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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에듀팡 교육칼럼]좋은 인성, 세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며 만들어져


/리딩엠 제공
체험이 곧 내재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그것이 완전한 습득으로 이어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각종 체험프로그램은 단기간 이루어지는 특성상 내재화보다 흥미요소에 초점을 두며 체험 이후 참여자의 자발적 동참을 목표로 한다. 체험이 내재화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형성해 갈 수 있다.

현 교육부가 정책과제로 삼은 ‘인성교육’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인성은 체험을 통해 단기간에 형성되는 부분이 아니며, 꾸준한 교육과 학습자의 실천을 통해 차츰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또한 교육의 횟수를 늘린다고 해서 가치관을 더 빨리 만들어 낼 수 없으며, 학생들이 스스로 경험해 본 후 자기반성과 계획수립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축적해 간다. 그만큼 인성교육은 교육의 속도, 횟수, 기간, 체험과 별개로 학습자 스스로의 능동적인 활동이 필수적이다.

여기에서 능동적인 활동의 핵심은 ‘글쓰기’이다. 글쓰기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반영되어 있다. 지난날의 경험을 떠올리며 자신의 행동을 깊이 재고하고, 자기반성과 자기격려의 시간을 갖는다. 이를 담담히 글로 표현해 보고, 이것이 자신의 현재상황에 미친 영향을 함께 풀어낸다. 이후 미래계획을 수립하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본다. 이처럼 글쓰기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녹아 있으며, 이는 곧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 훨씬 더 수월한 과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그 재미를 느끼기 전까지는 누군가에게 참으로 귀찮고 따분한 일일 것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흰 종이에 자신의 말로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며, 때로는 부끄럽게 여기기도 할 것이다. 또 잠깐의 감정에 이끌려 야심차게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금방 시들해져 완성되지 못한 채로 글을 끝내버린 경험도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꾸준함’이 중요하며, 이것이 곧 내재화를 가져다준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에서는 책읽기와 글쓰기의 행위보다 ‘꾸준함’에 초점을 두고 학생들과 호흡하고 있다. 한 번의 수업으로 변화를 이끌어내기보다 매주 진행되는 수업을 통해 학생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조금씩 기여하고 있다. 이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학생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교사의 설명이 이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는 주체는 학생이며, 글을 쓰는 주체도 학생이다. 또 생각의 출발점은 책이며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학생이다. 리딩엠 교사는 학생이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곁에서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주는 길잡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글은 저마다 개성을 지니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한 명의 교사에게 지도를 받았으나 모두의 경험이 다르듯, 글도 제각각 다채롭다. 스스로 생각해 보고, 글로 표현하며 미래를 계획해 보는 시간.  리딩엠에서는 같이 있지만 서로 다르고, 서로 다르지만 함께 공감한다. 이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읽는 책은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고, 이는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목표로 한다. 그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제안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본다. 가령 등산이라는 같은 목표를 지녔더라도 누군가는 산의 정경을 느끼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빨리 올라가 뒤에 오는 등산객들을 인도해 줄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어렵고 험난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이 등산객의 경험에 도움을 준다고 보고, 또 어떤 이는 쉽고 평탄한 길로 가야 안전한 등반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 산의 정상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려는 공통목표가 있다.

책의 종류는 무수히 많고, 담고 있는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이 품고 있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올바른 가치관 형성, 즉 인성교육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자기격려가 이루어지도록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책은 진리를 담고 있지만 이를 일깨우는 것은 자기자신, 그리고 자신이 표현하는 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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