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급여를 기간 내 일부 신청할 경우 청구 기간이 끝나도 나머지 금액을 모두 수령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전날(15일) 육아휴직급여 미지급 소송과 관련해 이러한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6년 워킹맘 A씨(30)가 청구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육아휴직급여 지급을 거절당하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상대로 낸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결과다.
사건 경위는 A씨가 첫째 아이를 출산한 2013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출산으로 1차 육아휴직 기간을 가졌고 2개월분의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해 일부를 지급 받았다. 이후 2015년 6월, A씨는 1차 휴직에 대한 나머지 10개월의 급여를 청구했지만 노동청은 “신청 기간이 지나 지급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현행 육아휴직급여는 육아휴직이 끝난 1년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고용보험법 제70조 제2항)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청 기간 내 일부 급여만을 지급 받은 A씨는 이에 대해 소송을 냈지만 당시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은 원고의 소송을 기각했다. A씨는 1·2심 모두 패소했지만 6년이 지난 2021년 4월, 대법원은 서울고법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사건을 대리한 김도희 변호사는 “육아휴직급여를 확대하는 사회정책 변화에 비해 법정 쟁점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는 원고의 잘못이 아닌 지급절차가 복잡한 제도적 책임이 크기에 피해자 구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긴 법정공방 끝에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육아휴직 기간 중 일부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았을 경우 이는 전체에 관한 급여청구권이 행사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따라서 원고가 기간 내 2개월분의 급여를 청구한 이상 나머지 10개월간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최종 선고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앞으로 육아휴직 대상자는 휴직급여 일부에 대해 청구 기간이 지났어도 이를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됐다.
A씨의 사건을 도운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육아휴직급여 정책이 개선되길 바란다”며 “같은 사건이 되풀이될 경우 다시 피해구제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