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王 后 *임금 왕(玉-4, 8급) *왕비 후(口-6, 2급) ‘왕후 민씨의 언변은 왕후답게 엄숙하고 여걸답게 능숙했다’의 ‘왕후’를 속속들이 잘 알자면 ‘王后’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분석해 봐야 한다. 王자는 ‘왕’(king)을 나타내기 위해 고안된 글자로, 고대 자형은 두 가지로 나뉜다. 도끼 모양의 병기 모습을 그린 것과, 땅[一] 위에 서있는 사람[大]의 꼭대기[一]를 가리키는 것이 그것이다. 하나는 왕권의 상징물에, 다른 하나는 왕의 지위에 착안하여 글자를 만든 것이었다. 后자의 원형은 여자가 아이를 낳는 모양을 본뜬 것으로 ‘(아이를) 낳다’가 본뜻이었는데, 후에 왕자를 생산하는 ‘왕비’(Queen)를 가리키는 것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모양이 많이 바뀌어 원래 모습하고는 너무나 멀어졌다. 王后는 ‘임금[王]의 아내[后]’, 즉 ‘왕비’를 이른다. 왕 노릇을 잘 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비결이 뭘까? 한 나라 때 역사책에 전하는 답은 이랬다. “왕 노릇 하려는 자는 백성을 하늘로 여겨야 한다.” 王者以民爲天 - ‘漢書’.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첨언] 한자어 속뜻을 알자면 한자 지식은 필수다.
[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魔 術 *마귀 마(鬼-21, 2급) *꾀 술(行-11, 6급) ‘상자 안에 강아지를 넣고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부렸다.’의 ‘마술’이 무슨 뜻인지를 한글로는 찾아낼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한자의 힘을 빌어야 한다. ‘魔術’이란? 魔자는 수행을 방해하는 나쁜 귀신을 일컫는 범어 ‘魔羅’(마라, mārɑ)를 약칭하는 글자였다. ‘귀신 귀’(鬼)는 의미요소이고, 麻(삼 마)는 발음요소다. 두 구성 요소의 음([마]+[귀])을 한글로 적으면 뜻이 되는, 즉 ‘마귀’(a devil; a demon)가 되는 희한한 예다. 아마 이것밖에 없을 듯! 術자는 ‘네거리’를 뜻하는 行(행)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朮(차조 출)이 발음요소임은 述(지을 술)도 마찬가지다. 원래는 ‘(도읍지의) 한 길’(a main street)이란 뜻이었는데, 후에 ‘기술’(skill) ‘예술’(art) ‘꾀/재주’(ability)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魔術은 ‘마력(魔力)으로써 하는 불가사의한 술법(術法)’을 이른다. ‘말을 타고 부리는 온갖 재주나 기술’은 ‘馬術’이라 쓴다. 이렇듯 한자어는 쉽게 분석할 수 있기에 재미있고 쉽다. 한자어는 어렵다는 편견이 학교 교육
[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白 鷗 *흰 백(白-5, 8급) *갈매기 구(鳥-22, 3급) ‘갈매기’를 일러 왜 ‘갈매기’라고 하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갈매기를 일러 ‘백구’라고도 하는 까닭은 ‘白鷗’를 풀이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한자가 어렵지만 이런 위력이 있다. 白자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는데, 엄지손톱 모양을 본뜬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우두머리’(boss) ‘맏이’(the eldest)가 본뜻이었다. 그런데 ‘하얗다’(white)는 낱말의 발음이 이것과 똑같아 그 뜻으로도 빌려 쓰이는 예가 잦아지자, ‘맏이’란 뜻을 위해서는 伯(맏 백)자를 추가로 만들어냈다. 鷗자는 바다에 사는 대표적인 새, 즉 ‘갈매기’(a sea gull)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새 조’(鳥)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區(지경 구)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白鷗는 ‘흰[白] 갈매기[鷗]’가 속뜻인데, ‘갈매기’를 통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너무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 옛 선현의 말씀을 들어보자. “붉은 칠에는 무늬를 새기지 않고, 백옥에는 조각을 하지 않는다.” 丹漆不紋, 白玉不雕 - ‘孔子家語’.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첨언] 한자를
