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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근사하게 단조롭고 무심하게 충만하다… 김근태의 회화를 두고 하는 말

 
김근태의 그림은 ‘무심(無心)’ 그 자체다. 그의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비우고 번잡스러운 속세와는 동떨어진 어느 별천지에 데려다 놓는다. 이 텅 빈 화면에서 관객이 마주한 별세계는 어디일까.
 

 
두터운 물감층이 첩첩이 쌓여 완성해낸 것은 비단 화면만이 아닌, 그 안에는 심연의 시간성이 내재돼 있다. 시간은 생명이고 살아있는 것은 숨쉬기 마련이다. 붓질의 지난한 반복과 수없는 중첩의 시간이 축적돼 있는 김근태의 그림에는 그의 숨결이 배어들어 있다. 지나온 시간의 궤적과 숨결의 자취가 붓결로써 겹겹이 쌓여 화면 밖으로 침윤한다. 이러한 경험은 캔버스 위에 시각적으로 또렷하게 드러나는 물성으로부터 기인한다. 
 

김근태의 지난 반백년 간의 화업에서 몇 번의 변곡점이 있었지만, 질료 고유의 속성을 존중하고 재료의 물성을 살리고자 하는 그의 뜻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몇 겹이고 포개진 두터운 덧칠은 평면임에도 마치 조각의 그것과 같은 입체성과 질감을 구현한다. 이로 인해 일견 화면의 표면이 다소 거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가까이 다가서면 세필이 하나하나 훑고 지나간 듯 붓질이 매우 정교하며 섬세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의 그림에는 호화로운 수식이나 장식이 없다. 너무도 담백해 혹자는 단조롭다고 할 수 있지만,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재차 바라본다면 결말은 조금 달라질 것이다. 김근태 고유의 수수한 그림에서는 볼 때마다 달라지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쏟아진다. 이는 꾸밈없이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한 작가의 성정이 담겨 있는 덕분이다. 김근태의 회화는 궁극의 담박함으로 더할 나위 없는 그득함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근태 개인전 ‘무심’이 4월 30일까지 대구 중구 리안갤러리에서 열린다. 차세대 단색화 작가로 주목받는 작가의 대표작 ‘숨’과 ‘결’ 연작 등 20여 점이 출품됐다. 작가와 리안갤러리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진섭 평론가가 기획하고 리안갤러리 서울과 대구에서 개최된 ‘한국의 후기 단색화’전(展) 참여 작가 11인 중에 김근태도 포함돼 있었던 것. 당시 김택상, 남춘모, 이배, 장승택, 이진우 등과 함께 이른바 ‘포스트 단색화’ 작가로 일컬어지며 화이트, 블랙 등 단색의 ‘결’ 작업을 선보인 바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50호에서 150호에 이르는 비교적 큰 사이즈의 작품을 위주로 내걸어 보는 맛을 더했다. 일명 ‘돌가루 작업’이라 불리는 ‘숨’ 시리즈와 붓결이 고스란히 드러난 유화 시리즈 ‘결’ 등 작가의 신작과 근작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이중에서도 청아한 새파란 빛깔의 최신작 ‘결’이 눈에 띈다. 강렬한 울트라마린 컬러는 작가가 2020년경부터 새롭게 도입한 색상이다. 이 그림에서 발견한 별세계는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어느 근사한 곳이지 않을까.
 

 
한편, 김근태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한국과 독일, 파리, 홍콩 등을 넘나들며 약 열 다섯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극사실주의와 민중미술의 흐름이 강했던 1980년대 초반부터 추상화 작업에 몰두하며 꾸준히 작업을 이어온 작가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단색화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출처: 아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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