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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연간 사교육비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이과 계열에 따라 학습시간과 여가생활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8일 고은비 서울시립대 경제학 박사 연구팀이 조사한 ‘일반고 문·이과별 교육투자 비교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4년 일반고에 진학한 문·이과 학생 834명을 12년 동안 추적한 내용을 담았다.
그 결과, 이과생이 문과생에 비해 연평균 사교육비를 214만원 정도 더 투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주일 자습 시간도 이과생이 평균 6시간이 많았다.
반면 주간을 기준으로 한 여가 시간과 TV 시청 시간, 컴퓨터 이용 시간 등은 문과생보다 각각 6.7시간, 1.2시간, 7시간 더 적었다. 하루 수면 시간도 1.2시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원인으로 ‘수학’을 꼽았다. 학생들이 고3이던 때 교과목별 사교육 참여율은 수학이 46.4%로 가장 높았다. 국어(21.6%)와 사회·과학(14.9%)의 2배 이상 되는 수준이었다. 영어는 40.3%로 집계됐다.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간 과목도 수학으로 드러났다. 일반 교과목 사교육에 투입되는 비용은 월평균 총 21만2000원 수준인데, 그중 수학에 가장 많은 9만1000원이 사용된 것. 이어 영어(7만1000원), 국어(2만5000원), 사회·과학(1만5000원) 순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월평균 가구소득이 많거나, 여학생인 경우에 연간 사교육비를 더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수학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비율과 그 금액은 높은 편인데, 상대적으로 수학의 중요도가 높은 이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에서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이과가 통합됐지만, 여전히 특정 계열의 학과를 전공하려면 수학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문·이과에 따른 교육투자 차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조선에듀 lyk12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