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고등학생으로서, 필자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생활과 미국의 고등학교 생활의 차이점을 느꼈고 이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한국과 미국 고등학생들의 일상은 일반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 학생들은 대학을 위해 학원과 시험에 시달리는데, 과연 미국 학생들도 이렇게 힘든 고등학생 생활을 보내고 있을까. 필자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생활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이에 여러 학생들의 관점에서 비교하고자 3명의 한국 학생들(금호은, 배수빈, 장보국)과 4명의 미국 학생들(소피 던리비, 바네사 림, 엘리슨 밀스, 잭슨 로피아노)의 일상을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교육 및 입시가 고등학생들의 일상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입시 목표와 하루 일상이 어떻게 되는가.
“저의 드림스쿨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 버클리)이고, 정치과학과 마케팅 전공을 목표하고 있어요. 제 하루일과는 오전 6시에 일어나서 학교 수업을 준비해요. 8시 30분에 등교해서 오후 4시 30분까지 공부를 하죠. 우리 학교는 5주 학기 시스템에 걸쳐 주로 세 가지 이상의 과제들과 수업과제들이 주어집니다. 저는 주로 모의유엔, 스피치와 토론, 춤 수업을 하고 이외 시간에는 방에서 쉬면서 음악을 들어요. 잠은 보통 오후 11시에서 오전 1시 사이에 자고요.”(소피 던리비, 세인트 마리 스쿨(St Mary’s School) 11학년(고2) 재학)
“저는 장래에 금융, 회계, 경영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따라서 이와 관련된 전공에 맞춰 대학을 가려고 해요. 졸업 후에는 아마 창업을 하거나 큰 회사에서 일할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보통 7시 30분에 일어나요. 등교를 하면 오후 3시 30분까지 학교에 있죠. 이후 4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일을 하고, 집에 가서 1~2시간 정도 휴식한 후에 10시부터 숙제를 시작해요. 보통 자정이나 오전 1시에 끝나죠. 시험기간에는 오전 3시 30분까지 학습에 매진해요. 저는 교과 외 활동으로 양궁과 모의재판, 스피치와 토론을 주로 해요.”(바네사 림, 10학년(고1) 재학)
“저는 장래희망으로 의사를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매일 밤 3~4시간 정도 학교 숙제에 매진해요. 교과 외 활동으로는 모의 재판, 스피치와 토론, 과학 올림피아드 ,모의유엔, 로보틱스, 육상을 주로 해요. 처음에는 대학을 목표로 시작한 활동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재미로 하고 있어요.”(엘리스 밀스, 10학년(고1) 재학)
“저는 주니어(고2) 때 경영학과에 가기로 결정했어요. 그때부터 제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죠. 그게 제가 주로 한 일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최근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UPenn Wharton School)에 합격했습니다. 이곳에서 금융이나 경영을 공부할 계획이에요. 제 주니어(고2)와 시니어(고3) 때 일상은 비슷했어요. 8월~12월 저의 교내 활동은 주로 로보틱스와 양궁이었습니다.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양궁 연습을 하고, 오후 3시 30분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했어요. 하교 후에는 2시간 동안 로보틱스 연습을 하기도 했죠. 집에서는 주로 숙제를 했는데, 12학년 (고3) 때에는 대학 원서 준비와 지역 대학교의 다변수 미적분학 수업 숙제를 해야 해서 추가적인 숙제가 더 많았죠. 3월~6월에는 양궁 연습이 없기 때문에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났고, 8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학교에 있다가 하교 후 4시부터 6시까지 테니스 연습을 했습니다. 이 기간이 AP 시험기간이기 때문에 시험 5일 전부터 시험 날까지 매일 1시간 30분 가량 시험공부를 했어요. 매주 주말에는 일정이 조금 달랐는데요. 숙제는 일요일 정오부터 약 오후 5시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주로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외로 12학년(고3) 초반에는 토요일에도 대학 원서 작업을 했어요, 써야 하는 추가 에세이가 많았기 때문이죠. 학기 중에는 일을 다니지는 않았고, 여름 방학 때에만 일을 했어요. 10학년(고2)과 11학년(고3) 사이 여름에는 로펌에서 접수원으로 일을 했으며, 11학년(고2)과 12학년(고3) 때 제가 살고 있는 도시의 한 기술 회사 인사과에서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여름에는 대학교 탐방 여행을 많이 갔어요. 2주 반 동안 12개 이상의 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며 학교 분위기를 답사했습니다.”(잭슨 로피아노, 12학년(고3) 재학)
다음은 국내에 거주하는 금호은, 배수빈, 장보국 학생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입시를 위한 하루 일상은 어땠는가.
