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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공대 진학 어떻게 준비할까, 서울대 공대생에게 물어보니…

-유튜브 '교육대기자TV' 이현인·안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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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인 서울대 기계공학부 15학번, 안건 서울대 재료공학부 14학번./유튜브 '교육대기자TV' 채널 캡쳐

 

자연계 최상위 학생이라면 의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입견에 맞서 공대를 제대로 알리고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우수학생센터 ‘공우’가 ‘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라는 책을 냈다. 공우 멤버 중 2인을 만나 공대를 선택한 이유와 이공계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학생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Q.자연계 최상위권의 경우 의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특별히 공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이현인 서울대 기계공학부 15학번 (이) : 사실 의대에 합격하긴 했다. 그러나 평소 스티브잡스와 같은 인재를 보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기술자로서 성공하고 싶은 열망도 있었다. 이러한 생각이 서울대 공대를 선택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안건 서울대 재료공학부 14학번 (안) : 개인적으로 의대 진학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물리란 과목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물리를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공대에 눈이 갔다. 또 공학의 경우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기술력과 능력만 뒷받침 된다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다.

 

Q. 공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있지만, 전공 선택에 있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안 : 본인이 선호하고, 사회가 원하는 학과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이 중 하나의 선택지만을 놓고 진학을 결정한다. 본인이 아무리 좋아하고 선호하는 계열이더라도 그것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면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시장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함께 고려한다면 향후 진로 설계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너무 학과를 분리해서 좋고 나쁨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학과가 다를지라도 궁극적으로 학문은 서로 연결된다. 일례로 ‘재료’와 ‘전기’ ‘전기’와 ‘컴퓨터공학’ 등 배우는 과목은 차이가 있지만, 분명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도 의료AI지만, 의학과 공학은 서로 연계된 학문이라고 믿는다. 즉 하나의 전공 내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폭넓게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Q. 공대에 대한 많은 선입견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잦은 실험·실습이다.

 

이 : 그렇다. 재료공학부의 경우 실험이 특히 중요하다. 일례로 3학년 때 재료시험 Ⅰ·Ⅱ 수업이 있다. 여기에는 시편을 제작해서 구조를 분석하는 실험이 있는데, 중간에 실수를 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실험실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안 : 덧붙여 설명하면, 자연대학의 수학과와 달리 공대에는 본인이 공부한 것을 실생활이나 제품에 응용하는 과정을 체감하는 수업이 많다. 일례로 로봇이 작동할 수 있게 코드를 직접 짜보거나 부품을 직접 만드는 수업 등이 있다.

 

Q.인터뷰 내내 공대는 물리와 수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공학은 기본적으로 수학을 통해서 원하는 제품이나 모델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결국 수학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학과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 요즘은 코딩에 흥미를 보이는 학생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많다. AI도 수학이 중요하다. 결국 공대에 가고 싶으면 수학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인 셈이다. 유학을 간다면 당연히 외국어를 배워야 하지 않는가. 

 

이 : 영어 실력이 스펙이 아닌 기본 능력으로 인식되는 만큼 코딩도 일반화되는 추세다. 요즘 초·중등생도 간단한 코딩을 배우기 시작한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대학에 와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가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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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교육대기자TV' 채널 캡쳐

 

Q.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궁금한 건 수학·과학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 비결은 끊임없이 생각을 하는 과정이라고 느낀다. 나의 경우 한 문제를 놓고 1~2주일 이상을 고민한 적이 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따로 표시를 해둔 후 나중에 다시 살펴봤다. 이 과정을 중학교 때 많이 반복했다.

 

안 : 학습적 측면에서 목표를 정할 수 있는 롤모델을 두는 것을 추천한다. 이 경우 목표한 이를 따라잡으려고 더 노력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시절 독서실 옆자리에 전교 1등이 앉은 적이 있었다. 그 학생의 공부습관 등을 습득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사용해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또 바둑용어긴 한데, 복기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자신의 시험점수가 마음에 안 들면 시험 전 단원을 다시 검토해보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파악해보라는 의미다. 이 과정은 본인의 실수를 확인할 수 있는 단계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

 

Q. 수학과, 과학 실력 이외에 영어를 강조했다. 

 

이 : 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등한시하면 안 된다. 공대는 수업자료가 영어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공을 더 깊이 배우는 3·4학년으로 올라가면, 대부분의 전공서적이 영어로 구성됐다.

 

안 : 나는 서울대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는 부류에 속했다. 실제 TEPS(공인영어인증시험) 점수가 990점 만점 기준, 200점대를 기록했다. 물론 번역기가 있지만 내가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한글로 번역한 결과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만 의존하면 학습에 몰두하기 어렵다.

 

Q. 공대를 막연하게 꿈꾸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조언을 해달라. 
 

이 : 공대와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그만큼 누구든지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가지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다. 공학을 공부하면서 ‘어떤 엔지니어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고, 원하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안 : 주변에서 ‘공대를 어떻게 갈 수 있는가’ ‘공부는 어떻게 해야 되냐’ 등의 질문을 많이 한다. 소설가인 생텍쥐페리가 한 말을 인용하고 싶다. 배를 짓고 싶으면 사람을 모으고, 나무를 준비하기 전에 광활한 바다를 봐야한다. 무슨 의미냐면, 공부를 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순서에 맞게 천천히 하면 된다. 중요한 건 내가 정한 목표의 방향성을 먼저 살피고, 왜 이뤄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 과정이 훗날 이공계인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출처: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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