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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채용 문화] ‘자격증’보다 ‘능력 검증’에 초점

직무 유관 경험·직업훈련 통한 실무 투입 인재 선호

영국 “‘공채’ 시스템 없이 개인 역량별 지원”



산업혁명의 출발지인 영국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 많다. 각 기업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독특한 전형 절차를 개발해왔다. 서류전형과 이후 각종 테스트, 면접 등으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구조는 한국과 유사해 보이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우선 영국의 주요 기업에는 ‘공채’라는 제도가 없다. 한꺼번에 여러 명의 신입사원을 뽑아서 부서 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결원이 생기거나 신규 확장으로 새로운 직원이 필요할 때 필요한 인원을 뽑아서 쓰는 시스템이다. 몇몇 기업은 졸업 시즌에 맞춰 대학 졸업생들을 위해 특별한 기간을 열어두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같은 기업이라 할지라도 인원을 보충하고자 하는 부서에 따라 요구하는 역량과 기술이 모두 다르다. 때문에 공통적으로 쌓아야 할 ‘스펙’이라는 것이 사실상 불필요하다.

서류전형은 대개 우리나라와 비슷한 형태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 즉 나이나 사진 등은 요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사진을 부착하라거나 나이, 성별, 인종 등을 물어보는 것은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서류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핵심 역량과 기술에 대한 내용이다. 대부분 신입사원 모집공고에는 필수 역량, 기술, 기본 자격 등이 올라온다. 기본 자격의 경우 학력이 될 수도 있으나 보통은 일정 수준의 학력이거나 또는 그에 상응하는 경력이 있다면 자격을 갖춘 것으로 여긴다.

구직자들은 서류전형에서 직무에 필요한 관련 역량을 어떻게 쌓았고, 어떻게 활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논리적 사고, 정확한 의사 전달 능력, 기본적인 수리능력, 문서 작성 및 이해 능력 등과 같은 역량이다. 신입사원이 직무 기술에 대해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서류전형 통과 이후에는 회사마다 다양한 형태의 시험과 인터뷰 전형이 기다린다. 이때 한국식과 같은 면접관 인터뷰를 거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현장 실습과 같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곳이 많다. 즉 실제 회사 직원들과 한 팀을 이루어 업무에 직접 투입돼 하루 동안 일을 같이 해본 다음 전체적인 평가를 받는다든지 인턴십처럼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돼 1~3주가량 회사의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업무 능력을 평가받는다. 이는 모든 전형 절차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독일 “고교부터 의무화된 직업훈련, 채용까지 이어져”



독일 또한 채용 시즌을 따로 두지 않고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충원하는 수시 채용을 기반으로 한다. 독일 채용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직무 연관성이다. 실업계 고졸자의 경우 고등학교 과정에 의무화된 직업훈련으로 학생들은 직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술자격증을 획득한다. 또 직업훈련을 종료한 훈련생은 우선적으로 직업훈련생으로 재직했던 기업에 정규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실제로 1992년부터 2007년까지 서독 지역에서 직업훈련을 종료한 취업자들의 진로를 살펴보면, 61~69%에 달하는 이들이 자신이 훈련을 받은 분야에 진출했다. 직업훈련의 의무가 없는 대졸 사무직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화된 실습(Praktikum) 제도와 노사가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법외 훈련제도가 취업의 직무 연관성을 담보한다.

때문에 독일의 대학생은 재학 중이거나 졸업 직후, 대학에서 학습한 이론을 단기 현장 근무에 적용하며 본인이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직무를 현장에서 체험한다. 이러한 실습 체험은 대학생에게 직업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 주는 노동시장기제가 된다. 한편 기업에게는 노동 비용에 대한 부담 또는 고용 의무에 얽매이지 않고 실습생에게 단기실습 교육을 제공하며 재학 중인 젊은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는 구인기제가 된다. 또한 형식적인 구인 절차를 통해 단기간 파악이 어려운 구직자의 잠재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며, 실습 기간 동안 직장생활의 핵심 역량인 성격적 특성과 동기, 태도와 가치를 파악하게 한다.

실습이 종료되면 ‘실습증명서’가 발급되는데 이것이 자동으로 이력서가 된다.

이처럼 직무 연관성을 중시하는 독일에서는 대졸자가 실습 경력 없이 취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노동력 수요가 높지 않은 불경기일 때 더욱 그렇다.

미국 “직무수행능력 가장 중시, 현업부서 주도 채용 특징”



미국 역시 수시 채용 방식이 일반적이다. 채용공고 시 입사 후 맡게 될 업무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격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에 부합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직무 능력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해 직원을 뽑는다. 때문에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연 ‘직무수행능력’이다. 구직자가 취업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업무 능력을 사전적으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채용공고에서 요구하는 직무수행 조건에 미달하면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다. 구직자들은 일하고자 하는 직무 분야에서 요구하는 경력 및 업무 능력을 얻기 위해 무급 인턴십 등에 참여한다.

이 같은 방식은 보직 이동 제한, 개인주의적 조직문화 등의 단점이 있으나,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에 유리하고 직무 가치에 따라 임금이 결정돼 임금과 생산성의 괴리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채용 절차는 보통 직무 검색(search job), 지원서 제출(apply), 타당성 검증(assessment), 면접(interview), 근로조건 제시(job offer), 구직자 승인(welcome)의 절차를 거친다. 국내 채용 절차에서 서류전형과 유사한 ‘타당성 검증’이 이뤄지지만 스펙을 확인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직무 관련 경력 및 구체적인 직무수행능력 등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인사부서와 인력 채용을 원하는 부서가 함께 채용 전형을 진행하는 ‘현업부서 주도 채용’이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호주 “체계적 직업훈련 패키지로 능력 검증”



호주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장기적으로 이어진 경기침체와 함께 1990년대 급격히 늘어난 비정규직과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경제체제 전반에 걸친 개혁을 추진했다. 직업교육훈련 분야에서도 개인의 자발적인 능력 향상을 지원하던 제도를 축소하고, 산업계 요구와 시장원리를 반영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협약 하에 주정부 단위에서 다양하게 운영하던 직업교육훈련을 연방 차원에서 단일화된 기준과 내용으로 통일했다. 또한 직업교육훈련 전반에 대한 질 관리를 강화하고 직업교육훈련 결과의 통용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기구와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합의를 통해 직업교육훈련에 관한 여러 체계(framework)를 구축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가훈련체계(National Skills Framework)의 도입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비교 사례로 많이 언급되기도 한다.

호주의 국가훈련체계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된다. 훈련 내용의 질과 일관성, 산업의 현장성을 보장하기 위한 훈련 패키지, 훈련과 평가 과정의 질과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한 호주품질훈련체계, 교육·훈련 결과의 질, 일관성, 그리고 이동성을 보장하기 위한 호주자격체계(AQF)다.

이 중 훈련 패키지는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초한 훈련 내용을 담고 있다. 특정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소임을 다하기 위해 갖춰야 할 지식과 기술이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지침(toolkit)을 제시한 문서다. 2013년 5월 말 기준, 호주 내 전체 산업 영역에 해당하는 69개의 훈련 패키지가 개발돼 있으며, 전체 훈련 패키지 내에는 1716개의 자격과 1만 8353개의 국가직무능력표준 유닛이 포함돼 있다. 또한 2011년 현재 호주에서 전체 직업교육 훈련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 중 83.7%가 호주자격체계에 따른 자격 취득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참여하는 학생 수가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자료 |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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