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교육방송(EBS)이 생겨나던 초창기에 있었던 일이다. ‘교육방송’을 어떤 악센트로 발음하느냐에 따라, 교육방송에 대한 인식의 결이 묻어났다. ‘교육’에 강세를 두어 ‘교육방송’으로 발음하면, 교육방송(EBS)이 교육기관임을 강조하려는 인식이 있었다. ‘방송’에 강세를 두고 ‘교육방송’으로 발음하면, 교육방송(EBS)이 방송사임을 강조하려는 인식이 있었다. 구성원 중 교육연구원들은 대개 ‘교육방송’으로 읽으려 했고, 방송원(PD)들은 ‘교육방송’으로 읽으려 했다. 그러나 ‘교육’과 ‘방송’이 그 본질에서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런 모습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 일을 생각하노라니 ‘비판적 이해’라는 말이 떠오른다. ‘비판적 이해’는 ‘비판’에 방점이 있는가, ‘이해’에 방점이 있는가. 학교 교육에서 ‘비판적 이해(critical comprehension)’니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니 하는 걸 가르친다. 이를 가르칠 때 이런 고민을 해 보기도 했었다. 비판하는 일과 이해하는 일은 서로 맞서는 일인가, 아니면 서로 통하는 일인가. ‘비판적 이해’라고 해 놓고서는, 비판이 이해를 다 장악해 버리도록 가르치지는
2020학년도 정시 원서가 마감됐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정시에서 선택의 폭은 좁다. 그래서 정시는 반전드라마가 아닌 예측 가능한 일일드라마가 된다. 무엇보다 수능이 끝나면 학년별 겨울방학 전략이 시작되고, 그에 따른 선택과 집중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등 겨울방학 활용이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각자의 위치에 맞는 맞춤식 학습전략이 필요하겠으나, 국·영·수 중점 학습에 몰두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다. 하지만 부족한 성적을 채우려는 의도보단 탐구영역에서 답을 찾는 것이 으뜸이다. 이처럼 부족한 부분을 학습하고 그것을 통해서 최저등급 완성을 갖추는 것이 더 우선적이기 때문이다. 상위권 학생은 부족한 과목을 위한 보충 강의나 방과 후 학습을 통하여 시간을 활용하지만, 늘 옳은 답은 아니다. 최대한 시간 절약을 통한 온라인 강의나 오답노트 활용법에 집중하는 등 새로운 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각보다 성적 향상은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시간을 아껴서 활용하는 등 스스로 채워서 활용해야 효과적이다. 이번 겨울방학은 계획된 일정표에 몰입되기 보다는 자유로운 시간 설정을 통한 학습법이나 안정감 및 긴장감을 완화하면 어떨까. 시간에 쫓기는 학습은 복잡한 스트레스와 두통
장은주 영산대 교수/ 서울시교육청 2020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 학습 추진단장[에듀인뉴스]우역곡절 끝에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 개정안은 주로 이른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때문에 심각한 정치적 갈등의 대상이 되었고 또 그 점에서 세간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안을 포함하고 있다. 각 정당들의 이런 저런 이권 줄다리기 때문에 거의 누더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올 지경이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보다는 어쩌면 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이 앞으로 우리 민주주의를 위해 더 큰 의미를 가지질 지도 모르겠다. 당장 다가 올 4.15 총선 때 부터 18세 이상국민 모두가 선거권을 가지게 됨으로써 상당수의 고3 학생들과 탈학교 청소년들도 투표에 참가하게 된다. 단순히 유권자의 수가 확대된다는 차원을 넘어 우리 민주주의를 위해 획기적의미를 가진다고 해야 한다. 이제 각 정당들은 선거에서 득표 경쟁을 하면서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좀 더 젊고 참신한 후보를 내세우는 건 물론 좀 더 합리적으로 정책 정당화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 정책의 방향도 대학 입시나 군입대 문제 같이 청년의 삶의 현실
