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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3명, 폭력 경험…가해자 절반은 원아 부모

-인재근 의원, 어린이집 교사 폭력피해 조사
-피해자 42.9% “원아 부모가 폭력 행사”


기사 이미지
/조선일보 DB


어린이집 교사 10명 중 3명이 폭언이나 폭행 피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언·폭행 등 폭력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피해자들은 주로 어린이집 원아의 부모나 원장에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사 교육전문기관 마이에듀와 함께 공동으로 실시한 ‘어린이집 교사의 폭언·폭행 등 폭력피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무 중 폭언이나 폭행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린이집 교사 2540명 중 17.9%(45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직접 피해 경험이 없더라도 이를 목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1.6%(295명)로 나타나, 직간접적인 폭력 피해 경험률이 29.5%(74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749명은 폭력 행사 주체로 ‘원아의 부모’(4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원장(34.7%) ▲원아의 조부모(7.6%) ▲원아의 친척(0.8%)순으로 집계됐다. 폭력의 유형으로는 ‘협박·욕설’이 47.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고성’이 36.3%, ‘성적 수치심 유발’ 2.7%, ‘폭행’1.6%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을 행사한 이들은 ‘아이가 다쳤기 때문(17.8%)이라는 이유를 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13.2%) ▲서비스 품질 문제(8.8%) ▲교사의 차별대우(5.5%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폭력의 수단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 어린이집에 방문했다는 응답이 58.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전화’ 14.2%, ‘문자’ 4.3%, ‘SNS’ 4.0% 순이었다.

폭력 피해자들은 폭력 피해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59.8%가  ‘가벼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17.5%는 직장 내 낙인 등의 2차 피해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1.3%는 전문가 상담, 약물 복용 등이 필요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폭력 피해 응답자 절반 이상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는데, 응답자의 66.6%가 “달리 조치할 방법이 없어 참고 넘겼다”고 답했다. 16.2%는 원장, 동료교사, 지인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이어  ▲휴직, 퇴직 또는 이직(13.1%) ▲정부기관에 민원 신청(1.2%) ▲ 경찰에 신고(0.5%)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들은 대부분 별다른 사과가 없었다. 폭력 피해 경험자들에게 가해자들이 사건 이후 취한 조치가 무엇인지 물은 결과 77.3%가 사과, 합의 등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나 그 가족들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원만하게 합의한 경우는 8.3%에 불과했으며, 심지어 사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4.7%로 나타났다.

폭력 피해자들은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의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39.5%가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점을 이러한 피해가 발생한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23.4%는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 개인의 인성 문제로 인식했으며, ‘아동학대 이슈 등으로 인한 어린이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원인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6.6%였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 2540명 중 79.4%는 이러한 어린이집 근로자들의 폭력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인재근 의원은 “폭력 피해를 경험한 보육교사의 대다수는 공적인 영역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는 보육교사 폭력 피해와 관련한 보다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체계를 마련하는 등 하루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티브릿지에 의뢰해 10월 20일 전국 어린이집 교사 254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자동응답(ARS)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2%였으며 표본추출은 대상자 DB에 의해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jinho2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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