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대 전경. 동아일보 DB
지난해 10개 교육대학의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1.9대 1에 머물렀다. 갈수록 낮아지는 출생률로 인해, 임용에 대한 불안감이 수험생들의 지원심리에 영향을 끼쳤고, 가군에서 선발하던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가 교대 모집이 집중되어 있는 나군 선발로 이동함에 따라 지원자 분산효과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아진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교대에 합격할 수 있는 성적 커트라인은 결코 낮지 않다. 교대에 대한 확고한 진로 희망을 가진 학생들이 여전히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0학년도 교대에 합격하고자 한다면,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른 교대 입시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 면접이 합격을 좌우할 수 있을까?
대다수 대학의 정시 선발은 수능 100%를 반영한다. 하지만 교대는 다르다. 전국에 있는 10개의 교대는 모두, 정시에서 면접 고사를 치르며 초등교육과를 개설하고 있는 대학 중 한국교원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면접을 반영하는 비율은 다르다. 경인교대는 최종합격자 선발에서 수능 70%, 면접 30%의 비율을 활용한다. 반면 한국교원대의 면접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이처럼 면접 반영 비율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잘 살펴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단, 명목상 보이는 반영 비율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면접 평가 단계에서 기본점수를 부여해 실질 반영비율을 낮추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춘천교대는 수능으로 1단계 합격자를 정원의 2배수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2단계 전형을 치른다. 2단계 전형의 만점은 1,000점인데, 수능 800점, 학생부 120점, 면접 80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수치만으로 볼 때 면접 반영비율은 8%. 하지만 실제 면접에서는 80점 중 64점을 기본점수로 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면접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16점에 불과하다. 면접의 실질 반영 비율은 1.6%에 그치는 것. 물론 소수점 이하의 적은 차이로도 당락이 뒤바뀌는 정시에서 이 역시 가벼이 볼 수 없는 비중이긴 하나, 상대적으로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 면접의 영향력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출처: 각 대학 정시모집요강 확인(19.11.01.)
이런 실질 반영 비율은 학생부 반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부산교대의 경우 명목상 학생부 반영 비율이 50%를 차지하지만, 학생부 점수 500점 만점에 기본 점수가 410점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반영비율은 17.65%로 낮아진다. 이와 같이 대학이 수능, 학생부, 면접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반영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교대를 지원하기 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사항이다.
○ 사소해 보이는 차이들에 주목하자
제주대 초등교육과는 올해 정시 일반학생전형으로 41명을 선발하는데, 전년도와 달라진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수능을 100% 반영해 선발하던 것에서, 학생부 평가를 도입해 수능 86%, 학생부 14%의 비율을 가지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다’군 선발에서 ‘나’군으로 선발 군을 이동한 것이다. 이 때, 주목할 점은 두 번째 사항이다. 제주대 초등교육과는 작년 ‘다’군으로 선발하여 1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나군으로 이동하여,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한 모든 대학의 초등교육과가 나군에서 선발하게 된다. 이는 나군에서 교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의 분산효과를 더 크게 만들어, 나군 교대 전체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교대 중에는 신입생 성비에 제한을 두는 대학이 많다. 부족한 남성 교사를 채우기 위한 방편이다. 청주교대의 경우에는 한 쪽 성의 비율이 75%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작년 정시 합격자의 입시결과를 보면 여학생의 경우 수능 최저점수는 564점(청주교대 환산점수)이었고, 남학생 수능 최저점수는 560점이었다. 이처럼 성비의 제한을 두고 있는 교대의 경우에는 남학생들의 합격 성적이 다소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단, 전년도 성비 제한을 두던 춘천교대는 올해 정시에서 성비 적용을 폐지했다. 따라서 춘천교대를 지원하려는 남학생들의 지원심리는 위축되고, 반대로 여학생들의 지원심리는 올라갈 수 있다.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초등교육과를 선발하는 13개 대학 중 7개 대학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을 모두 25%씩 반영해, 전 영역 고른 성적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주대는 영어 반영 비율이 30%로 높고, 서울교대는 영어를 3등급이내 성적만 성취하면 되는 것처럼 특히 영어 반영 비율에서 차이를 가지기도 한다. 또, 수학(가)형과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부여 여부에 따른 차이도 있다. 많은 대학들이 해당 영역에 가산점을 부여하지만, 부산교대, 이화여대, 전주교대, 제주대는 가산점이 없다. 따라서 자연계열 학생들은 해당 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꺼리게 될 여지가 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교대 정시는 나군 선발이 대부분이어서, 지원자 분산이 일어나 다른 선호도 높은 대학이나 모집단위만큼 경쟁률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지원자 특성상 비교적 높은 학업역량을 가진 학생들이 많으므로, 지원 시에는 각 교대가 가진 각각의 특징이 내 수능점수, 면접에 대한 자신감 등과 잘 어울리는지를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