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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학습 필요한가…찬반 입장 들어보니

-유튜브 '교육대기자TV' 류승재 원장 vs 차길영 대표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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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차길영 세븐에듀 대표,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류승재 수학학원장./유튜브 '교육대기자TV' 채널 캡쳐

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교육대기자TV가 교육계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들어보는 ‘대기자토론’ 코너를 마련했다. 첫 번째 주제는 초등 수학에서의 첨예한 주제인 심화학습이다. 초등 수학, 심화학습이 필요한 지에 대해 류승재 수학학원장 겸 작가와 차길영 세븐에듀 대표가 각자의 의견을 내놨다. 

 

Q.초등 수학 심화학습. 이에 대한 의견은?

 

류승재(류) : 찬성한다. 그동안 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때 3등급 선에서 성적이 안 오르는 이들을 많이 봤다. 이 수준의 경우 개념은 탄탄하지만, 심화문제나 킬러문제 등 낯선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또 이 시기에는 학습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학생들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그냥 해설지를 보고 읽는 것에 그친다. 따라서 초등학생 때부터 단계적으로 심화 과정을 익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차길영(차) : 내 생각은 다르다. 학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초·중등 학생이 심화학습 없이 고등학교 때 1등급을 맞고, 킬러 문항도 잘 풀어서 명문대에 입학하는 경우를 봤다. 초등때 심화학습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Q.각자가 생각하는 수학 심화에 대한 정의가 궁금하다.

 

류 : ‘심화’라는 말은 원래 깊게 공부한다는 뜻이다. 기본 개념만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를 보다 확장한, 그리고 여러 단원을 융합한 문제를 푸는 과정이다. 즉 기본 개념보다 좀 더 심도 있게 깊은 생각이 필요한 문제라는 뜻이다.

 

차 : 심도 있는 학습을 한다는 점은 좋게 생각한다. 다만 어느 부분을 깊게 배우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아직 배우지도 않은 부분인 만큼 괜히 엉뚱한 부분을 공부할 경우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학습효과는 제로에 가깝다. 결국 학생들은 얻는 건 없고, 힘만 빠져서 수학의 흥미를 잃기 쉽다. 또 다른 반박을 하자면, 만약 심화가 정말 중요한 요소라면 왜 초등 교육과정에 없고, 교과서에 안 나왔겠는가. 지금의 심화학습은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교재만 보더라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Q. 그동안 심화는 상위 10% 학생에게만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 초등 수학 심화학습이 최상위권 학생에게만 맞는 학습법이라 여기는가.

 

류 : 잘하는 학생뿐 아니라 대다수 학생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상위 10% 안에 들어서 심화를 쉽게 했던 학생들은 대개 중학교 심화도 쉽게 한다. 당연히 고등학교 심화도 쉽게 끝낸다. 이들 중 대다수가 고등학생 때 1등급인 4%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일부 그렇지 않더라도 고등학생 때 수학을 잘하는 이들도 꽤 있다. 이 경우 성실하거나, 독서를 많이 해서 이해력이 좋은 특징이 있다.

 

경험상 고등학교때 1~2등급인 학생만이 블랙라벨이나 실력정석 등 심화문제를 푼다. 하지만 3등급부터는 고등 심화문제를 건드리지 못한다. 당연히 이보다 더 낮은 4~9등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고등 심화문제는 1~2등급 학생을 제외하고는 거의 못 푼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1~2등급에 속하려면 학생들은 초등 심화를 경험하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

 

차 : 초등학교 때는 중·고교에 비해 배우는 개념이 현저히 적다. 여러 문제를 혼합해서 낼 만한 누적된 자료 역시 별로 없다. 그럼에도 민간 출판사들은 해당 문제집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중등 교과과정에서 개념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집합에 나오는 벤다이어그램은 중학교 때 나오는 개념이지만, 초등 심화 교재에는 벤다이어그램이라는 말은 쏙 빼놓고 그냥 그림만 삽입해서 나온다. 아이들의 발달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전혀 신경쓰지 않은 만큼 학생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Q 초등 수학 심화교재를 살펴보면, 중학교 때의 개념을 많이 끌어온 문제들이 많은 것 같다. 

 

차 : 초등 문제집은 크게 기본, 응용, 심화로 나뉜다. 보통 심화 안에 경시문제가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기본을 우선으로 하고 응용을 충분히 연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응용 문제집을 스스로 학습할 때 수학 실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부족한데 심화까지 하다가 수학의 흥미를 읽고 수포자가 되는 학생을 너무 많이 봤다.

 

류 : 기본 다음에 응용하고 심화를 하면, 심화가 비교적 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심화는 ‘학습자가 기본 개념을 어떻게 응용을 해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까’를 깊이 고민하는 연습이다. 응용을 생략하고 바로 심화로 가면 아이는 문제풀이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심화 능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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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영 대표./유튜브 '교육대기자TV' 채널 캡쳐

Q.학생과 학부모는 심화와 선행을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수학 선행과 심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차 :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일례로 초등 4학년이 선행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5학년 과정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의 중1 수준을 선택한다면 이는 올바른 학습 과정이라고 볼 수 없다. 적당한 선에서의 선행은 좋지만, 무리한 욕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류 : 고등학교에서 수시를 준비하고, 지필고사를 잘 보기 위해서는 선행이 불가피하다. 수학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행과 심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다만 시간적인 제약이 있다 보니까 이 둘을 함께 하기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선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부분적 심화를 통해서라도 아이의 학습 습관을 잡아야 한다. 중요한 단원 위주로 부분적 심화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Q.교과 개념만 놓고 푸는 것도 버거울 수 있는데, 심화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부담일 수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을까.

 

류 : 지금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고등학교 때 많이 힘들 수 있다. 문제가 조금만 어려우면 해설지를 읽고, 교사에게 질문하고, 더 어려운 문제는 도전을 안 하는 등의 습관이 쌓이면서 지금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적은 양이라도 아이 수준에 맞춰서 스스로 생각해 볼 만한 문제를 정한 뒤 풀이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중에는 문제풀이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도 있다. 또 자신감과 성취감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차 : 성취감이라는 의견이 나왔는데, 오히려 좌절감이 더 크다고 말하고 싶다. 이해를 돕기 위해 농구를 예로 들겠다. 여기서 농구는 학습, 심화는 덩크슛이다. 농구를 잘하려면 꼭 덩크슛이 필요한 게 아니다. 드리블과 패스 능력이 있어야 하고,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과정만 충분히 연습해도 실전 경기에서 얼마든지 우승할 수 있다.

 

 

출처: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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