[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聖 餐 *성스러울 성(耳-13, 4급) *밥 찬(食-16, 2급) “예수와 제자들의 최후 만찬을 성찬이라고 하지만 성찬은 아니었다.”에 ‘성찬’이 두 번 나온다. 한글만 아는 사람들은 그 의미 차이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먼저 ‘聖餐’에 관하여 공부해 보자. 聖자는 갑골문에서는 서 있는 사람[人]의 상단에 귀[耳․이] 모양이 첨가되어있는 형체(口자가 첨가된 것도 있음)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귀’가 매우 강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스럽다’(divine) ‘현명하다’(wise)는 뜻으로 쓰인다. 餐자는 음식물을 ‘삼키다’(swallow; gulp)가 본뜻이니 ‘먹을 식’(食)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가 발음요소임은 粲(정미 찬)도 마찬가지다. 후에 ‘음식’(food; refreshments) ‘샛밥’(between-meals refreshments)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聖餐(성:찬)은 ‘성(聖)스럽게 차려진 최후의 만찬(晩餐)’을 이런다. ‘푸짐하게 잘 차린 음식’도 ‘성찬’이라 하는 데 이것은 ‘盛饌’(성할 성, 반찬 찬)이라 쓴다. 아무튼, 식사 자리에 앉을 때마다 꼭 염두에 둘 명언이 있다. 조조의 아
[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預 金 *맡길 예(頁-13, 2급) *돈 금(金-8, 8급) 경제가 걱정이다. 차기에는 국민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경제 발전의 기초가 되는 ‘은행 예금’의 ‘예금’에 대해 풀이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오늘은 ‘預金’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자. 預자는 머리가 ‘편하다’(comfortabl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으니 ‘머리 혈’(頁)이 의미요소다. ‘줄 여’(予)는 발음요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참고 豫 미리 예). ‘맡기다’(entrust; deposit)는 뜻으로도 쓰인다. 金자의 원형은 쇠를 만드는 거푸집 모양을 본뜬 것이란 설이 있다. 이 글자는 ‘금속의 통칭’(쇠, metal) → ‘황금’(gold) → ‘돈’(돈)이라는 의미 확대 적용과정을 거쳤다. 사람의 성씨로 쓰일 때에는 [김], 지명으로 쓰일 때에는 [김] 또는 [금]으로 읽는다(예, 金泉-김천, 金陵-금릉). 預金(예:금)은 ‘일정한 계약에 의하여 은행, 우체국 따위에 돈[金]을 맡기는[預] 일’ 또는 그 돈을 이른다. 경제도 결국은 인재 문제일 수도. 옛 선현 왈, “황금 천냥을 아낄 것이 무어냐, 한 사람의 인재를
[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解 雇 *풀 해(角-13, 4급) *품팔 고(隹-12, 2급) ‘고용주가 고용 계약을 해제하여 피고용인을 내보냄’을 일러 ‘해고’라 하는 까닭은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 쓴 ‘解雇’에 두 가지 힌트가 있으니 하나하나 차근차근 야금야금... 解자가 갑골문에서는 소[牛]의 뿔[角]을 두 손[又]으로 잡고 있는 모양이었는데, 그로부터 약 1000년 후인 전서 서체에 이르러서는 又가 ‘칼 도’(刀)로 교체되어 소의 뿔을 칼로 해체하는 의미가 더욱 여실히 나타나게 됐다. ‘가르다’(separate)가 본뜻인데, ‘풀다’(untie)는 뜻으로도 쓰인다. 雇자가 본래는 ‘새’(a bird)의 일종을 이름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었으니 ‘새 추’(隹)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戶(지게 호)는 발음요소 역할을 위하여 첨가된 것이다. 후에 ‘품을 팔다’(work for wages)는 뜻으로도 활용되었다. 解雇(해:고)는 ‘고용(雇用) 계약을 해지(解止)함’이 속뜻이다. 중국 속담에도 기막히게 좋은 명언명구가 많다. 오늘은 큰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았다. “큰일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작은 지출을 아끼지 아니한다.” 成大事者,
[에듀인뉴스=황그린 기자] 鋪 裝 *펼 포(金-15, 2급) *꾸밀 장(衣-13, 4급) ‘도로 포장’과 ‘상품 포장’의 ‘포장’이 각각 다른 말임을 알자면 한자 지식이 없이는 곤란하다. 먼저 ‘鋪裝’이란? 鋪자가 본래는 쇠붙이로 만든 ‘문고리’(a door ring)를 뜻하는 것이었기에 ‘쇠 금’(金)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甫(클 보)가 발음요소로 쓰인 것임은 浦(개 포)도 마찬가지다. 후에 문을 열고 ‘늘어놓다’(set) ‘가게’(store)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裝자는 옷을 차려 ‘입는다’(dress up)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옷 의’(衣)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壯(씩씩할 장)은 발음요소다. 후에 ‘차리다’(equip oneself for) ‘꾸미다’(decorate; make up)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鋪裝은 ‘길바닥에 아스팔트 따위를 깔아[鋪] 단단히 다져 꾸미는[裝] 일’을 이른다. 包裝이라 쓰면 ‘물건을 싸거나[包] 꾸림[裝]’을 뜻한다. 아무튼 모든 것은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보조개가 볼에 있으면 아름답지만, 이마에 있으면 보기 흉측하다.” 靨鋪在頰則好, 在顙則醜 - 淮南子. *靨:보조개 엽, 顙:이마 상.̀ ● 글
