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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도권 주요大 학부 폐지…지역대학은 학부 교육 체제로”

[신년 특별 대담] 조영달 서울대 교수·박하식 前 충남삼성고 교장
"대학 서열화 해소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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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이신영 기자

“벚꽃 피는 순서대로 소멸할 거라던 지역대학이 이제는 동시에 붕괴될 위기입니다. 대학 체제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한 때죠. 우선 대학을 역할별로 나눠 기능적 분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취업에 특화된 실무 교육(학부)과 연구(대학원) 중심으로 대학 체제를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선 상위권 대학 내 학부를 폐지해서 대학원 연구 중심으로 개편하는 동시에 지역대학을 학부 교육 체제로 바꿔야 합니다.”

 

조영달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가 최근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대학의 학부 폐지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이 같은 주장은 이른바 ‘서울대 폐지론’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면서 교육계를 뜨겁게 달궜다. 이와 관련해 대입 현장 경험이 풍부한 박하식 전 충남삼성고등학교 교장이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스튜디오에서 조 교수와 마주 앉았다. 이들은 “대학 서열을 흔들어야 초·중·고 교육도 바뀐다”면서 “대학 역량에 따라 고등교육 체제의 재구조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상위 대학의 경우 전문 연구와 학문을 이어가는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지역대학들은 직업·진로 선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본지는 특별 대담을 통해 조 교수, 박 전 교장과 함께 대학 서열화에 대한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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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식 전(前) 충남삼성고 교장./이신영 기자

주요대 학부 폐지…대학 서열화 해소 대안 될까

고등교육 체제 개편 문제는 교육계에서 이미 수십 년째 반복돼 온 해묵은 과제로 꼽힌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서열화, 입시 경쟁 과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등교육의 대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왔지만,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국 교육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명문대 선호에 따른 입시 경쟁 심화 체제일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우선 서울과 수도권 30여 개 대학의 학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지방의 경우 10여 개 거점 국립대학의 학부를 일부만 남기고 폐지하며, 줄어든 정원을 연구 중심의 대학원 체제로 모으는 식이다. 40여 개 대학의 학부 폐지로 줄어든 정원은 대략 6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조 교수는 “상위 대학에선 학부 대신 대학원 연구 중심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지역대학에선 실무 중심의 학부 교육 체제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상위 대학에서 줄어든 학부 정원만큼 학생들은 지역의 학부 중심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대학 서열 구조가 허물어지면서 지역대학은 활성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교육은 인구 절벽, 코로나19, 지역의 위기, 지능정보화 사회라는 거대한 메가 트렌드 속에 있습니다. 대학 체제 개편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이기도 하죠. 학부 정원을 축소한 대학은 대학원 중심의 대학화를 통해 지식사회 거점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지역대학들은 대학원 과정을 없애고 직무를 가르치는 학부 교육 중심의 대학으로 지역 소멸 문제를 타개하는 것이고요.”

 

다만 이 같은 대학 체제 개편이 대학 서열화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전 교장은 “상위권 대학에서 학부를 폐지하더라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온 대학 서열화 문제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서울대를 폐지한다 해도 그 자리에선 또 다른 대학이 명문대학이라는 명성을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열화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 시장 경제를 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좋은 대학, 즉 세계적 수준의 대학을 보내고 싶은 교육 소비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학 입장에선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싶고, 고교생 입장에서는 질 높은 교육을 받으며 졸업 후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한 것이겠죠. 서울대를 포함한 상위권 대학의 학부 폐지가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는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 같지만, 그럼에도 대학은 역할별로 기능 분화를 해야 합니다. 대학원까지 갖춘 학문·연구 중심 대학은 축소하면서 취업·실무에 특화된 교육 중심 대학은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죠. 특히 교육 중심 대학에선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아우르는 교육 과정을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형 대입제도 필수적… ‘고교· 대학 연계성’ 강화해야

대학 체제 개편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대담은 대입제도와 교육과정 등 교육 정책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교육 정책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먼저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 인원 비율을 확대하면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 교육 수요와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대입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교수와 박 전 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고교와 대학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박 전 교장은 “대입제도는 대입의 목적에서부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교에서는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대입 필수 역량과 소양을 가르치는 목표를 갖고 있고, 대학은 심화된 학문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춘 학생을 평가해서 선발한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제대로 연계될 수 있는 객관적인 대입 전형이 필요하다”고 박 전 교장은 설명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 학교 내에서 학년별 교육과정의 의미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학 서열화가 무너지고 고교에서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해지면 사실상 학생들은 자신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교육과정은 자연스레 학년별, 학급별이 아니라 개별적인 자율 진로탐색형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모든 교육 주체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 정책은 없다”며 “다만 전통적인 대입 경쟁 문화에서 비롯된 고교-대학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고, 대학의 기능 분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고교-대학의 연계성을 높이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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