“제 대입시절은 크게 고3과 재수로 나뉩니다. 고2 .3 때는 오전 5시에 일어나서 학교 가기 전 국어공부를 하고, 하교 이후에는 친구들과 식사를 한 후, 학원에 갔습니다.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에는 낮에 학원에 갔죠. 재수 때는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오전 9시까지 국어공부를 하고, 이후부터 수학 공부를 했어요. 수능을 보는 순서와 똑같은 순서로 공부를 했죠.”(장보국 고려대 2학년 재학)
-평일 일과는 어떻게 됐는가.
“오전 7시 50분에 일어나요. 이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합니다. 이후 6시부터 10시까지 학원에서 추가 공부를 하죠. 이후에는 숙제 등을 하다가 정오 쯤에 잠을 잡니다.”(배수빈 한국 세종대성고등학교 3학년 재학)
“저는 아침 6시에 일어나요. 기상한 후 가장 먼저 하는 게 국어공부입니다.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해요. 저는 학원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하교 후에는 바로 독서실로 이동해서 시험을 준비해요. 집에 도착하면 정오쯤 되는 것 같아요.”(금호은 일반고 3학년 재학)
-주말의 일과는 어떻게 되는가.
“제가 예술계 학생이다 보니 고등학교 2학년 때 자유롭게 다녔어요. 딱히 이렇다 할 일과는 없었습니다. 고3학년이 되고 나서는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오후 8시까지 학원에 있죠. 그 후엔 자유시간을 가지거나 학교 숙제를 합니다. 입시 학원을 다니면서 입시 대회나 공모전 참여도 했습니다.”(배수빈 한국 세종대성고등학교 3학년 재학)
-따로 하는 특별활동은 없는지.
“대학에 가는 그 절차가 굉장히 많고, 복잡하고 까다로워요. 원하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 얻어야 하는 성적도 너무 높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교과 외 활동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요. 그래서 따로 하는 건 없습니다.”(금호은 일반고 3학년 재학)
이처럼 국내와 미국 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미국 학생들은 대부분의 공부 시간에 학교 숙제를 하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하교 이후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시험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미국 학생들은 다양한 특별활동을 입시의 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반면, 한국 학생들은 주로 공부와 입시 준비를 중점적으로 한다 ▲한국 학생들은 교과과목 및 입시에 중점을 둔 학원에 가지만, 미국 학생들은 취미,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 외의 수업을 받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주로 대학교 순위와 명성을 기준으로 학교를 결정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다년간 생활할 캠퍼스와 학교의 위치적 특성 또한 고려해 본인의 삶의 기준에 부합하는 대학을 결정한다 등이 있다.
이렇게 한국과 미국 고등학생들의 일상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한 국내와 해외의 입시, 교육 체제의 차이가 이러한 차이를 불러온 것으로 파악된다. 전반적으로 한국은 학습력과 학습 잠재력을 중시하는 반면, 미국 교육은 개성, 비판적 사고, 창의적 지식 양성을 중시한다는 점이 대조된다. 이렇게 상이한 가치관이 교육 과정에도 반영돼 한국은 사실적 지식의 암기 능력을 위해 주로 주입식 수업을 하고 시험을 통해 평가하는 반면, 미국은 학습력과 더불어 사고 능력과 창의력, 표현 능력을 강의식 수업뿐 아니라 에세이, 창작을 통해 교육 및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