임병욱 중원대인재선발 단장. 전인창고 교장[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동무가 범칭이던 북한에서 남편을 오빠로 부르는 게 유행이란다. 남친이란 단어도 젊은 세대에게는 유행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단어는 모두 금지어이다. 단속에 걸리면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행정본부에서 지난 2월 학생부 기재금지어 사용설명서가 나왔다. 지상 보도에 의하면 ‘참여’ ‘도서’ ‘발표’ ‘나이지리아’ ‘천문학자’ ‘천체물리학자’ ‘국제’ ‘타국’ ‘병원’ ‘영화감독’ ‘가상현실전문가’ ‘간병인’ 등 2만 5,459개 단어가 나이스상 금지어로 선정되었다. 도서 출간 사실을 기록 금지한다고 ‘도서’를 금지어로, 봉사활동 등 해외활동 실적 금지한다고 ‘나이지리아’를 금지어로 한다면 참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2만 5,459개 금지어. 더구나 금지어 목록은 비공개이다. 금지어의 문제는 무엇인가? 금지어는 인간의 표현의 자유 도구인 언어를 제약함으로써 사고와 표현을 강제하는 행위로 인간 기본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다. 학교 영어말하기대회에 출전은 하지 않았지만 사회를 멋지게 본 토종학생의 학생부에 이 대회에서 사회를 보았다고 쓸 수가 없다. 교내체육대회는 학교 축제다.
[에듀인뉴스=황그린 기자] 閨 中 *안방 규(門-14, 3급) *가운데 중(丨-4, 8급) 한자를 잘 알면 공부가 ‘식은 죽먹기’다. ‘규중칠우쟁론기’란 말이 대단히 어려운 까닭은 한자어 속뜻인지 능력 지수 즉 HQ가 낮기 때문이다. 먼저 ‘규중’에 대해 알아보자. 閨자가 본래는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난 모양의 ‘방 문’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문 문’(門)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圭(홀 규)는 발음요소다. 집의 안주인이 거처하는 방의 문을 그렇게 꾸몄던 것에서 유래되어 ‘안방’(the women’s living room)이나 ‘부녀자’(women)와 관련된 의미로 애용된다. 中자는 부락이나 군부대 등의 한복판에 꽂아둔 깃발 모양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사이’(between) ‘가운데’(middle) ‘한복판’(center) ‘안’(inside) 등의 의미를 그것으로 나타냈다. 閨中은 ‘부녀자의 방[閨] 안[中]’을 이른다. 참고로 ‘閨中七友爭論記’는 ‘안방[閨中] 마님의 일곱[七] 벗[友]인 바늘, 자, 가위, 인두, 다리미, 실, 골무가 서로 다투는[爭論]것을 다룬 풍자 수필[記]’을 말한다. 한자어는 각 글자의 속뜻을 알면 이렇듯 술술 잘 풀린다. 그
[에듀인뉴스= 황윤서 기자] 모든 행위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eudaimonia)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은 개인으로 하여금, 이성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파하였다. 결국, 교육은 인간에게 행복을 갖게 하는 기술이며, 교육을 통해 모든 인간이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될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육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정한 고민보다는 정치사회적 변동이나 시대적 조류에 따라 교육제도나 시스템을 거침없이 구축해 왔다. 그 결과, 학교는 아직까지도 수직적, 일방적 교육체제의 틀에서 중앙교육행정과 지방교육행정의 교육정책 및 시책에 따라 순응만 하면서 교육 본래의 기능을 상당 부분 상실한 측면이 있다. 교육 정치화의 현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교육전문가 집단인 현장교원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권 및 중앙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각종 교육정책이 남발되었고, 일방적 정책시행과정에서 교육적 갈등과 문제가 나타났으며, 교육의 정체성은 상실되었다. 심지어, 교육정책 성공의 지름길이 오직, ‘교원들과 직결되어 있다’는 식의 허약한 논리들을 앞세워 교원들을 개혁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