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형 수능에서 비롯된 교차지원 열풍은 올해 고3 수험생들의 수시 지원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중상위권 이과 수험생들은 내신등급을 올리거나 서류 준비에 힘을 기울이기보다, 수능 중심의 정시준비로 급격히 쏠릴 가능성이 높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한 현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문과 모집정원의 10%에서 많게는 60% 이상이, 이과 수험생 즉 미적분, 기하/과학탐구 선택 집단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문과 모집단위 합격의 약 44%를 이과 수험생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정경희 국민의 힘 의원실) 또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접수 현황을 또 다른 언론이 보도했는데, 서강대 60%, 중앙대 56%, 서울시립대 55%, 성균관대 25.5%, 한국외국어대 15%로 드러났다. 대학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제 이과생의 합격비율은 접수 비율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는 입시전문가들이 상당수다.
이과생의 정시 집착, 문과생의 수시 쏠림 현상 나타날 가능성 높아
‘의치한약수’ 상위권 입시는 기존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
수능이 강한 강남권 학군이나 일부 대도시 지역은 이과생들의 정시 집착이 예전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수능 수학 만점자의 증가로 인해 수능 고득점을 획득한 유사 점수대의 수험생들이 함께 늘어남에 따라, 소위 ‘의치한약수’의 정시 합격 예측가능성이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수시 지원의 변수로 떠올랐다. 따라서 의학계열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 내신 성적과 학생부 등에서 나름대로 우위를 갖추고 있는 이과 상위권의 입시 준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의학계열 정시 합격생의 절대 다수가 N수생인 것을 감안하면,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재학 중 수시 또는 수시, 정시 병행, 재수 시에는 ‘정시 올 인’의 범주를 벗어나기란 어려워 보인다.
수능이 그리 강하지 않은 지역의 이과 수험생들은 교차지원 열풍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교차지원에서 이득이 커지려면,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 이상에 해당하는 수능 점수를 얻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의 수험생들에게는 수시준비가 정시준비보다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과 수험생들의 올해 수시 준비는 지역에 따라 양극화에 준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고교정보 블라인드 시행 후, 자사고 등 후광효과 점차 줄어
통합형 수능, 문과 입장에서는 정시 정원 감축 효과로 이어져
2022 대입 수시의 대학별 결과가 아직 다 발표되지 않았지만, 입시 현장에서 보면 고교정보 블라인드 2년차로 접어들면서 고교별 유형에 따른 후광효과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시에서는 예년과 다른 큰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으나,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수시에서는 자사고, 강남권 학군 등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전국형 자사고 학생 중 특히 4등급 초반대의 수험생들은 예년의 대학 합격 수준에 못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으므로, 수시 지원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한다.
문과 수험생 입장에서는 통합형 수능으로 인해 정시 문과 모집 인원이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와, 정시 합격의 문이 더 좁아졌다고 볼 수 있다. N수생과 달리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미적분, 기하로의 전환이나 탐구 선택을 변경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다. 결국 이과생과 달리 수시에 올 인하는 문과 수험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문과생의 수시 쏠림 현상이 예견되므로 예전보다 한 박자 빠르게 수시준비에 들어가기를 권한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을 충족하는 비율이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문과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에서의 수능최저 활용은 수시에 합격할 확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