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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빌 게이츠가 슈퍼히어로가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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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슈퍼히어로. 영화 아이언맨·어벤져스시리즈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처럼 지구를 지키는 슈퍼히어로에 가장 가까운 현실 속 인물은 누구일까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만 65세의 게이츠를 영화 속 슈퍼히어로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게이츠는 자신의 엄청난 부()를 활용해서 인류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온갖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 게이츠가 요즘 가장 몰두하는 인류의 문제는, 지구 가열(global heating)이 초래하는 기후 위기(climate crisis)입니다. 그는 지구 가열의 원인인, 연간 510t이나 발생하는 온실기체를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게이츠는 510t27%를 차지하는, 전기 생산에서 나오는 온실기체를 줄이려면 햇빛(태양광)이나 바람(풍력)뿐 아니라 핵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과연 게이츠의 말 대로 핵에너지를 이용하면 우리는 기후 재앙을 피할 수 있을까요?


게이츠가 전 세계 곳곳에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핵발전소는 소듐(나트륨) 원자로(SFR)를 이용한 발전소예요. 하지만 지금 그가 주장하는 소듐 원자로 아이디어는 무려 1950년대에 나왔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소듐 원자로가 대세가 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소듐 원자로는 폭발사고의 위험이 큽니다. 소듐이 물과 접촉하면 폭발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수업시간에 배웠을 거예요. 소듐 원자로 또한 물이나 공기와 접촉하면 폭발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어요. 핵발전소 방사성폐기물에 포함된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폐기물을 소듐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하려면 재처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재처리 과정은 플루토늄을 핵무기 원료로 정제하는 과정과 비슷해요. 즉 어떤 나라가 겉으론 소듐 원자로의 연료로 가공한다면서 실은 핵무기 원료를 만드는 꼼수를 쓸 수도 있죠.


당혹스럽지 않나요? 마음만 먹는다면 엄청난 부를 활용해 어떤 사람이든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빌 게이츠가, 허점이 한둘이 아닌 해법을 자신 있게 내놓았으니까요. 또렷한 한계를 성찰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조심스럽게 한 가지 이유를 짚자면, 그가 지닌 과학기술만능주의 때문입니다. 정보기술로 세상을 혁신해 본 게이츠는 과학기술로 세상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하게 확신하죠.

하지만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과학기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판별할 지혜입니다. 기후 위기를 막는 방법을 찾을 때도 게이츠가 제시하는 다양한 과학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되, 이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죠.

그러고 보니 영화 어벤져스시리즈의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도 비슷했습니다. 스타크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과학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그런 과학기술은 타노스 같은 우주 최강의 악당과 맞설 때는 쓸모없었어요. 결국 인류를 구한 것은 과학기술이 아니라 지혜와 연대였습니다. 이것이 게이츠가 슈퍼히어로가 되기에는 아직 한참 먼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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