국제고·예술/체육고를 구분하지 않고 특목고로만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유형별 3학년 재학생 수 대비 서울대 합격률은 일반고, 자공고, 자사고, 특목고, 특성화고로 분류해 살펴봤다.
또한, 서울대가 수시 모집에서 선발하는 전형 가운데 고등학교별 추천 인원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지역균형 전형과 사회통합으로 선발하는 기회균형 전형의 경우 일반고 합격자 수가 80% 이상이어서 일반 전형 위주로만 살펴봤다.
먼저, 서울대 2023학년도와 2024학년도 수시 모집 일반 전형의 고등학교 유형별 합격자 현황을 보면, 자기소개서 등을 반영했던 2023학년도에는 일반고가 362명으로 전체 일반 전형 합격자(1412명)의 25.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영재고 298명(21.1%) ▲자사고 251명(17.8%) ▲외국어고 196명(13.9%) ▲과학고 117명(8.3%) ▲예술/체육고 93명(6.6%) ▲국제고 55명(3.9%) ▲자공고 27명(1.9%) ▲검정고시 8명(0.6%) ▲외국 고교 4명(0.4%) ▲특성화고 1명(0.1%) 순이었다.
자기소개서 등을 폐지한 2024학년도에도 일반고가 419명으로 전체 일반 전형 합격자(1501명)의 27.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재고 329명(21.9%) ▲자사고 226명(15.1%) ▲외국어고 193명(12.9%) ▲과학고 141명(9.4%) ▲예술/체육고 94명(6.3%) ▲국제고 61명(4.1%) ▲자공고 30명(2.0%) ▲검정고시 4명(0.3%) ▲외국 고교 4명(0.3%) 순이었으며, 특성화고에서는 합격자가 없었다.
이와 같은 고등학교 유형별 합격률로 볼 때 일반고·자공고·과학고·영재고·국제고는 2023학년도보다 합격률이 높아졌지만, 자사고·외국어고·특성화고검정고시는 낮아진 셈이 된다. 이 중 눈여겨봐야 할 고등학교는 일반고·자사고로 일반고는 2023학년도 대비 2.3%포인트 증가한 반면, 자사고는 2.7%포인트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일반고 합격률은 증가하고, 자사고 합격률이 감소한 것은 서울대가 서류평가에서 학생부 교과 영역을 좀 더 높게 반영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는 고등학교 유형별 3학년 재학생 수 대비 합격률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반고의 경우 2023학년도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 일반 전형에서는 전체 일반고 3학년 재학생 수 324,829명(2022년 기준) 가운데 362명이 합격해 0.11%의 합격률을 보였던 것이 2024학년도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3학년 재학생 수 301,348명(2023년 기준) 가운데 419명이 합격해 0.14%의 합격률을 보였다. 합격률이 0.0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비해 자사고는 2023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전체 자사고 3학년 재학생 수 10,268명(2022년 기준) 가운데 251명이 합격해 2.44%의 합격률을 보였던 것이 2024학년도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고3 재학생 수 9,581명(2023년 기준) 가운데 226명이 합격해 2.36%의 합격률을 보였다. 합격률이 0.08%포인트 감소했다.
여타 고등학교 유형별 합격자 현황은 아래 도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서울대 2025학년도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어느 유형의 고등학교에서 합격률이 높아질까?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대학입시는 어느 정도 누적을 따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반고·과학고·영재고는 다소 증가하고, 자사고·외국어고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서울대 전체 합격자로도 알 수 있다.
- 당해 연도 고3 재학생 대비 합격률 자사고→특목고→자공고→일반고→특성화고 순
2023학년도 수시·정시 전체 합격자를 고등학교 유형별로 보면, 일반고가 1723명으로 전체 합격자(3,470명)의 4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사고 617명(17.8%) ▲영재고 339명(9.8%) ▲외국어고 240명(6.9%) ▲예술/체육고 189명(5.4%) ▲과학고 137명(3.9%) ▲자공고 106명(3.1%) ▲국제고 68명(2.0%) ▲검정고시 30명(0.9%) ▲특성화고 15명(0.4%) ▲외국 고교 6명(0.1%) 순이었다.
2024학년도에도 일반고가 1,967명으로 전체 합격자(3,726명)의 52.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사고 558명(15.0%) ▲영재고 369명(9.9%) ▲외국어고 255명(6.8% ▲예술/체육고 188명(5.0%) ▲과학고 165명(4.4%) ▲자공고 100명(2.7%) ▲국제고 73명(2.0%) ▲검정고시 36명(1.0%) ▲특성화고 10명(0.3%) ▲외국 고교 5명(0.1%) 순이었다.
한편, 당해 연도 고등학교 유형별 3학년 재학생 수(교육통계서비스 공시 기준) 대비로 서울대 전체 합격률을 보면, 2023학년도의 경우 자사고가 617명이 합격하해 고3 재학생(10,268명) 대비 6.01%로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이어 특목고가 973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20,424명) 대비 4.76%, 자공고가 106명 합격해 고3 재학생(8,563명) 대비 1.24%, 일반고가 1,723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324,829명) 대비 0.53%, 특성화고가 15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63,610명) 대비 0.02%의 합격률을 보였다.
2024학년도의 경우도 자사고가 558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9,581명) 대비 5.82%로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이어 특목고가 1,050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19,299명) 대비 5.44%, 자공고가 100명 합격해 고3 재학생(5,824명) 대비 1.72%, 일반고가 1,967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301,348명) 대비 0.65%, 특성화고가 10명이 합격해 고3 재학생(55,489명) 대비 0.02%의 합격률을 보였다.
앞으로도 일반고 출신자의 서울대 합격률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 모집에서 자기소개서 폐지 등으로 학생부 교과 영역 반영 비율이 확대되고, 정시 모집을 40% 이상으로 선발하면서 재수·반수 등으로 서울대에 재도전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