2020학년도 수시·정시가 막을 내리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의 2021학년도 수험생 맞춤식 겨울나기가 한창이다. 짜임새 있는 학습이 대세가 되면서 수시 몰입이라는 중독성 또한 과정이 아닌 진행형으로 진화되고 있다. 예비고 3 수험생의 생기부관리와 정시라는 두 마리 토끼도 관심사다. 이미 모든 것이 학생의 몫이 되었지만, 여전히 겨울방학의 무게는 무겁다. 차라리 수시와 정시를 놓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서 준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는데 상황은 극히 다르다. 생기부 관리라는 수시 전형에서 내신 성적이 나쁘면 수시 전략도 엉망이 되는 상황에서 선택의 폭도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내신관리가 더 중요하고 동시에 생기부 관리를 함께 챙기는 것이 좋다. 겨울방학은 부족한 과목을 학습하는 계절이다. 다만, 겨울방학동안 부족한 과목의 반복학습이 어느 정도 계획화에서 진행돼야 하고, 수시 전형을 위한 봉사나 독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조건 포기란 없는 법이다. 또한 일방적인 내신관리에만 몰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이는 곧 자신만의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이기에 더욱더 집중하는 시간으로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특히 학습으로는 국어에 더 무
2020 대학별 수시이월인원 발표가 일제히 20일 이후 진행된다. 이에 대다수 상위권 대학의 최종 충원합격자 등록마감도 20일이며, 전체 이월인원이 확정되는 시기는 20일 ∼23일 예정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 중심의 정시 모집인원은 수시이월인원으로 기존 선발인원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4년간의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전체 15개 대학의 수시이월은 전년도 1508명으로 줄어든 모양새를 보였고, 2016년∼2018년의 3년간은 확대되었기에 보다 더 예민한 신경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시비중이 갈수록 확대되는 증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2020학년도 소폭 감소했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모든 수험생이 인식하는 정시에서의 수시이월인원은 정시의 모집 규모 자체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등 대학별 미등록 인원에 맞춰서 정시 모집인원을 증가시키는 것도 작용되는 셈이다. 그래서 수험생이 스스로 수시이월인원에 따른 해법을 찾아야 하고, 정원이 늘어나는 모집단위에선 생각보다 쉽게 합격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합격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반면엔 모집단위의 인원 확대로 덩달아 지
정시 결과에 따른 전략적 모색이 한창이다. 여전히 소신지원이라는 대세가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론 상향지원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수도권 중심 대학은 소신보다야 상향지원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필요하고 하향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내년 정시부터 40%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수험생들이 갖는 심리적인 안정세가 오히려 상향으로 몰아가는 판세이기 때문에 소신은 버리고 상향으로 지원하면 어떨까 한다. 하지만 판단의 몫은 수험생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중 언론을 통한 소신지원 판세라는 흐름은 이미 감춰진 숫자에 불가하기에 더욱더 심리전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만 수시 충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무리다.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전략이 필수여야 하고, 그 전략의 퍼즐을 어떻게 맞춰갈지는 담당 교사를 통해서 찾는 게 좋다. 아무리 뛰어난 사교육컨설팅도 공교육 내의 담당 교사에 비하기란 힘들다. 담당교사의 도움을 통하여 해법을 찾고 소신이냐 상향이냐 판단하는 것이 옳다. 흔히 감춰진 숫자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놓치는 경우가 있지만 2020 정시는 빈 틈이 많다는 사실만 알아두자. 또한 언론보도처럼 재수시장에 대한 접근은 금지다. 내년 정시 비중이 높다
