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모집은 수시 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이 얼마만큼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단순하게 과년도의 결과만을 참조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수능시험 유ㆍ불리와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부여 등 수능시험 성적에 따른 유ㆍ불리를 확인하기에 앞서 수험생 스스로 자신이 적성과 진로, 그리고 그 동안 지원을 희망했던 모집단위와 대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입학원서 접수를 진행하는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4년제 대학들이 선발하게 될 모집 인원은 76,682명이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기준). 이는 202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4년제 대학이 선발할 전체 모집 정원 349,124명의 22.0%에 해당하는 것이다. 2022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규모보다 7,493명 줄어든 수치다(실제 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수시 모집 이월 인원 등으로 이보다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하였음).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선발 인원이 감원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지원 기회가 적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지원 가능 예상 수능시험 성적이 상승할 수도 있다는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국 186개 4년제 대학 전체를 기준으로 봤을 때의 이야기이고,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인서울’ 16개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정시 모집 선발 비율은 2022학년도보다 증가하였다.
즉, 2022학년도에 39.8%(18,888명)이었던 것이 41.2%(20,228명)로 2.3%포인트 증원하여 선발한다. 따라서 인서울 대학 등은 오히려 정시 모집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증원되어 지원 기회가 그만큼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2023학년도 정시 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나 각 대학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2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모집단위별 수능시험 성적 결과 등을 참조할 때는 정시 모집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감원되었다는 점과 대학 모집단위별 선발 인원의 변동 등을 감안하여 참조하길 권한다.
더불어 정시 모집 지원 전략을 세울 때에는 정시 모집에서는 절대 다수를 일반 전형으로 선발한다는 점, 즉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는 전체 정시 모집 정원(76,682명)의 93.8%에 해당하는 71,913명을 선발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우선적으로 일반 전형을 기준으로 과년도 지원 경쟁률과 합격자 수능시험 성적, 지원 가능한 예상 점수 등을 알아보고 세우는 것이 좋다.
특히 정시 모집은 눈치작전이 치열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과년도 지원 경쟁률과 합격자 성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입시기관 등에서 발표하는 예상 추이 등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시 모집은 수능 전형이라고 말하듯이 수능시험 성적이 절대적이다. 이에 여기에서는 수능시험 유ㆍ불리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본다.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참조하여 수능시험 성적 1, 2점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유의했으면 한다.
반영 영역과 비율에 따른 유·불리
현행 수능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수험생 개개인이 취득한 영역 및 과목별 점수가 다르고, 대학에 따라 반영 영역과 탐구 영역 과목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능시험 총점으로는 동일하더라도 지원 대학에 따라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과 통한다.
【예시 1】처럼 2023학년도 수능시험에서 국어ㆍ수학ㆍ탐구(2과목) 영역의 표준점수 총점이 386점으로 동일하고, 영어와 한국사 영역이 각각 1등급으로 동일한 A, B 두 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들 두 학생이 같이 ‘가’군 모집에서는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지원하고, ‘나’군 모집에서는 서강대 경영학부에 지원할 경우 A학생은 서강대로 지원하는 것이 B학생보다 유리하게 되고, B학생은 성균관대로 지원하는 것이 A학생보다 유리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두 대학의 수능시험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것으로 B학생이 수학 영역에서 A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수학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서강대(43.3%, 성균관대 35.0%)에 지원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A학생은 국어 영역에서 B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국어 영역 반영 비율이 서강대 36.7%, 성균관대 35.0%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균관대는 국어ㆍ수학 영역을 각각 35.0%로 동일하게 반영하여 두 학생의 점수가 동일해 유ㆍ불리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반영 방법에 따른 유ㆍ불리는 대학이 발표하는 수능시험 계산식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수능시험 반영 방법에 따른 유ㆍ불리는 수능시험 성적 발표 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영역별 