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충원 합격 발표 마감을 하루 앞둔 가운데, 정시 지원을 향한 불꽃 튀는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최근 입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면, 생각보다 많은 교차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로의 교차지원이 일종의 붐처럼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학 영역 등의 표준점수 차이로 인하여 정시 합격 컷이 대체로 낮아질 것으로 보였던 인문계 정시 판도가 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연계 학생의 전 방위적인 유입으로 인하여 일부 중위권 대학 인문계부터는 정시 합격 컷 오름세를 보일 수도 있겠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의 첫 실시로, 올해는 정시에 임하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모의지원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모의지원에 따라 보여 지는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각각의 해석에 달려있지만, 모의지원은 모의지원 일뿐 실제지원과 동일하지 않다는 전제를 늘 잊지 말기 바란다.
온라인 배치표가 공개된 지는 매우 오래 전이라서 정보의 비대칭성은 거의 해소되었다. 이제는 누구나 주기적으로 변동된 배치표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심리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늘 불안에 휩싸인다. 이런 이유로 각 입시기관에서는 모의지원을 개발하여 지원하려는 학과의 경쟁상황을 보여주게 되었다. 지원자가 자신의 수능점수 등 개인정보를 스스로 공개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입시기관이 학과별로 ‘줄 세우기’를 한 다양한 결과를 보여주면 지원자가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셈이다. 따라서 모의지원 사이트의 정확도를 따지는 것도 어쩌면 의미가 없다. 최초 컷과 예상 경쟁률 등 일부 기준은 각 기관마다 갖고 있겠지만 결국 해당년도 모의지원자의 성향에 따라 예측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대학과 학과에 따라 모의지원이 과도하거나 모의지원이 미미할 경우에도 수험생은 판단을 잘 내려야 한다. 모의지원자들은 얼마나 고민하고 자신이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지원하는 것일까. 개별 모의지원 회수가 많아질수록 정보의 신뢰성은 올라가는 것인가, 떨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해석을 각자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자연계의 일반적인 온라인 배치표에 비해 일부 모의지원 사이트의 예측 결과가 후하다는 평가도 종종 들린다. 이는 자연계 수험생들의 모의 지원 시 상당수가 인문계 교차지원을 하여 일부 자연계 대학과 학과 모의지원에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진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다만 수시 충원 합격 최종 발표 이후 이월인원 확정 등의 이유로 모의지원이 급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의학계열 등 자연계 최상위대학을 지원하는 수험생들 중 동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진 것도 올해 정시 지원에서 주목할 지점이다. 올해 수능 수학 최고 득점자(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자)가 작년 수학 가형(자연계)에 비해 약 세배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번의 지원 기회 중 하나는 반드시 최초 합 즉 안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지원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도 최상위 수험생들은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시 지원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점수만 보지 말고, 4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도 적극 고려하여 지원 대학을 정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