(이미지=픽사베이)[에듀인뉴스] 2016년 3월 9일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였던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패를 당하는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필자는 인공지능의 발전수준을 알게 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 3년이 넘어선 최근 이세돌 9단이 바둑계에서 은퇴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혹시 은퇴 이유가 인공지능의 알파고 등장이 아닐까?’ 하는 추측으로 연결되면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왜 일까? 200년 전 메리 셸리가 쓴 ‘프랑켄슈타인’ 이후 우리는 인간을 지배하는 기계에 대한 원초적 공포를 제공한 ‘터미네이터’를 비롯, 수많은 SF 영화들을 통해 미래 세상을 간접적으로 상상하고 표현해왔다. 이렇게 SF 영화에서나 제한적으로 접하던 인공지능의 열린 시대가 이제는 단순히 수학 계산이 아닌 인간을 위협하는 판단과 통찰력의 수준을 넘어 지배할 능력에까지 이르렀다. 인공지능의 파괴적 혁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대응책을 즉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와 있다. 인공지능 4대천왕 중 한 분인 (전)스탠포드대 앤드류 응 교수는 “데이터와 기계학습을 통해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은 수퍼파워를 얻는 것이나
(사진=YTN 캡처) [에듀인뉴스]입시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 다소 어려운 일이지라도, 최소한 예상되는 문제점을 알아볼 수 있다. 제목이 자극적일 수 있지만 수능 수학에서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붉어질 문제점은 분명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 가지 가정을 받아들어야 한다. 가정 1. 인문계열 진로를 가진 학생들 대부분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 가정 2. 자연계열 중하위권 학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 가정 3. 중상위권/ 중위권 대학부터 자연계열 학과에서 ‘확률과 통계’ 선택이 가능하다. 이 세 가지 가정은 실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과부터 말하면 수시전형에서 수학이 상대적으로 약한 인문계 학생들이 수능최저를 맞추기 어렵게 된다. 왜냐하면 확률과 통계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몰릴 경우, 자연계 학생들이 2~3 또는 2~4등급대에 대거 포진하기 때문이다. 즉 아래<표>와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가정 3으로 인해 자연계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인원이 늘어날 것을 평가원에서 예측한다면 확률과 통계 난이도를 높여 출제해야만 한다. 그러면 인문계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 시험 준비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늘어
(이미지=픽사베이) [에듀인뉴스] “문과 1쫙이면 서울대 가지요?”(전과목 1등급을 1쫙이라고 학생들끼리 부름) 수능 성적이 잘 나온 학생들이 묻는 질문이다. 그런데 문과는 현재 수능체계에서는 가혹하다. 1등급 컷에 걸려 전과목 1등급을 받아도 합격 확률이 높은 곳은 경희대, 중앙대 근처가 된다. 즉 국어, 수학, 탐구과목의 백분위가 96이면 이 정도 대학을 가게 된다. 건국대를 보통 94~95로 잡는다. 수능등급으로만 따지면 1등급과 2등급만 있는 학생이 여기에 해당된다. 수시와 달리 정시전형에서는 수능을 고3 때 처음으로 치루게 되므로 수능점수체계를 알기 어렵다. 학생부전형이 약 10여 년간 운영되면서 정시체계는 수능최저를 맞추는 정도로 알 뿐 그 이상 심층적인 내용은 알거나 배우기 어렵다. 그래서 수시전형에서 고교 내신이 1~2등급 이내에 들던 학생들이 수시에서 떨어지고 정시로 넘어오면 소위 멘붕에 빠지게 된다. 즉 자신이 수시 때 희망했던 대학과는 너무 거리가 먼 대학들이 자신이 받은 수능점수로 잡힌다. 전국 일반고 전교 1등 학생들의 수능 점수가 평균 3등급이었다는 풍문이 떠돌던 때가 있었다. 모 기관에서 비공식적으로 집계를 낸 것을 바탕으로 한 것
(사진=YTN 캡처) [에듀인뉴스]A : “축하해! 네가 서울대 지역균형(지균)으로 지원한 학과가 경쟁률이 2:1도 안되던데! B : “선생님 죄송해요, 최저 못 맞췄어요.” A : “아니, 모의고사만 해도 잘 나왔잖아!” B“: ”모의고사대로만 나왔으면......흑흑” 지역 고교의 지균 선수들은 수능최저를 잘 못 맞춘다. 굳이 서울대 수시이월 인원이나 모 기관의 데이터를 들이 밀지 않더라도, 각 지역마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내신 따기가 쉬워 진학한 고교의 경우에는 더욱 황당하다. 서울대 지균 최저, 고려대 수시 최저 모두를 맞추는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다. 어쩌면 연세대가 수능최저가 없으니 스카이 전략이라는 미명 아래 지원해 보지만 여지없이 떨어진다. 진학 선생님이 말리는 학교도 있다. “제출해도 안 된다. 이제까지 우리 학교는 연대에서 뽑아준 적이 없단다.” 그런데 알고 보니 최저만 맞추면 합격하는 학과들이 꽤 많다. 원자력계열, 조선해양계열 등등 공과대 대부분은 수능최저 문제다. 문과의 경우에는 수능최저를 맞춰도 이미 경쟁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어렵긴 하다. 그러나 인문대 쪽으로 가면 수능최저 충족으로 들어가는 학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