점수대별 누적 도표를 활용하거나,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수능시험 총점에 따른 영역별 평균점을 활용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따른 유·불리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가 유리한지를 따지는 것은 어떤 측면에선 별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고민은 지원 가능 점수가 비슷한 대학 가운데 어느 대학은 표준점수를 반영하고, 어느 대학은 백분위를 활용할 때에만 효용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반영 방법을 보면 대개 상위권 대학들은 표준점수를, 중ㆍ하위권 대학들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따라서 실제 대학 지원에 있어서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두고 어떤 것이 유리한지를 따져보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활용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고려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국어와 수학 영역을 예로 들어 광운대ㆍ국민대ㆍ세종대ㆍ숭실대ㆍ숙명여대ㆍ아주대ㆍ인하대ㆍ홍익대처럼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과 가천대ㆍ경기대ㆍ단국대ㆍ상명대ㆍ성신여대ㆍ한국항공대처럼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에 함께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이라면 활용 점수에 따른 유ㆍ불리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예시 2】처럼 2023학년도 수능시험에서 C학생과 D학생의 국어ㆍ수학ㆍ탐구(2과목) 영역의 표준점수 총점이 368점으로 동일하지만, 백분위는 C학생(260.0점)이 D학생(258.5점)보다 1.5점 높은 경우가 있다고 하자. 이들 두 학생이 ‘가’군 모집에서는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광운대 컴퓨터정보공학과로 지원하고, ‘나’군 모집에서는 백분위를 반영하는 성신여대 컴퓨터공학과로 지원을 고려한다고 할 때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광운대 지원에 있어서는 C학생보다 D학생이 유리하게 되고, 백분위를 반영하는 성신여대 지원에 있어서는 C학생이 D학생보다 유리하게 된다.
이는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차이와 함께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이다. 따라서 희망 대학들이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점수를 반영하는지와 이에 따른 유ㆍ불리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산점 부여에 따른 유·불리
2023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영역별 가산점은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에서 주로 부여한다. 이때 가산점은 수학 영역에서는 ‘학률과통계/미적분/기하’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하면서 ‘미적분/기하’ 응시자에게 부여하고,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과학탐구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하면서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산점 부여 비율이 5% 이상일 경우에는 합격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2023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수학 영역 3등급 구분 표준점수가 119점이인데,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자에게 5%의 가산점을 부여한다면, ‘확률과통계’ 응시자는 119점이 되지만,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자는 119점에다 가산점 5.95점(=119×0.05)을 더한 124.95점이 된다.
따라서 수학 영역 ‘확률과통계’ 응시자와 탐구 영역에서 ‘사회탐구’ 응시자들은 수학 영역 ‘미적분/기하’ 응시자와 과학탐구 응시자에가 부여하는 가산점에 따른 유ㆍ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지원 전략을 세울 때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절대평가제인 영어 영역과 한국사 영역의 경우에도 가산점 부여에 따른 유ㆍ불리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희망 대학이 이들 영역을 가산점 부여로 반영한다면 등급별 부여 점수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수능 배치표에 따른 유·불리
수능시험 배치표는 과거 수험생들의 지원 현황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다. 또한 입시기관마다 표본집단이 달라서 배치 점수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만일 재수생이라면 예전의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처음으로 수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여러 개의 배치표를 조합해서 평균을 내는 게 그나마 배치표 자체의 오차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또 입시 사이트 중에는 점수를 넣으면 지원 가능 대학과 유리한 대학들을 알려주는 곳도 있으니 이를 이용해봄직도 하다.
정시 모집은 수시 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이 얼마만큼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단순하게 과년도의 결과만을 참조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수능시험 유ㆍ불리와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부여 등 수능시험 성적에 따른 유ㆍ불리를 확인하기에 앞서 수험생 스스로 자신이 적성과 진로, 그리고 그 동안 지원을 희망했던 모집단위와 대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점수에만 의존해서 지원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고려한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길 거듭 당부한다.
글=유성룡 입시분석가, ST Unitas 교육연구소장, 1318대학진학연구소장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