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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 초등뉴스] 시작이 반이다

[진학사 홍성수의 '바른 공부'] 시작이 반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걸프전이 발발했다. 아마 초등학교 3학년생이 관심을 가지기 쉽지 않은 주제였을 것 같은데, 필자는 그 주제에 흥미를 느꼈었다. 당시에는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공중파 뉴스와 신문밖에는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자료를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것이 국제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쟁 이후 중동지역의 세력구도는 어떻게 재편될지, 뉴스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들이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다. 왜였을까? 왜 밥상에서 신문을 보느라 밥 먹는데 집중을 하지 못하냐고 부모님께 혼났을까? 당시에는 “초등학교 3학년생 중에 이런 것에 관심있는 애들은 별로 없을걸?” 이라며 약간의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진실된 답은 간단하다. 공부를 하기 싫어서 였다.

시험을 앞두면 원래 쳐다보지도 않던 토론 프로그램이 재밌어진다고 한다. “나랑 무슨 상관이야” 싶었던 주제들이 나에게 밀착된 주제처럼 느껴진다. 책상이 좀 지저분해 보여서 간단히 정리하고 공부를 시작 하려다가 결국 평소 하지도 않던 방청소까지 대대적으로 한다. 공부를 시작 하려다 보니까 펜도 하나 새로 사야할 것 같고, 잘 공부하던 참고서들도 더 좋은 것으로 하나 사야 할 것 같고, 평소에 재미없던 것, 관심 없던 것들이 자꾸 공부 시작을 방해한다.

얼마 전 이런 행동특성을 가르켜 심리학에서 “병적 꾸물거림(morbid procrastination)”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게으름과는 다르게 설명된다고 하는데, 시험이나 과제, 중요한 선택 등을 앞두고 두려움과 부담감이 클 때, 당장해야 할 것들이 아닌 다른 것들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꾸물거리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오히려 무언가를 “잘 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걱정과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공포나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고 이로부터 꾸물거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런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이런 “병적 꾸물거림”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만 겪는 것도 아니고, 어느 특별한 누군가만 겪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공부에만 적용되는 일이 아닐 것이라는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꾸물거림 대신, 완벽한 준비상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완벽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일단 책상에 앉아서 무엇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해결책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실제로 시작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해결책을 조언한다면, 나를 과대평가해서 내가 무엇인가를 수행하는 시간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10분만에 청소를 끝내고 공부를 시작해야지”, “TV를 30분만 보고 스터디카페로 출발해야지”, “한 게임 끝내는데 20분이면 될 테니 그 뒤에 인강을 들어야지”와 같이 계획해두고 이를 잘 지키지 못한다면, 내가 어떤 일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한다. 내가 계획한 시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 실패라는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고, 또 다시 중요한 일을 미루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 스스로를 냉정히 다시 평가해보고,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짜며 시간을 관리해 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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